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스키장에 처음 가본 분들이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슾로프 주변 안전펜스 문제. 뉴질랜드 어느 스키장을 가든 한국과 같은 안전펜스가 아무리 찾아봐도 하나 없다.
바위 사이로 아찔하게 조성된 위험천만 슬로프, 급 절벽도 구석구석 슬로프 바로 곁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
"전혀 안전 조치 안된 맨 스키장이군요, 아이들 다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ACC라는 뉴질랜드 사고 보상공사에서 차량 사로로 인한 상해와 사망, 온갖 스포츠 활동시, 직장에서의 업무 중에, 심지어 가정에서의 각종 사고로 인한 부상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지원한다. 심지어 잠시 놀러온 해외 여행자들에게도 똑같은 대우를 해준다 .
위험하기 짝이 없고, 무모해보이는 괴팍한 모험과 도전이 넘치는 나라가 바로 뉴질랜드다.
왜 그럴까?
그런 개척정신이 없었다면 이 나라 뉴질랜드가 있을까?
마오리들은 쪽배(카누)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서 뉴질랜드(아오테아로아)에 도착했다.
유러피언들도 범선 엔데버호를 타고 그들이 꿈꾸는 이상향을 찾아 뉴질랜드 땅에 도착한다.
검부츠 하나 신고, No8 철사만으로도 양 목장을 만들고, 소를 키우고 있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최초로 오른 사람도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 그 속에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어도 절대 의지를 굽히지 않은 끝기와 저력.
한번의 실패, 사고는 언제든지 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어떻게 재활하고 회복하는 것(resilience))이 사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도 열심히 가르킨다. 백만불의 일의 확률로 일어날 수도 있는 것까지 걱정하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을까?
오늘 퇴근하는 길,
집 앞 동네 축구장에서는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이 겨울철 차가운 비가 오는데 평소처럼 운동하고 있다.
과잉 보호. 마치 온실 안 화초처럼 자라는 우리 한국 어린이들에게는 분명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어쩌면 몇몇 부모들에겐 상상하기 조차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유니폼에 젖은 땀이 겨울 비에 차갑게 씻겨내릴 것이다.
빨래할 필요없이 그냥 널어놓고 말려기만 해도 될 깨끗한 뉴질랜드 빗물이다는 생각도 든다.
특별히 1년에 어쩌다 한번 캠핑을 가서야 해볼 수 있는 극기 체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