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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토니맘 정착일기 3. 뉴질랜드의 햇빛/유치원등록/GPS구입/메모리얼 파크

Robin-Hugh 2010. 8. 2. 13:24

도로사정이 깔끔하고 시속 50km가 규정속도다. 남편은 속터지는 속도라고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입장에서는 (사실 운전에 미숙한 나로서는) 너무나 다행한 일이다.

그리어톤(집)에서 카운트다운(대형마트) 유학원과 그린파크스쿨은 거의 일직선 도로상에 위치해있어서 익히기 쉬웠다. 어제부터 우리집 운전은 내가 담당하는 중이다. 헥헥

 

 

아침 9시 30분에 집을 나왔다. 아차,,썬글래스를 안하고 나오다니...

뜨악..이곳의 햇볕은 꼭 야간경기장의 스포트라이터를 수십개 켜둔것 같다. 운전대를 잡으니 해가 정면으로 들어 눈을 뜰수가 없었다. 속도계를 바라보니 꺼멓게 잔상이 보여 아예 보이질 않을 정도다. 게다가 어제 비가와서 도로는 그야말로 검은빙판처럼 반짝거렸다. (배사장님도 오늘 유학원출근하시다 길한복판에 트럭이 있는게 안보여 그대로 받을뻔 하셨다는 이야기를,,,) 인도네시아의 햇볕은 '뜨겁다'이지만, 이곳의 햇볕은 "너무 밝다" 였다. 이대로 가다간 내 피부가 견뎌낼지 대책을 세워야 할듯...

 

유학원에 가서 제일먼저 메디칼센터에 들러 신체검사 날짜를 받아야했다. 오늘 신청을 했더니 총 2번에 걸쳐 검사를 한다고 했다. 3일과 6일 방문날짜를 받아왔다. 병원직원들이 할머니들,,,너무 친절하고 ,,영어가 의외로 귀에 잘 들어왔다. 사실 부동산 사무실의 그 남자 이후로는 거의다 영어가 낯설지 않고 잘 들어오는 편이다. 이제 입으로 잘 나오기만 하면 될것 같은데,,영어란게 사실 그게 제일 어려운일...쩝

 

 

그리어톤에 있는 따우랑가 시립도서관의 도서관카드를 발급 받았다. 깔끔한 도서관과 친절한 직원,,,(카드를 발급하는 직원의 생일이 나와 같다고 좋아했다. ㅎㅎ 배사장님은 자신의 생일과 시가 남편과 똑 같은 어떤 아주머니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아주머니가 자신이 남편과 너무 닮았다고 말했다는 거다. 배사장님은 말씀이 참 빠르지만 재치가 있고 정확하게 말씀하신다. 한번 입을 열면 되도록 많은걸 알려주고 싶어 견디질 못하시는듯..아우...내가 이마음은 너무 잘 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온 뇨냐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줄때마다 (이거 몇달 지나면 '별거 아니네..)' 할텐데 하는 조바심에 주저하곤 했는데, 배사장님은 이미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무뎌지신듯 했다. (그마음 썩으실거 잘 이해합니다,,후후)

 

 

 

 

 

 

 

 

 

 

 

 

 

 

 

 

 

 

 

 

 

 

 

 

 

유정이가 다닐 킨더가튼을 찾아 나섰다. 정민이의 그린파크스쿨 바로 옆에 유치원이 붙어있어 잠시 들어가 문의 했는데 이미 full 이라고 했다. 뉴질랜드는 킨더가튼을 주 20시간 나라에서 무료로 보내주기 때문에 늘 붐비고 자리가 없다고 했다. 올리브님(유학원에 계신분, 영국에서 8년이나 거주하셨다가 뉴질에 오신분인데 정말 목소리가 좋고 발음이 짱이시다. )이 우리가족이 오기전에 유학원근처에 새로오픈한 깔끔한 유치원을 봐두셨다고 했다. 'kidsapce' 라는 곳인데 한국의 어린이집 처럼 시설이 좋고, 아직 2주밖에 안되서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 깨끗한 교실과 컴퓨터코너, tv, 키친과 화장실 세면대등 모두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에 대부분의 킨더가튼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 커다란 운동장과 뛰어다니는 아이들)시설들이 대부분이라 기대하지 말라고 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그보다 더한 현지유치원도 다닌 경험이 있는 유정이로서는 걱정할게 없었다. 흔쾌히 입학허가를 받고, 신청서 양식을 받아왔다.

 

 

 

 

 

 

 

  

배사장님이 유학원에서 좌측으로 카메룬 로드쪽의 상가를 알려주었다. 네비게이션을 살수 있는 전자상가와 유정이가 찾던 웬디스도 있었고, 야채가게와 좋은 정육점도 있었다. 거리 카페가 즐비했고, 그릇가게나 와인, 주류샵들도 있었다. 자주 찾게될것 같다. 카메룬 로드에서 집까지는 가까웠다. 남편은 '로드'와 '에버뉴'의 차이를 구조적으로 설명해 주었지만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주변의 건물들과 풍경을 기억하면서 운전을 하는데, 남편은 street와 avenue 넘버가 적힌 표지판을 정확히 찾아내며 길을 읽었다. 전에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서 말한 부분에 이런 비슷한 실험결과를 보고 놀랐는데 이번이 실감했다. 유학원과 집과 카메룬 로드에 있는 웬디스가 큰 렉탱글이라고 설명했는데 난 도무지 모르겠다. 끙....

