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글 하나 더 올릴께요. (비도 오고, 할 일도 없고...)
역시, 한국에서 뉴질랜드 유학 준비하면서 궁금했던 것인데요.
양사장님도 항상 강조하시지만, 비행기 타고 오면서 작성하는 입국카드 있잖아요.
아주 솔직하게 자세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안그랬다 걸리면 상당히 곤란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그래서 배행기 안에서 정말 열심히 카드를 작성했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혹시 놓친 건 없나...
말린 음식이 있다고 체크했으니까 거기에 멸치가 포함되는건가, 아님 다음 질문의 고기나 생선제품에 다시 체크해야 되는 건가...
또, 돈을 10000불 찾아왔는데, 이모님이 뉴질랜드서 쓰라고 주신 200불을 포함하면 1인당 1만불 넘어가니까 신고해야 하나...
아참, 애들하고 3명이 만불이니까 1인당으로는 만불 이하지~
(이러고 소심 떨고 있다가, 그래도 찔려서 입국 심사할 때 10000불 있다고 이실직고 했습니다. ^^;;;;;;;
제가 아무래도 관공서 울렁증이 있는 모양입니다. ;;;;;)
다음 관문은 검역검사.
입국심사를 통과해서 짐찾고 세관검사 까지 가는 그 길고 긴~~~~ 길에는 요소요소에
"신고하던가 버리던가" , "신고 하던가 벌금 물던가" , "의심스러우면 버리던가" , "이것이 뉴질랜드 법!"
요런 긴장유발 문구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 아까 기내식에 나왔던 찹쌀떡을 포장째 가방에 넣어왔는데 이건 괜찮을까...' 요러고 소심 떨면서 검역관 앞에 왔습니다.
저한테 "저 긴 박스엔 뭐가 있나?" (180X240 전기장판이 들어있는 박스) "너는 음식물을 가져왔는가?" 하고 묻더니
저쪽으로 가라고 가리키는데, 거긴 주로 한국인으로 보이는 박스를 주렁주렁 싸가지고 온 사람들이 선 줄이었습니다.
앞을 보니, 그 많은 짐을 검사관 앞에 꾸역꾸역 부려서는 테이핑한 박스까지 열어보고 있는 겁니다.
이런!!! 피난민 수준의 이 짐을 다 열어 보여야 한다는 말인가... 사실대로만 말하면 무사통과라더니...
제 짐을 검사하던 친절한 아저씨는 제가 음식이 들어있는 박스를 개봉할까냐고 했더니
그러지 말라고 하고는 우선 짐에 뭐가 들어있냐고 묻습니다.
영어로 열심히 "Dried Seaweed, soy sauce, Dried fish, dried squid...." 이러고 설명하니까,
"미역? 멸치? 오징어? what else? 된장? 고추장?" 이러고 한국말로 묻는겁니다!
또 뭐가 있냐고 물어서 기억을 짜내서 이것 저것 설명하니까 , 다른 건 더 없냐 묻더니
박스 개봉 안하고 바로 엑스레이로 통과시켜 줍니다.
아~~ 다행이다~!
아무래도 안의 내용물을 상세하게 잘 설명해 주면 그냥 통과시켜 주는 모양입니다.
잘 모르겠다고 하면 열어서 확인해야 하고.
그러니까 짐 싸실 때 내용물 목록을 죽 적어서 영어로 번역해 놓고 검사관 앞에서 읊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공항에 근무하는 세관 검사원들은 왠만한 한국 음식 이름은 다 안다고 합니다.
쫄지 마시고 상세히 설명해 주삼~
우리는 워낙 짐이 많아서... 기내용 캐리어에도 꽉꽉 채우고 1인당 하나씩 허용하는 핸드백(?)도 캐리어 하나 크기 만해서
애들이랑 그 긴 복도를 걸어 나오면서 무거운 짐 때문에 장렬히 전사할 뻔 했습니다.
걷는 거리가 꽤 되더라고요.
왠만한 짐은 미리 배로 보내시고 항공 수하물로 부치시고 기내는 가볍게 들어가시는게
아가들 데리고 엄마 혼자 여행 하실 때 편할 것 같네요.
아니면 아주 잘 굴러가는 좋은 기내용 캐리어를 쓰시던가요. *^^*
이상, 뉴질랜드 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얘기 2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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