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퀸즈타운은 관광도시인지라 작은 도시안에 수십, 수백 종의 호텔과 모텔등 갖가지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여러가지 호텔 예약 사이트가 있지만 저희는 보통 여행을 할 때 아고다를 통해 호텔을 예약합니다.
우리 네식구는 첫째의 체격이 저와 비슷해지면서 보통의 더블 또는 킹 베드가 있는 방은 물론
더블베드 2개인 방도 조금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우리집 두 남자가 다들 한 체격하다보니 호텔방이 좀 답답하게 느껴졌죠.
뉴질랜드에서 많이 보는 아파트형 호텔이 이런 저희에게는 참 알맞는 형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 1~3 개, 거실과 작은 부엌 및 식당, 게다가 세탁기 까지 있는 작은 집 같은 형태라서 밥을 해먹을 수도 있고
빨래도 해가면서 집처럼 지낼 수 있죠.
그런데, 겨울 방학이 지나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겨울 시즌 전체가 성수기인 퀸즈타운의 주말은 숙박이 비싼 편입니다.
저희가 묵을 수 있는 방 2개짜리 아파트형 호텔이 싸게는 $250 보통은 $300 ~ $500 정도 합니다.
그래서 이 번엔 Holiday Home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런 숙박시설은 bookabach 나 bachcare, holidayhouses 같은 사이트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갖가지 크기의 주택을 별장 형식으로 빌려주는데 자신의 가족 구성원에 맞는 크기로 고르실 수 있습니다.
홀리데이홈을 이용하실 때는 집에 따라 이불커버나 타올 같은 것은 직접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설명을 자세히 읽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호텔같은 서비스가 없어 숙박을 마치고 나갈 때는 내부 청소 및 쓰레기를 비우고
처음 들어 올 때와 같은 상태로 정리를 해 주고 나가던가 직접 하기 싫으면 청소를 위해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퀸즈타운 시내에서 800m 정도 떨어진 방 2개짜리 작은 캐빈을 빌렸는데,
가 보니 그 주변에 그러한 용도로 지은 듯한 자그마한 주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퀸즈타운 서북쪽 언덕배기에 있는 집으로 거실에서 보는 와카티푸호수 전망이 끝내줬습니다.
정말 성냥갑 같이 아답한 집이지만 내부 시설은 없는 것이 없고 각 방에 난방 기구를 빵빵하게 틀어대니 제법 아늑하고 따뜻했습니다.
우리는 아침을 제외한 식사는 주로 외식했지만, 알뜰한 분들은 시애 한국마트와 슈퍼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차려 먹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추운 날씨에 시내까지 걷기엔 살짝 멀게 느껴지는 거리라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렌트 차량을 시내 근처에 주차하고 돌아
다니니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요 집입니다. 어찌보면 초소처럼 보이는 집인데 이래뵈도 2층입니다.
거실전망 끝내주죠?
앞의 작은 발코니에 나가면 요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거실 옆엔 조그만 부엌과 4인용 식탁. 세탁기 까지 있네요.
아이들 방엔 방 폭에 맞춰 설치한 2층 침대가 있는데 폭이 170센치밖에 안되는지라 아들냄은 메트리스를 빼서 바닥에 놓고 잤어요. ^^
교통
우선 퀸즈타운 까지는 보통 오클랜드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지요.
Webjet 같은 사이트에서 항공편을 검색하면 보통 Air New Zealand 보다는 Jetstar의 항공편이 조금씩 더 저렴합니다.
게다가 기내 캐리할 수 있는 짐이 에어뉴질랜드는 보통 7kg 이하지만 제트스타는 10kg 이하라는 점도 장점이죠.
그러나 장점은 여기까지...
싼게 비지떡일까요?
에어뉴질랜드에 비해 기내 서비스도 좀 떨어지고, 항공편도 숫자가 더 적은 것은 그렇다 치지만,
이 번에 '천재지변'이라는 것을 겪어보니 저렴한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오클랜드행 비행기를 타는 아침 저희 숙소 창 밖을 보니 호수 저쪽으로 낮게 구름, 혹은 안개가 깔려 있는 것이 참 분위기
있다~ 했습니다.