 

네비게이션은 $400 가까이 주고 샀다. 화면이 크고 검색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최신고급 상품,,,손떨렸지만 내가 고생한다고 남편이 좋은거 사자고 했다. 히히

 

참,,,목요일이 그린파크스쿨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이라고 했다. 다행히 남편이 있는 기간동안 이어서 너무 좋았다.수요일인 내일은 로토루아로 놀러가기로 했다.아그로돔과 폴리네시안 스파에 가서 지난해에 만났던 유학생직원과 인사를 할수 있을것 같다. 그 직원이 우리가족을 보고 뉴질로 오라고 너무 살기좋다고 어찌나 입에 침이 말랐던지,,,ㅎ 다시 보면 반가울것 같다. 수영복이 짐으로 오고 있어서 아마 구입해야할것 같다. 

 

거복' 이라는 한국슈퍼에서 된장과 국간장, 맛소금과 참기름을 샀다. 고춧가루는 넉넉히 가져와서 오늘 저녁은 배추를 사다가 겉절이를 무치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쿠쿠밥솥이 오기 전까지는 냄비밥을 해야한다. 이것도 3일정도 지나니 오늘에야 찰진 밥이 되었다.

 

아...이제 조금 숨을 돌린다.

가라지의 자동문을 서로 열겠다고 유정이와 정민이는 늘 고집이다. 여는건 유정이, 닫는건 정민이,,,이렇게 정했다. 엄마가 운전을 끝내면 모두들 기립박수를 친다...하하, 야들아 걱정마라. 이래뵈도 한국서 방송국 다닐때만도 고속도로운전만 7년차다. 그 실력이 어디 가겠니...?

 

영어이름이 과연필요할까?

고집부린다고 될일은 아니지만, 현지아이들에게 쉽게 불릴이름으로 빨랑 지어야 할것 같다.

정민이는 가장 어감이 비슷한 제레미로 정했었는데,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를 너무 좋아해서 '토니'로 불리고 싶어한다. 유정이는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고집한다. '유정이는 유정이야!"

 

아까 잠시 킨더카튼 선생님을 만났을때 '유정' 이라고 했더니 두번 물어보던데, 빨랑 영어이름을 만들어야 겠다. ...

 

앙...졸립다. 영어공부는 언제나 시작할까..

따우랑가에서 인니에서온 중국인이나 만나면 좋겠다. 아니면 인도네샤인도 좋고....

정말 반가울듯,,,

 

 

 

 

 

 

 

유학원근처의 메모리얼 파크에서 1시간 넘게 놀았다. 바다와 인접한 정말 예쁜 공원이다. 아이들이 원없이 뛰어놀았다. 얇은 옷만 걸치고 코가 새빨개지도록 뛴다. 이동 커피트럭에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남편과 나누어 마셨다. 추운데도 아이들과 공원에 나온 부모들이 정말 많았다. 인도네시아인들도 느리지만 뉴질랜더들도 느리기로 말하면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느림은 (나도 몸에 배었을지도모를) 게으름의 느림이지만, 뉴질랜더들의 느림은 여유를 찾으려는 의지적인 느림같다. 퇴근시간 이후는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 한다. 술집도 유흥가도 없다. (남편은 5일째 술을 안마시고 주전부리를 못해 살이 쪽,,배가 쏙~ㅎㅎ) 설거지와 빨래와 청소,,집안 정리를 내 손으로 하면서 새삼 내가 정말 엄마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출장자가 장기로 머무를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남편이 토요일에 돌아가야 겠다고 했다.

일요일엔 뭐하지? 라는 생각으로 잠시 덜컥했다...용기를 내자, 나는 엄마니까...^^;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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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전히 정말 정신없는 시기였습니다. gps의 장점은 어딜가도 집으로 돌아올수 있다는 점이더라구요. 이걸쓰면 길 외우는데에는 꽝'이라는데 그래도 이놈 없이는 전 안되더라구요. ㅎㅎ그리고 한달쯤 되니까 길도 조금씩 익혀지고 있어요.

 

작은녀석 유치원은 지금 한달째인데 정말 잘 다니고 있어요. 올리브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처음에는 무료시간인 하루에 4시간만 신청을 했었는데 2주만에 8시30~3:30으로 3시간을 더 시간을 연장한 상태구요. 하하 배사장님은 아이를 유기하는 수준이라고 ~놀리시는데, 정말 유정이가 좋아하고, 집에갈시간이 되면 안간다고 울고불고 해서라구요!!!! 엄마의욕심이 절대 아님!!! (이건 모든 엄마들의 착각일까요? 하하)  그리고 2주만에 단짝친구를 사귀어서 그 친구랑 노는 재미에 하루종일 유치원이야기만 한답니다. 초기멤버의 장점이랄까...지금은유치원이 다 인원이 마감되는 시점이라 유정이가 요즘 새로온 아이들을 맞이하는 입장이 되고 있답니다. 정말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서 빨리 적응해주는것 만큼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 또 있을까요..?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Tony mo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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