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신문사

뉴질랜드 이민, 국내 경제 사이클에 맞춰 통제해야 되나?

Robin-Hugh 2011. 8. 29. 15:00

뉴질랜드 준비은행(The Reserve Bank)은 정부가 경제 사이클을 감안하면서 유입 이민자의 수를 관리해주기를 원한다.

뉴질랜드 이민이 근래 급격한 상승을 보인 집값에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여부는 ‘생산성 이사회 (Productivity Commission)’가 주택 구매 기회에 관한 조사에서 관심 있게 바라보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2001년 2월 이전 12개월 동안 순수 유입 인구가 마이너스 13,200명이던 것이, 2003년 5월 이전 12개월 동안의 순수유입인구는 플러스 42,500명으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인 이후 집값이 2배 가량 증가했다.

생산성 이사회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에서 준비은행은 뉴질랜드의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2000년대뿐만 아니라 1970년대와 1990년대에도 이민 및 인구가 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택 구입 가능성(housing affordability)를 증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저렴한 택지 등 건설업계의 주택공급능력을 관리하는 것이 될 것이지만, 공급이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비 뉴질랜드인들의 유입을 통제함으로써 일정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 수요 압박을 통제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준비은행은 적고 있다.

그러나 준비은행은 이민자의 유입을 반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그에 따른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어려운 일임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주기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장기적 이민정책에 혼란, 즉 잠정적 이민자들에게 혼동을 준다는 점과 관련하여 그 실익을 저울질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이 바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해야 할 적절한 시점이다. 작금의 문제는 이민자의 유입이 아니라 이민자의 유출이다.

최근 5개월 동안 뉴질랜드에는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았다.

지난 7월 이전 12개월 동안 순수 유입 인구는 고작 2,900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이며 20년 동안 평균 순수유입인구의 1/4에 불과한 수치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호주와의 경제성장 및 고용기회에 있어서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와 같은 국제정치적 요인들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수 많은 키위들이 고국 행을 결정했고 그 결과 뉴질랜드로의 유입인구가 증가했던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 순수 유입 인구(뉴질랜드인의 역이민 포함)가 뉴질랜드 인구 증가에서 차지한 비중은 1/3이 조금 넘는 선에 불과했다. 나머지 2/3는 출생에 의한 자연증가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민은 경제의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수요를 먼저 진작시킨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게 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결국 이자율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게 된다.

두 달 전 거시경제학회에서 준비은행의 상급 경제학자인 마이클 레델은 비록 준비은행의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이민 정책이 가져오는 많은 경제적 부작용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뉴질랜드는 많은 키위들이 해외에서 거주하는데도 불구하고 OECD국가 중 가장 큰 인구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히고, 사람들은 어딘가 살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2000년대 중반 GDP의 상당부분이 주택 투자에 집중되면서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현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택 투자 부문과는 대조적으로 비즈니스 부문에 대한 투자는 1980년 대 후반 이래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뉴질랜드는 급격한 인구증가율을 나타냈기 때문에 OECD 평균치보다 높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률과 역시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국내의 기술인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더욱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을 전환시키기 위한 성공전략일 지는 미지수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혹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 동안의 이민정책이 뉴질랜드 기업들로 하여금 호주와의 공통된 노동시장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실패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노동력 공급으로 인해 낮은 자본 대비 노동력 비율, 낮은 생산성 그리고 낮은 수입 구조가 형성되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좀더 효율적인 ‘펌프’에 투자하기보다 모두가 공통된 하나의 ‘펌프’에 의지하게 된 것이다.

이민 정책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노동부(Department of Labour)는 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이민과 집값 간에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웰링턴의 두뇌 집단, 모투(Motu)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민, 인구, 집값 사이의 상관관계가 지역적인 것으로 보았다.

모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991년에서 2006년 사이의 인구증가와 집값 간의 상관관계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 인구의 1퍼센트 증가는 0.2~0.5퍼센트의 집값상승과 연결될 수 있을 뿐이며, 렌트비에 대한 영향은 약 0.2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비록 이민자의 유입이 인구변화에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와 같은 이민자의 유입이 집값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지역적인 집값의 상승은 새로운 이민자가 사는 장소보다 해외에 살다가 돌아오는 키위들이 정착하게 되는 장소와 더욱 관련이 높았으며, 더욱이 유입인구의 구성을 보다 세밀히 관찰할 경우, 해외에서 출생한 이민자가 어느 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민정책은 외국인으로서 뉴질랜드로 이민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을 통제할 수 있을 뿐 뉴질랜드인들의 입출국을 관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반주기적 이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준비은행의 외침은 메아리 없는 공허한 외침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