요런 분위기 있는 호수 경치
그런데 11시반 비행기라 느긋하게 공항에 도착해 보니 들리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안개로 인해 항공편이 "결항"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결항 되는 항공편은 오로지 우리가 타야할 Jetstar 편일 뿐, 나머지 항공편은 모두 delay 될 뿐.
기가 막혀서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니 다른 항공사는 모르겠고 우리 항공편은 어쨋든 결항 하니 내일 증편되는 항공편을 이용해라~.
이런 경우 다른 항공사 운항기라도 수배해 주던가 아님 차량렌트와 숙박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니다. 이런 경우는 천재지변이니 우리측 책임 없다.
카운터 직원은 많은 승객들로 부터 항의를 받았는지 아주 짜증이 묻은 표정으로 대답해 줍니다.
황당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알았다 그러고 돌아서 나오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울 남편이 더 흥분합니다.
항공사 직원이 뭐 저따위 불친절 하냐며 한국에서 저려면 멱살 잡힌다며~~~
역시 Jetstar는 뭔가 불친절 하기도 한데다 끝발도 없구나...
이렇게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가장 나중 순번으로 밀리는구나... 투덜투덜~
어쨋든 졸지에 퀸즈타운에 하루 더 머물게 되었습니다.
좀 전에 반납한 렌터카 회사에 다행히 차량이 있어 다시 렌트 하러 가니 하늘은 쾌청 그 자체...-_-*
전에 스키 편에도 썼듯이 4인 가족에 조금씩이라도 주변 나들이를 다닐 계획이 있다면 아무래도 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습니
다. 공항에는 Avis, Herz 등을 포함 여러가지 렌터카 카운터가 있지만 저희는 인터넷을 통해 Go Rental이라는 업체에서 중소
형 세단을 예약했습니다. 렌트비도 조금씩 저렴하고 차량 종류도 제법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무실은 공항 바깥쪽에 있지만 셔틀이 와서 픽업해 주므로 그리 불편하지 않습니다.
주변 관광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그 길로 Wanaka 로 향합니다.
더 자세히는 와나카 근교에 있는 Puzzling World로 향합니다.
대자연이 테마였던 작년 남섬 여행 땐 가보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라 하여 이 번에 찾아 봤습니다.
작지만 흥미로운 실내 전시물들을 구경하고 야외에 있는 미로에 도전.
들어가면 순서대로 빨강, 노랑, 파랑, 초록 탑을 찾아가야 하는 미션인데,
미로의 총 길이는 무려 1.5km나 되고, 관람객들은 평균 3~5km 정도를 걷게 된다고 합니다.
보기보다 규모가 큰 미로입니다.
우리 둘째와 엄마는 퍼즐에 일가견이 있는 아빠의 안내를 따라 오른손 법칙을 준수하여 한시간 이내에 미션을 완수.
오른손 법칙이고 뭐고 자신의 직감과 기억력을 믿고 혼자 바삐 뛰어다닌 울 아들내미가 조금 더 일찍 끝내긴 하더군요. ㅎㅎ
언덕을 미끄러져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의자를 타고 해맑게 웃는 아드님...^^
마이클 잭슨의 린댄스???
도드라진 것 처럼 보이는 링컨 얼굴이 사실은 음각으로 새겨진 형태라는
화장실엔 요런 재미난 그림이 있네요.
옛날 로마의 공중 화장실 풍경. ㅋㅋㅋ
미로... 오른손 혹은 왼손 법칙을 따라 가세요~
와나카의 고즈넉한 호숫가
Queenstown에 도착한 첫날에는 지난 남섬여행 때 마음에 남았던 Arrowtown을 찾았습니다.
잘 생각해 보니 작년엔 이른 봄, 올해는 늦 겨울, 두 번 다 비슷한 계절에 왔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 다음엔 꼭 가을에 이 곳을 찾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가을 분위기 거의 느낄 수 없는 북섬과 달리 퀸즈타운과 애로우타운엔 낙엽수들이 많아 가을 정취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안내 책자에도 노랗게 단풍든 모습들이 실려 있고, 애로우타운의 기념품 가게들엔 타운으로 이어지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노랗게 물든 모습들을 그려놓은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에휴 다음에 또 와야 하는가...^^;;;
어찌됬건 애로우타운은 참 예쁜 마을입니다.
