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조기유학

머리가 지끈지끈했던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8월7일

Robin-Hugh 2013. 8. 7. 18:10

제가 왠만한 일에는  - 느릿느릿 충청도 속도의 감각이라 (고향은 전라도입니다) - 머리가 띵하지 않아요. 

워낙 큰일도 많이 봤고,  그동안 쌓인 내공(!)도 있어서요.  


아침에 올리브씨랑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어요. 

뉴질랜드 이민성에서 레터가 한뭉치 왔는데 한 초등학교가 "교육부에서 유학생 입학을 아직 허가받지 않은 상태니까,  다른 학교의 입학허가서와 학비 영수증을 학생비자 승인을 위해서 추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던거지요.. 


황당..  우째 이런 일이.. 

바로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 전화를 드리고,  이민성으로, 교육부로 전화를 해서 바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 잠시의 1시간 동안 "역시 뉴질랜드이니까...  뉴질랜드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순한 교육부의 늑장  행정 처리 결과였답니다.  

실수에 너무 관대한 (잘못을 바로 인정하고, 수정합니다만) 뉴질랜드 문화 탓으로 돌릴 수 밖에요. 


그리고 교통사고 보험 처리 관련, 

이러니 저러니. 아주 단순한 보험사 & 경찰 업무 처리에도 시간이 걸릴 듯하고요. 

이 시간동안 빨리,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된다는 강박증. 

제 머리를 삥 돌게 합니다...  


1시간 뒤면, 또 며칠이 지나면 쉽게 될 수도 있는 일인데.. 지금 당장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초조와 불안감. 

지금 당장 뭔가 하지 않으면 뒤쳐지고, 바보처럼 손해볼 수도 있을 것이란 조급함. 

뭐.. 이런 것들이 우리의 하루하루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저.. 잘 되겠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이 되겠지. 

그렇게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가 있는 - 아주 단순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라면  제 오늘 하루도 조금은 더 편안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가 성인이 아닌 바에야  외국에서는 조금 더 불안하고, 조금 더 초조하고, 조금 더  불완전해지는 인간들이니까요. 


점심 때 혼자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어요. 

"꽃보다 할배"에 나오는 막내 짐꾼,가이드,통역사로 일인 다역을 감내하면서 "나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라는 

착하지만  불쌍한 이서진 생각이 나더군요. 


 이메일로, 전화로 이런 저런 상담, 업무처리를 하고요. 

 한국 방문시 가족별 개별 상담 약속도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딱히 기억나는 일도 없는데  머릿속에는 하루종일 자잘한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긴 합니다.   


저녁 7시엔  로빈이랑 같이  타우랑가 보이스 칼리지에 가서  영어 과목 선생님과 딱 5분 상담을 했네요. 

마침, 상담이 열리는 스쿨홀에서 로버트 맹간 교장선생님도 만났는데  로빈이한테 칭찬을 많이 해주시네요. 

하지만 부모맘에는 더 잘했으면, 더 노력하면 좋겠다는 욕심을 말씀드리니까.. 

로빈이가 옆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아빠도 역시 전형적인 아시안 부모예요...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면서 

 미국 공립 학교 선생님들에게 - 한국 학원의 선생님처럼  능력에 따라, 수강 학생의 숫자에 따라 연봉을 주는 방법 등 

 새로운 교육 혁신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는 기사를 실었다고 합니다. 

 우리 한국 부모님들의 자녀 교육열로 인해  우리나라가 분명 이렇게 급성장했겠지요. . 

 하지만 부모의 교육 열기만으는 충분치 않을 듯합니다. 

 차분한 이성, 풍부한 감성, 도덕적이며 전인적인 인성 등도  분명히 함께 가야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한 신문 기자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한국 학교에서는  체육 과목 교육은 거의 전무하고요.  그러다 미국에  유학가니까 체육과목 패스를 못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체육 과외를 시킨다고 하는데.  

 뉴질랜드 학교에서는 체육 과목에서 패스하지 못해 학년 유급되는 경우가 있느냐 질문하시네요. 

 타우랑가에서도  체육 과외를 할 수 있는냐? 

 ......  

 

  



뉴질랜드 학교는 거의 비슷하지만  칼리지(중고등학교, 5년제)에서도1년에 두차례 정도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만나 자녀들의 성적, 학교 생활 상담을 합니다. 


www.schoolinterviews.co.nz 에 가서 학교 코드를 넣으면 한학생당 3과목까지 선생님들과 상담 약속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한 과목당, 한 학생당 보통 5분 ~ 7분 정도가 할당이 됩니다.  


이래저래 학교 온라인 상담 부킹 시간이 마감되어 저는 겨우 영어선생님께 개인 이메일을 보내서 상담 약속을 잡았어요..  겨우 겨우.  (우리 유학생들에겐 일괄적으로 상담 약속을 잘 잡아드리고 있지요) 


보이스 칼리지 학교 강당에서 열리는 상담장에 가보니 정말 북적북적. 후끈합니다. 

영어 선생님과 딱 4분 이야기하고 돌아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