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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또 추석을 보내며

Robin-Hugh 2018. 9. 24. 07:46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또 추석을 보내고 있다. 
벌써 14번째인가? 

차례, 성묘도 없이 그저 같은 하늘이라,  

뉴질랜드 밤하늘에 환한 보름달을 보며 한국을 생각한다. 

가족끼리 저녁 식사하자며 찾아 간 곳은 마운트 망가누이의 태국 음식점 Dui. 
참돔 요리, 톰얌쿵, 오리 고기와 쌀국수,  볶음밥까지 푸짐하게 주문해드렸더니 
오랜만에 맛있게 잘 드셨다고 좋아하신다. 

어디 음식뿐이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좋아하셨을 것이다. 



요즘 퇴근해서 집에서 보내는 저녁 시간에는 컴퓨터를 잘 켜지 않는다.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자녀들과 조기유학, 어학연수 ... 

예전에는 밤도 새우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쓸 이야기도 없는 듯하기도 하고. 
누구든지 지난 10년이 넘게 여기에 쌓여져 있는 글을 잘 찾아보면 될 듯하기도 하고.  

대신에 아내가 보는 한국 드라마 다시보기는 가끔 곁에서 같이 보는데 
"미스터 선샤인"... 
 
한 나라가 저렇게 처참하게 유린되고, 무너질 수 있는가? 
허망하기도 하면서 의병들이란 얼마나 위대한 사람들인가? 

역사를 다시 한번 공부하고 있다.  


그나저나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한창 영화 제작중인 한 분.. 

빨리 완성되고 개봉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느 일요일 밤 8시에 둘째 아들이랑 둘이서 '미션 임파서블 Fall Out'을 보러갔더니. 


그 사이 카톡 단체방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올라와서 ... 
도대체 내가 영화를 본 것인지, 카톡 단체방을 보다가 나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랴.. 
이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고, 

다 내 책임인데.  


타우랑가 이벤트 시네마에 갔더니 이렇게 작은 소규모 상영관도 있다. 
아마도 정식 상영관에서 미처 못 본 사람들을 위해 약 20명 내외가 볼 수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둘째 아들이랑 아빠. 그리고 한 아저씨.. 이렇게 3명이 영화를 봤다. 


"큰 상영관 안에 우리 가족뿐이었어요.. " 

이런 말씀하신 한 가족도 생각난다.  


통채로 이 작은 상영관을 빌려서 우리 가족들 위한 '영화보는  밤'을 해도 좋겠다. 

한국 영화가 타우랑가 극장가에 들어오는 날에. 



마운트 망가누이 다운타운에 있는 카페 88. 
오픈할 때부터 단골이다. 

어느 일요일에 오후 2시30분쯤 갔더니 벌써 키친 주문은 끝났다고 해서 
캐비닛에 있는 음식을 간단하게 먹었다. 

게으름을 탓하든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일요일 시간보내는 나만의 속도와 방식대로..  

일요일에도 일찍 일어나 일하기 시작한 당신들은 당신대로, 
나는 내 속도대로 살테다. 

예술의전당 테라로사 라떼가 그나마 내 입맛에 맞기는 했지만, 
역시 뉴질랜드 플랫화이트 커피에 길들여진 내 입맛.  


오랜만에 다시 맛보다. 





지난 9월1-3일 서울과 부산에서 타우랑가 조기유학,어학연수 박람회를 하는 동안. 
타우랑가 현지 신문에는 "타우랑가 학교 선생님들, 한국에서 유학생 유치 활동 "이라는 기사랑 함께 
여기 타우랑가에서 자녀들과 조기유학 중인 유학맘들의 인터뷰가 실렸다. 

이날 흔쾌히 인터뷰에 동참해주신 분들께 선물, 뉴질랜드 기념품(?)으로 드릴려고 

여러 부를 사놓은 모양인데.. 
아직도 유학원 사무실에 있구나 .  


이 분들과 커피라도 같이 한잔 해야겠다.




어느 토요일, 

올리브쌤도 집에서 급한 일 처리하고.

명화쌤도 오후에 병원에 나와 교대해줬고,

앤드류쌤은 아이들과 타우포로 트레킹 가셨고...  


어제  토요일에 병원에 나가 있던 동안에  
아내는 장모님과 같이 쑥 송편을 만들어 갖고 왔다.


오클랜드에서 공부하는  로빈이가 좋아하는 떡이라며 다음 주말에 꼭 갖다 주라고 하신다. 


그나마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추석 분위기를 느껴보는 홈메이드 송편이다. 
쑥은 장모님이 정원에서 키운 것을 뜯어서 ... 



 

뉴질랜드에서는 이번 주말에 벚꽃이 가장 활짝 피는 모양이다. 

해밀턴, 타우랑가 그리어톤에서도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앞 집 큰 벚꽃나무도 화사하게 피었고,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한 푸른 하늘이다.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은 뭐할까? 

혹시 또 급한 전화가 오지 않을까?

타우랑가에 사는 우리 유학 가족들 모두가  아무 일도 없이 보내면 좋겠다는 바램

(무슨 일이든 겪어내야 하는 사람들과, 한국에 계신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할테니까),


그리고 급한 전화 받는 일 없이 보낼 수 있는 주말마다 나는 감사할 뿐이다.  


모두가 아무 일 없이, 즐겁고 편안한 추석 보내길 바라면서...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Robin&Hugh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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