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학을 희망하는 어느 분이 카페에 질문을 하셨죠.
유학생활 중 가장 아쉬웠거나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으셨던 것 같아요.
저는 댓글에 "유학 첫 해에 생일파티를 안해준 것" 이라고 답했었죠.
초대할 친구들이 많지 않아서, 엄마가 귀찮아서, 예약이 안되서, 여러이유로 3년차에서야 뉴질랜드에서 큰아이의 첫 생일파티를 해주게 되었네요.
사실 생일은 진작에 지났지만 큰아이가 인터에 간 후로 다른 곳은 유치해 해서, 날씨가 더워지길 기다려 뒤늦게 와이마리노에서 했어요. 전에 사 둔 와이마리노 할인쿠폰은 아주 요긴하게 잘 써먹었네요. ㅋㅋ
작은 애는 작년에 베이웨이브에서 했었는데, 나이가 어리다면 베이웨이브나 칩멍스, 롤리팝도 좋을 것 같아요.
작은 애는 생일파티이후로 초대됬던 친구들이 일종의 유대감(?)을 느끼면서 그룹을 형성해서 1년내내 행복하게 잘 지냈어요.
엄마들과 이야기 해보면 생일파티에 부담을 많이 느끼시더라구요. 저두 그랬지요.
어떤 엄마는 음식이 부담스러워서,
어떤 엄마는 영어가 잘 안되서,
어떤 엄마는 사는 집이 좀 초라하게 느껴져서,
하지만 제가 이제와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단, 저질러라 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먹는 것을 참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음식이 가장 큰 걱정거리가 아닐까하는데
키위들은 정말 정말 간단하게 하더라구요. 특히 외부로 나가서 하는 액티비티가 있는 경우에는 케익과 칩스정도로 끝내는 경우도 있구요.
영어가 잘 안되는 경우도 너무 걱정마세요. 영어가 안되는 걸 부끄러워 하지 마세요.
우리가 영어를 그네들 보다 못하는 건 당연하잖아요. 주눅들 필요도 없구요.
나는 영어 잘 못해.라고 그냥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제가 처음왔을 때보단 한국유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한국유학생들의 생활이나 처지를 잘 이해하는 키위들도 많아졌구요.
어려움이 없느냐, 친구들은 많으냐라고 관심을 가져주는 키위들도 많답니다.
사는 집이 초라하게 느껴져서..는 더욱 걱정마시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교육을 제대로 받은 아이들은 아빠의 재산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현명하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당함"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어디에나 있듯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있답니다.
우리 애들이 영어이름을 쓰다보니, 초대장에 써진 이름으로는 모르다가 당일날 제 얼굴을 보고는 금새 경계(?)의 눈빛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어요.
처음엔 황당하고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요.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동양인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사람이 우리를 만나면서 바뀌고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전해질때는
이제는 고맙더라구요.
어제도 그랬어요.
생일파티가 끝나고 아이들을 픽업하려고 온 부모 중, 한 아빠는 저와 눈을 안맞추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말을 걸었죠. 하이, 내가 제이슨엄마야.
더이상은 못본척 못했겠죠. ㅋ
아이들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제이슨은 유학생이고 올해 돌아가려했는데 제이슨이 너무 좋아해서 1년 더 있기로 했다고...
타우랑가가 안전하고 평화로워서 아빠가 안 계신데 애들 공부하기가 너무 좋다고..
그제서야 경계의 눈빛을 풀더군요.
어쩌겠어요. 그들이 우릴 경계한다고 같이 맞서기보단 편견을, 경계를 없앨 수 있으면 없애도록 노력하는 게 맘이 편하더라구요.
에구 어쩌다 생일파티얘기하다가 인종차별까지 오게 됬네요.
아무튼, 겪어보니 유학생활을 잘하려면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거워야 하고, 그럴려면 무엇보다도 "친구"가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 같아요. 12시부터 5시까지 5시간을 놀고서도 짐싸는 걸 아쉬워하니 재미있게 놀긴 했나봅니다.^^
저처럼 주저주저하시다가 시간이 흘러버림을 안타까워 하지 마시구요.
일단, 저지르시길 ^^ 화이팅!
참고로 베들레헴 도미노에서 와이마리노에 피자 배달해 준답니다. 아시죠? 주말에 스페셜 오퍼-딜리버리까지.
저도 그냥 피자를 주문할까 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다 스시를 좋아한다고 해서 제가 수고를 좀 했네요.
다행히 '오, 스시!스시!' 하면서 잘 먹어줘서.. 뿌듯했습니다. ㅎ
조기 보이는 케익은 아이스크림 케익이에요. 생각이상으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던데요. 베이페어 쇼핑몰안에 Wendy's라는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주문하시면 되요. 인터넷으로 종류보시고요. http://www.wendysicecreamcakes.co.nz/
자기가 준비한 선물을 준민이가 좋아할까....설레나봐요.ㅋㅋ. 한 아이는 '와, 니선물 멋지다, 내가 준비한 건... 별로..'라고 하더라구요. 귀엽죠? ㅎ
엄마가 한쪽에서 한국엄마들과 수다떠는 동안, 아이들은 알아서 자~알 놉니다. 공놀이 했다가, 풀에 들어갔다가, 보트탔다가...
저도 5시간을 어떻게 버티나 했는데 엄마들이 맥주도 주시고 컵라면도 주시고.. 저도 잘 먹고 잘 놀다 왔네요 ^^
저게 새로생긴 UFO라는 놀이기구네요. 트램폴린 같이 생겼어요. 강강수월래를 하나...?
우연히 만난 준우와 한컷. 착하고 예의바른 준우야..한국가기 전에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거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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