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신성한 산, 타라나키 여행
#1. 마오리 전설 속 타라나키.
아주 오랜 옛날, 뉴질랜드 북섬의 높은 산들은 하나같이 타우포(Taupo) 호숫가 근처에 오순도순 모여 살았다. 루아페후(Ruapehu. 2797m), 통가리로(Tongariro. 1968m), 나우루호에 (Ngauruhoe. 2290m), 타라나키(Taranaki)...
이들 산신(山神)들은 짙고 푸른 신록의 피항아(Pihanga)을 연모했다. 헌데 타라나키 산신이 피항아에 대한 연모의 정을 드러내면서 통가리로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결과는 타라나키의 참패. 타라나키 산신은 연인을 잃은 슬픔을 안은 채 해가 지는 서쪽으로 무조건 내달았다. 이를 알게 된 이 지역 산신들은 하룻밤 지친 몸을 쉬고 있는 타라나키에게 족쇄를 씌웠다. 타라나키는 결국 타우포와 멀리 떨어진 서쪽 바닷가 벌판에 외롭게 홀로 서 있게 됐다.
맑은 날씨에도 타라나키산에 구름과 안개가 걷히지 않는 것은 피항아를 그리워하는 눈물과 한숨 때문이라고 마오리 전설은 설명한다.
타라나키는 뉴질랜드의 ‘제주도’다. 키위들이 즐겨찾는 신혼 여행지로 유명하다는 뜻이다.
피항아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깃든 타라나키산이 영원하고 신성한 사랑을 약속하게 하는 신묘한 힘을 가졌기 때문일까?
타라나키 산을 멀찍이 바라보고 있는 ‘세자매 해변’(Three Sisters Beach)도 자연에 대한 경외감에 숨이 멎을 듯 하다. 코끼리 모양의 바위와 모래 해변에 우뚝 선 자매 바위가 뉴질랜드의 참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아쉽게도 세 자매 바위 중 한 개는 오랜 세월 풍파에 씻겨나갔다. 한 세기가 더 흐르면 이곳을 찾았던 모든 이들처럼 나머지 바위들도 기억의 서랍 속에 묻히게 된다.
#2.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배경 타라나키.
조국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를 누볐던 네이든 알그렌 대위(톰 크루즈).
남북전쟁이 끝나자 알그렌은 가치관의 혼란 속에 갈등을 겪는다. 군인으로서의 용기와 명예가 실용주의와 개인주의의 시대적 흐름에 밀려 설자리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알그렌은 서구 열강의 신 문물에 매료된 일본 황제가 신식 군대를 훈련시켜달라며 초빙되지만 뜻밖에도 사무라이에 대해 연민과 동질 의식을 느낀다.
신념과 무사정신으로 무장한 사무라이의 모습이야말로 한때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타라나키는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타라나키산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우루티’(Uruti)는 할리우드 톱 스타 톰 크루즈로 인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촬영 장소 가운데 하나로 알려지게 됐다.
최초 제작팀이 일본이 아닌 타라나키를 촬영지로 낙점할 수 있었던 것은 19세기 일본의 사무라이 촌락을 재현할 수 있는 완벽한 자연환경 때문.
후지산으로 나왔던 실제 장소가 바로 타라나키산이다. 래드 클리프 부부의 개인 소유 농장은 깊은 협곡과 삼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옛 일본의 자연을 표현하는 데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옛 일본 마을을 재현하기 위해 세운 25개의 세트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철거됐지만 촬영지 곳곳에 세워둔 사진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었다.
래드 클리프 부부는 톰 크루즈가 가까운 뉴 플리머스에서 헬기를 타고 촬영지까지 출퇴근을 했고, 자신만의 바리스타를 고용하기도 했다는 촬영 뒷얘기를 들려줬다.
#3. 1860년대 토지전쟁의 발상지 ‘타라나키’
뉴질랜드가 영국에 편입된 1840년 이후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함에 따라 땅을 둘러싼 마오리족과 백인들의 분쟁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1860년 2월 뉴 플리머스의 작은 마을 와이타라(Waitara)에서 발발한 타라나키 토지 전쟁(Taranaki Land Wars)은 10년 이상 끌어 1872년에 가서야 그 막을 내렸다.
마오리족에게 타라나키 땅은 조상의 혼과 숨결이 서린 터전이었다. 총 몇 자루와 돈 몇 푼을 받고 헐값에 넘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타라나키의 역사와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맥이 맞닿아 있다.
두 세계가 거세게 충돌하는 낯선 세계에 던져진 알그렌이 군인의 명예심으로 앞길을 헤쳐나가듯 마오리족들도 자신들만의 신념을 바탕으로 낯선 이방인에 맞서 떨쳐 일어섰기 때문이다. /타라나키=이준섭 기자
타라나키 여행 길라잡이
에이투지 뉴질랜드는 교민 업계 최초로 타라나키 여행상품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타라나키 여행상품은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지 투어, Three Sisters 해변 꽃게잡이, 마오리 전통음식 ‘항이’ 체험, 유기농 맥주대회 1등 맥주 시음, Horse Riding, 하카(Haka)와 포이 댄스(Poi Dance) 배우기 등 1박2일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문의 309-3030.
<출처: 뉴질랜드 선데이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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