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거짓말로 시작한 하루 반성 - 11월1일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Robin-Hugh 2013. 11. 1. 17:03

거짓말... 

참으로 제가 싫어하는 것입니다.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책입도 없고, 비겁하고. 용기도 없으면서 영악하게 살아가는 우리 평소 삶의 한 부분일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싫어합니다. 


오늘 아침에 두가지 거짓말을 했습니다.  반성하려고요. 


첫째... 한 어머님이 아침 일찍 사무실에 오셨어요. 

   질문: 커피 드셨느냐?  커피 사드릴려고 왔어요. 

   제 답변:  (아침에 출근하면서 사온 커피를 훌짝홀짝 하고 있었어요)  

                  아니요..  사다 주시면 잘 마실께요. 


 그래서 그분은 맥도널드 커피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하신 '마땅한" 커피를 사시러 횡단보도를 건너 시에라 카페까지 가셔서 

 전 직원들 한잔씩 하시라  카페라떼 4장,  쥬스 1잔  (올리브)을 사다 주셨어요.  


두번쌔..   오늘 새벽 일찍부터 저희 유학원 사무실 앞에서 호떡을 파시려고 트레일러를 갖고 오신 어머님이 계십니다. 

  그래서 그 어머님이 사다주신 카페라떼를 드리러 나갔습니다. 

   질문:  왠 커피요? 

   제 답변:  (그 어머님 사주신 커피를 드리면서) 

       아침인데 커피 한잔 하시라고 저기 시에라 카페에 가서 사온 것입니다. 힘내세요...  

 

저희 유학원 앞에서 하루종일 와 계신 그분께는  (아침에 한 거짓말이 영 찔려서 ) 또 다른 어머님이 사다주신 '인삼 드링크'를  오후에 또 갖다 드렸어요.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두 분 다 오늘 제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주셨을 것이고요.  지금도 그렇게 믿고 계시겠지요. 

그래서.. 저녁에 이렇게 반성합니다.  


 두 분께는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다 밝혀드려야 발 뻗고 잘 것 같아서요. 

 이해해주시겠지요? 


 오늘이 만우절은 분명 아니고요.  할로윈  trick 한번 못해본 이유였을까요?

 어찌 마음이 이리 오락가락...  방정맞게 입을 놀렸는지. 

그저 죄송합니다. 


딱 한가지 핑계가 있다면 아침에 받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이메일" 때문일 것입니다. 

스스로 뭔가 경쾌해지고,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성질 때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단 이런 경박함이 조금 더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변명도 가능합니다만..  


앞으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하지 말고.  

어떻게든 한번 웃겨드리려고 하는 농담식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진실대로 말해질 때 서로 불편해진다면.. 그저 입을 무겁게 하고 있으면 되겠지요. 


가끔 과장되고, 왜곡하고, 말이 한다리 건너면 소가 되는 경우도 가끔 있더군요. 

말은  더욱 무겁게 하고, 

행동은 더욱 예민하게 하고. 

판단과 결정은 신속 정확해야되겠지요. 


그래서 오늘 저는 호떡 많이 먹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세인트 메리스 초등학교, 베들레헴 칼리지에서 불꽃놀이 행사하는데 많이 다녀오셨나요 ?

다행스럽게도 저는 주말 앞두고 왠? 몸살인가봅니다. 

집 안에서 한겨울 오리털파카를 꺼내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마지막은 유쾌하게 마무리 하고 싶은데요.  딱히 떠오는 에피소드가 없네요. 


반성하는 의미에서 

 "저 다음주 일주일간은 집에서 근신하고 있겠습니다." 

              후배 페이스북에서 무단 퍼온 사진인데요.  요즘 제 고향 무주 구천동 계곡의 단풍이라고 합니다.   

              '선비' 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