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살아가기/타우랑가 생활 정보

꼼꼼, 뉴질랜드 이사 요령을 살펴봅니다 <토니맘 유학 일기 중>

Robin-Hugh 2013. 11. 4. 05:40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은 이사... 뉴질랜드에서 유학맘 혼자 이사 하기 쉽지 않겠지요?  

타우랑가에서 사시는 유학맘들의 이사 요령을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저희 유학원 사무실에서도 집 찾기 등 많은 일을 도와드립니다.)

( The Hobbit 영화에서 빌보 배긴스가 살던 집입니다. 이런 집이라면 이사하기 참 쉬울 듯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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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라니,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조기유학을 위해 입국한지 이제 일년도 안됐는데?”
사진으로만 보고 계약을 했던 집이 실제로 나와 맞지 않거나, 대략 짐작했던 학교와의 동선이 달라서 부득이하게 많게는 두 세 번씩 집을 옮기는 맹모를 적잖이 목격하게 된다. 나처럼 게으른 천성은 뭐가 잘 맞지 않아도 싸고 버려야 할 이삿짐을 생각하면 기겁하고 그냥 눌러 사는 편인데, 참으로 대단한 맘들이다.
 
최근 3주 만에 뚝딱 이사를 치러낸 똑순이 유학맘으로부터 이사요령을 전수받았다.
 
1. 집 찾기부터 계약까지
 
내 맘에 꼭 드는 집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손품과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trade me 라는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쉽게 길에서 구할 수 있는 무료 부동산 책자 혹은 가고자 하는 동네에 렌트 안내 표지를 보고 들렀다가 우연히 좋은 집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격이 착하고 깨끗한 집들은 서너 명이 경쟁이 붙기도 하여 집주인과 만나는 자리가 면접시험(?)장소처럼 되어버릴 때도 있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동양인에 대한 이유 없는 거부감을 가진 집주인인줄 몰랐다가 인터뷰 장소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돌려보내지기도 했다는 괴담(?)도 전해지고 있으니 주의할 것. 강심장이 아니라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으면 당장에 현지 부동산업체들과 연계를 잘 맺고 있는 한국인 유학 에이전시에 의뢰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많은 키위들이 한국인들이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도 않고 매우 깨끗하게 집을 쓴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래서 한번 한국인을 들여본 집주인들은 계속 한국인들은 선호한다. 그러므로 용기를 가지고 추라이 해볼 것.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마음에 드는 집이 정해지면 해당 부동산 업체에 전화를 하거나 찾아간다. 어플리케이션 폼을 보내면 업체직원과 약속을 잡을 수 있다. 폼을 인터넷으로 작성해서 보내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지만 전화나 한국인 에이전트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집을 구경할 수 있는 날을 받을 수 있다. 내부를 잘 확인하고 계약의사를 밝히면 바로 계약은 성사된다.
 
먼저 계약하는 날 지불할 금액을 예상하자. 뉴질랜드는 한 주당 렌트비가 지불되며 Bond 비용으로 3주 혹은 4주간의 비용을 내야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본드(보증금) 비용은 집을 나올 때 대부분 돌려받을 수 있는 비용이다 ( 주당 $430이라면 x3= $1290 ).
 
이외에 부동산 사무실을 통했을 때 소개비를 내는데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업무를 중간에서 연계해주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통했을 때는 양쪽에서 50%씩 부담을 하므로 조금 저렴하고, 보통 일반적인 부동산전문회사를 통했을 때는 세입자가 100% 소개비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소개비를 적게 냈다고 하고 어떤 이는 비싸게 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오는 차이라고 한다. 부동산 소개비는 1주치 렌트비 + 15% GST(부가세)가 더해진다. 본드비와 소개비로 약 2000불 가량을 지불하기 전 빽빽하게 적힌 서류에 서명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  가끔 집주인이 직접 집을 내놓고 계약서 작성까지 직접 할 경우 부동산 소개비는 없게 된다.
 
이사 3주전 NOTICE형의 일반계약인지, 1년 혹은 길게는 2년까지의 Fixed Term인지 정해야 한다. 3주전 통지 NOTICE형은 언제든지 또 이사를 하게 되면 집주인에게 3주 전에 알려주기만 하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것이고, FIX 형은 말 그대로 정해진 기간 동안 이주가 불가능한 계약이다. 가끔은 나도 모르는 사이 고정기간 FIX 형으로 계약이 되어 버려서 이후에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사를 하려고 했다가 이 사실을 알고 난감해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잘 확인 할 것.
 
이제 계약서 이곳 저곳에 시키는 대로 서명을 하고 BOND비용과 소개비를 내면 계약 끝.
 
2. 이삿짐 센터와 인스펙션 준비
 
이사 날짜가 정해지면 살고 있는 집주인에게 3주전 notice를 주어야 한다. 그 날짜를 전후로 지체되는 날짜만큼 집세를 지불 해야 하므로 꼼꼼하게 일정을 잡자. 이삿짐 센터에 먼저 연락을 해서 내가 원하는 이사 날짜를 말한다.