Craft Shop 앞에 뜨개질로 옷을 입힌 주차 안내봉.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이 번에도 지난 번 여행 때 가본 맛집의 최고봉이었던 Saffron 에 다시 가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오~~ 역시 최고입니다.
먹는 것 마다 독특한 메뉴에 특별한 맛!
이 번엔 카페 글에 곁들일 사진을 꼭 찍자고 다짐했건만...
역시 음식을 본 순간 모든 것을 잊고 바로 숟갈질을 시작, 정신을 차렸을 땐 접시에 부스러기 밖에 남지 않았더군요.ㅜㅜ
암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Remarkables Sweets Shop에서 닥치는 대로 캔디를 주워 담습니다.
다시봐도 해리포퍼 마법학교 앞 마을의 사탕가게 같습니다.
식사 후 지난 번에 안가본 옛 중국인 정착촌을 가봅니다...
역사적인 건물...이라기도 미안한 오두막 몇채 남아있지만 나름 역사현장이라고 꾸며 놓았습니다.
안내판들을 읽어 보니, 금광을 따라 머나먼 중국에서 흘러 들어온 중국인들이 그 당시엔 섬뜩할 정도의 혐오와 증오의 대상이었더군요. 유난히 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탐욕과 동양적인 악바리 근성이 한몫 했겠지만, 물설고 낯설은 타향에서 느꼈을 적개심에 그 중국인들이 조금은 불쌍해 지기도...
흠흠, 어쨋든 애로우타운 앞을 흐르는 예전에 사금을 캤을 개울 주변은 참 고즈넉하고 평화롭습니다.
크리스마스 리스에 많이 쓰이는 요 나무... 홀리라고 하나요?
Queenstown은 다시 봐도 은퇴 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렇게 맑고 푸른 호수를 앞에 끼고 뒤로는 설봉들을 병풍처럼 둘러친 멋진 도시가 또 있을까요?
겨울의 퀸즈타운은 특히 매력적입니다.
눈을 이고 있는 거친 돌산들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겨울왕국에 와 있는 느낌.
공기도 알싸하고, 스키어 특유의 그을음을 얼굴에 입은 전세계 젊은이들이 득시글대는 도심은 작지만 활기찹니다.
이 번에도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퀸즈타운 호반의 Botanic Garden을 한바퀴 산책합니다.
호숫가에서 물수제비도 떠보고, 주인과 산책 나온 리트리버가 특기인 호수에 던진 나뭇가지 물어오기 하는 것을 구경하며
이런 삶이 바로 인간다운 삶이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아~~ 여기서 살고 싶다~~~
조오기 호숫가 큰 호텔 뒤쪽의 자그마한 집들중 제일 윗줄에 저희 캐빈이 있답니다.
저 Jervois 라는 스테이크 하우스는 트립어드바이저가 추천해서 지난 번 캠핑카 여행 때도 갔던 곳인데,
이 번엔 배고픈 우리집 남자들이 2인용 1kg 짜리 립 스테이크를 시키니 웨이터가 트롤리를 끌고 와서 거기서 직접 먹기 좋게 썰어서 놓아 줍니다.
감동한 남자들...ㅋㅋ
고기 썰어 먹으라고 주는 나이프가 주방용 식칼 같습니다. @.@
비행기 결항으로 보너스로 주어진 날에는 스카이라인 곤돌라 뷔페에서 식사를 해 보기로 합니다.
전 날 전화로 예약할 때 자세히 물어보려는데 자꾸 말을 자르고 끊으려 하던 불친절한 직원의 전화 응대에 기분 나빠 취소해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가보니 뷔페의 전면창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정말 압권입니다.
단언컨데, 전세계 전망 좋은 레스토랑중에도 몇손가락 안에 꼽힐 것입니다.
음식 맛이야 특별할 것 없지만 전망하나로도 충분히 한 번 와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정상에서 끊임 없이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더들이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수를 놓습니다.
스카이라인에서 보는 퀸즈타운 시그니쳐 뷰를 빼 놓을 수 없죠.
퀸즈타운 주변은 제트보트나 번지 점프, 스카이 다이빙, 패러글라이딩 등 대자연을 배경으로 즐길 액티비티들이 지천이지만,
노약자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우리는 액티비티는 스키 하나로 족하다며 이 번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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