농담인줄 아시겠지만,
진짜로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골프 티칭프로 자격증이라도 따볼까 생각했었어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주위에 그런 분들도 계시고요) 골프를 좋아했었는데 사실 한국에서 쉽지 않지요.
물론 다른 이유도 많습니다만
"그래 ,, 뉴질랜드로 가자.. 뭐.. 안되면 골프나 실컷 치면서 살지~~' 했었고.
타우랑가 생활 첫 1-2년은 잘 놀면서 골프도 많이 쳤어요.
(예전 사진을 보면...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골프하던 사진도 많거든요)
로빈이랑 휴가 어느정도 커가면서 골프클럽을 흔들기 시작했던 5-6살 때부터 같이 골프장에 데리고 다녔고.
저한테 "가장 재밌는 골프"는 역시 로빈이랑 휴랑 같이 나가서 놀 때입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제가 요즘 골프장을 통 가지 못했어요.
최근에 몇년간은 이런 듯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게을러서요.
주말 오후면 어떻게 낮잠을 좀 자야 그 다음주에 정신 차리고 일을 할 수 있는 정도로 체력도 떨어진 듯하고요.
아이들 키와 힘은 나날이 커가는데 ... 아마 제것을 다 뺏어가고 있나봅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크면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며칠 묵으면서 골프 치면서 스코틀랜드 골프 투어나 해보자
제 버킷 리스트였는제 .. 정작 뉴질랜드 남북섬에 늘어져 있는 약 4백여개의 골프장 중에서 겨우 몇곳이나 가봤나 싶습니다.
기운 좀 차려야지요. 체력도 키우고,
그동안 많이 녹슬어버린 골프 실력도 다시 잠을 깨워주고.
뉴질랜드 남북섬에서 꼭 가봐야될 골프코스 섭렵부터 해야겠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면 그렇게 뉴질랜드 골프코스 순례의 길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다니고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
정말 오랫만에 "아빠를 생각해주면서" 자기도 골프를 하고 싶다고 하네요.
둘째 휴는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고..
둘이 오랜만에 타우랑가 인근 오모코로아 골프클럽으로 나갔어요.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
바다를 낀 링크스 코스인데요. 작은 마을 안에 있어서 아주 조용하고 한적합니다.
오랜만에 프로샵에 비지터 그린피를 내러 들어갔더니 거기 계시는 직원분이 "정말 오랫만이다"며 화색을 하면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그동안 어케 지냈냐, 왜 요즘 보기 힘드냐??? 등등.
그린피도 늘 저렴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 이날 하루도 정말 기분 좋게 - 비록 짧게 9홀이라도 - 잘 놀다 왔고요.
점심 식사 내기를 했는데 로빈이가 이날은 점심을 사야됐습니다.
(올해 연초인가 , 지난번 타우랑가 골프클럽에서는 로빈이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아빠를 이겼거든요)
그동안 키도 더 커졌고 힘도 좋아졌어요.
이 녀석도 제법 잘 칩니다.
하도 어릴 때부터 따라 다니고, 공으로 하는 운동이란 운동은 다 좋아해서요.
핸드 아이 코디네이션이 좋다고 자화자찬하는 녀석입니다.
오랜만에 눈도 시원합니다.
겨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씨도 따뜻하고. 이날은 바람도 불지 않아서
이렇게 한여름에 골프치는 것 처럼 ... 약간의 땀이 나면 바닷바람에 식히면서요.
아빠랑 기념 사진도 한장 찍어주고.
바닷물이 빠져있을 때였습니다. 구름도 좀 끼어있지만 나름 분위기 차분하니,, 운치도 있고 좋더군요.
한국에서는 골프 끝내고 클럽하우스이든, 골프장 인근 맛집이란 맛집을 다 찾아다니면서 먹고 다녔는데
(특히 한국 골프장의 목욕탕, 사우나 등이 제일 그리워요.. ㅎㅎ)
뉴질랜드에서는 뉴질랜드식으로 .
오모코로아 골프클럽 클럽 하우스는 일요일에 문을 닫습니다. 그만큼 찾아오는 손님이 없는거죠.
타우랑가만 해도.. 어느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가든 다 키친과 바를 열어놓고 영업을 하거든요.
심지어 더 멀리 떨어진 카티카티 페어뷰 골프클럽도 일요일에 클럽하우스 카페 & 바 문 여는 것 같은데.
겨긴 역시 한적한 맛이 있어요.
집으로 오는 길목인 Te Puna에 "Nourish"라는 카페가 있지요.
아마 지난해인가 뉴질랜드 북섬에서 고객들이 뽑은 최고의 카페로 신문에 나오기도 한 .. 그 카페.
베들레헴 라운드 어바웃에서 교외로 나가면 약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입니다.
로빈이가 점심 내기에서 졌으니까요... ㅎㅎ
이 카페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오후 2시30분까지만 부엌에서 요리를 해줍니다.
그때까지만 주방장님이 일하시나봅니다.
그 이후에는 다른 카페들처럼 이미 만들어서 캐비닛 안에 보관중인 음식이랑 커피. 티만 먹을 수 있거든요.
물론 캐비닛에 들어있는 음식도 댑혀주고( heat it up please), 야채 샐러드도 곁들어 내줍니다 .
막 도착한 시간이 2시쯤... 메뉴판에서 골라서 음식을 시켜서 (한국처럼 푸짐한 밥상은 아니지만) 아들이랑 둘이서
맛나게, 배부르게 ,,, 접시 바닥까지 싹싹 비워가면서 잘 먹었네요.
역시 밥맛은 운동한 뒤에 제일 맛있나 봅니다.
이 카페 안에서는 이런 저런 집 장식품, 식재료 등도 팔아요.
날씨 화창한 주말 브런치도 야외 테이블에서 먹으면서 잠시 야외로 드라이브 나가보고 싶은 분들은
이 카페나, 오모코로아 동네 안의 보트클럽 카페 등에서 식사도 하시고요.
슬렁슬렁.,,, 아읻르이랑 놀이터에서 놀면서 산책해도 좋을 듯합니다.
점심 먹고 ... 집에 들어와서는 또..
노곤노곤한 이 한몸을 침대에 눕히면서 오후 낮잡을 잘 수 밖에 없네요..
어떻게 하면 체력이 좋아질까 , 낮잠 없이 주말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도 좀 해봐야겠습니다.
오늘 주말 날씨조 포근하고 좋아서..
마운트 망가누이 테니스 클럽에서 두어시간 아이들과 테니스 치고 왔는데요.
골프냐, 테니스냐,,
주말에는 꼭 한번씩은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여러분도 운동 많이 하시면서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래요...
마운트 망가누이, 파파모아 모래 해변에서 걷기라도 하시면 정말 좋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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