 

이사 업체 비용은 시간당으로 계산이 되기 때문에 날짜에 맞게 미리 모두 팩킹을 끝내서 최대한 이사 시간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직원 2명이 트럭을 갖고 이사를 해주는데 일반적으로 시간당 $100~150 정도이며 자잘한 짐은 내 차로 부지런히 옮기는 ‘개미이사’까지 곁들이면 최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스팩션은 3주 notice를 날렸을 때부터 손발을 걷어 부쳐야 한다. 이사를 나갈 때 살던 집을 원상태에 가깝게 되돌려 놓고 부동산 사무실로부터 심사를 받아 통과를 해야 계약할 당시 냈던 Bond 비용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을 수가 있다 천장부터 창틀까지 빈틈없이 청소를 해야하므로 아예 청소업체에 의뢰를 하는 경우도 많다.
 
 방, 거실, 욕실, 부엌 등등 각각 몇백불정도씩 하므로 잘 생각하고 의뢰 할 것. 대부분의 유학맘들은 하는 데까지 손발을 걷어 부치고 청소전쟁에 돌입한다. 우리의 똑순이 아줌마도 카페트와 창문을 제외한 모든 곳을 직접 청소했다고 했다. 카페트 청소업체에서 창문까지 청소의뢰가 가능하므로 이사 나가는 당일 짐이 빠지면 카페트 청소가 시작되도록 날짜 의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페트 청소 비용은 업체별로 가격이 다양한데 2층짜리 큰 집인데도 카페트만 $70에 윈도우 청소비용까지 합쳐 $180 정도로 해결했다고 했다. 청소를 모두 의뢰하면 집 청소만 $600 이상, 카페트도 보통 몇백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역시 한국 아줌마 답다. 박수!
 
집안 청소와 함께 정원 손질까지 해주고 나와야 한다. 주기적으로 하던 잔디 깎기 이외에 자잘한 나무들까지 말끔하게 손을 봐주도록 가드닝 업체에 의뢰를 한다. 이것도 가든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3. 옮기고 끊고 (전화, 전기, 쓰레기통)
 
3주 notice를 날렸을 무렵 가장 먼저 유념해야 할 것이 전화번호 이전이다 뉴질랜드는 전화 개통이 느려서 최소 2주 전에 해당 통신업체에 전화를 해서 전화 이전을 의뢰해야 한다. 이사할 지역을 불러주면 같은 관할이면 전화번호가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이전이 되고, 변동이 있으면 그냥 불러주는 전화번호를 배당 받으면 된다. 인터넷과 연결이 되는 문제이므로 꼭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이사 후 몇 주간 인터넷을 못하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전화에 이어 전기업체에 연락해야한다. 이사나가는 집의 최종 미터기를 전화상으로 읽어주고 이사갈 새 집의 주소를 불러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쓰레기통도 옮겨야 한다.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통 두 개를 그대로 이사할 집까지 들고 이사를 하고 이사 며칠 전에 쓰레기통 업체에 연락을 하면 새 주소지의 호수가 적힌 스티커가 동봉되어 우편으로 날라온다.

4. 키 반납과 이사날짜의 차일 계산
 
이사를 나가고 들어가는 날이 바로 다음날로 자로 잰 듯 딱 맞아 떨어지게 모든 일이 진행된다면 따로 돈이 나갈 필요가 없겠지만, 인스팩션이 끝나는 날 바로 이사까지 하루만에 이루어 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며칠씩 맞물린다는 예상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사 날짜가 3주 notice 를 초과한 만큼 혹은 매주 랜트비가 지불되던 날짜와 차일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비용은 키 반납할 때 지불을 하거나 bond 비용에서 제하고 되돌려 받게 된다. 우리 똑순이 유학맘은 새로 이사 갈 집의 부동산 회사의 배려로 이사 날짜보다 이틀 정도 미리 키를 받아 챙겨(?) 이전 집의 인스팩션을 준비하는 동안 살살 개미이사를 시작하여 불필요한 랜트비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학을 이용하여 3주 만에 말끔하게 이사를 마치고 마음에 쏙드는 새집으로 이사하더니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부럽다. 지친 유학생활로 고민하던 맘들이 있다면 새 집으로 이사하여 기분을 전환하는 것도 유학 생활에 에너지를 북돋는 일이 될 것 같다.
 
 올 때는 가방 몇 개만 들고 들어왔던 짐이 1-2년 사이로 눈처럼 불어나 구석구석 정리할 물건들에 버릴 물건들이 하릴없이 쌓여간다.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짐을 줄여야 할텐데 게으른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지금 부터라도 한 달에 한번씩 안 쓰는 물건이나 버려야 할 물건들을 정리해야겠다. 그리고 떠나 올 때처럼 가볍게 떠나 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짐을 줄여야겠다.
 
헌데 처음 올 때만 해도 낯설기만 하던 타우랑가에서 쌓여가는 이삿짐 만큼이나 쌓여가는 이놈의 정은 어째야 하는지. 고생하며 만난 좋은 유학맘 친구들, 눈을 감으면 언제든 떠오를 높고 파란 하늘, 푸른 들판, 맨발로 뛰어 오는 아이들. 앞마당의 쌍 무지개, 모두 모두 마음속에 묵은 짐으로 차곡차곡 쌓아둔다. 뒤돌아 보면 잠시 꿈을 꾼듯 아련할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