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뉴질랜드 주니어타이거 골프대회에 참가한 뒤

Robin-Hugh 2009. 11. 24. 06:39

뉴질랜드골프협회(NZ Golf)에서 주최한 제1회 주니어 타이거 골프대회로 타우랑가, Bay of plenty 지역 예선전은 지난 주말 오마누골프클럽에서 열렸습니다.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미래 골프 유망주들은 뉴플리머스에서 열리는 뉴질랜드 전국 대회에 참가하고요,

이후 뉴질랜드 대표로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타이거 골프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꿈꾸며 출전! ㅎㅎ)

 

만11세 이하, 그리고 12-14세부문 남.녀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눠져 우승자를 가렸습니다.

로빈이는 만11세 이하 대회에, 승준.준하.지은은 만12세-14세 부문에 참가했습니다.

전체 대회 참가 학생들은 약 100명쯤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티오프를 기다리며 연습중.. 

 다행스럽게 비는 금방 그쳤습니다. 

엄마나 아빠가 꼭 캐디로 동반해야 대회 출전이 가능하도록 해, 경기 진행이 순조롭게 되더군요..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들 캐디로, 카트 끌어주고, 볼 닦아주면서 9홀 골프 대회에 따라 다녔습니다.  

코치는 절대 안하려고 했는데.. 자꾸만 말이 터지네요.. 

 퍼팅이 제일 중요하죠...

      시합전부터 진지한 분위기..  --  사실 별로 신경안쓰고 즐기는 듯! 

 대회 끝나고, 참가 상장과 함께...

  참가비 $15이면 9홀 라운딩, 주니어 타이거 모자에, 상장까지 줍니다.  

 로빈이가 파를 기록한 Par3 - 4번홀입니다. 버디 찬스를 아깝게 놓치고...

          여기서 버디를 했어야 다음 홀부터 기운이 좀 뻣치는 것을...    

 경품으로 나온 미국 디즈니랜드 여행권 앞!

  휴는 골프보다 이런 '놀러다니는 것'에 무척 관심이 높습니다. 

 화이트티에서 37타와 40타을 친 학생들입니다.  아빠들보다 더 잘할 것으로 보이네요..

 

 준하와 승준이도 패기 넘치게 참가!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는 동안 이런 골프 대회 참가는 오랫동안 아이들의 기억에도 남을 듯합니다.

 요즘 골프선생님과 함께 맹연습중이기도 합니다.  엄마들이 더 열심히 운동하시나요?

오늘 라운딩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곧 알게 되겠죠...

 

 시상식입니다.

만12-14세 분야 남학생 우승은 화이트티박스에서 9홀 37타 입니다.  준우승은 40타로 2명이 공동 수상...  참 ... 대단하죠?

만11세 이하 분야 우승은 옐로우 티박스에서 9홀 42타입니다.  로빈이는 평소보다 조금 부진한 49타로 아무 상도 못탔습니다. 

 

 

 " 내년에도 하나요? "

  어떤 학생이 벌써부터 내년 대회를 기대하고 있나 봅니다.

 

저도 이날 배운 것이 참 많습니다.

 

"아들 욕심도 크고, 부모님 욕심은 더욱 크고요... "  어떻게 통제를 해야 되나요?

 계속 잘 안된다고 투덜대는 녀석을 데리고,,, 엄마는 "자꾸 뭐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고요...

 

옆에서 동반조로 라운딩하는 한 뉴질랜드 아빠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들의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나무 가지에 걸려 세컨샷이 어려운 위치에 들어갔네요..

 

이 때 아빠가 하는 말입니다. 

 "괜찮아... 네가 페어웨이 왼쪽으로 공을 보내려고 시도한 것을 잘 안다!... 좋은 선택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준비 과정, 어떤 계획과 의도를 먼저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계속 2번씩이나 헛스윙을 합니다.

볼을 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었으니 대회 규정상 두샷을 추가해야 됩니다.

아빠가 아들에게 묻습니다. 몇타냐?

아까 2번의 헛스윙까지 합해서 10번이라고 합니다. 그대로 스코어카드에 적습니다.

 

가장 나이 어린 학생의 부모들은 잘못 친것은 아무 말도 없습니다.

잘 칠 때만 ... 박수치고...  잘했다고 합니다. 

 

저는 계속 결과만을 추궁하지는 않았는지?

그냥 재미로, 경험삼아 나가서 친구들과 한게임하는 것이니까 긴장하지 말고 즐겨라 즐겨라 하면서도...

자꾸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고 있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있었으니... 

아들 속마음도 얼마나 상했을까 (안그래도 맘껏 안되는데) ... 

 

아빠가 아들에게 골프 가르키기도 안되고요, 이젠 캐디해주기도 힘들어지나 봅니다.

 

골프가 인생과 닮았다고들 합니다.

골프를 직접 하면서도 인생을 배우게 됩니다만 아들에게 캐디 한번 해주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더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