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조기유학

뉴질랜드에서 왜 한국 영어 개인과외를 찾는지?

Robin-Hugh 2009. 8. 5. 20:24

뉴질랜드에 계신 조기유학생 학부모님들을 이렇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한국에 돌아가면 못하는 것들이니까 뉴질랜드에 있는 동안이라도 열심히 해본다 (골프, 승마, 요트 등등)

2. 어차피 한국에 돌아가서 못할 것이니 안한다 (골프,승마, 요트 등). 대신 써먹을 것만 골라 한다.  

 

오늘 저녁에 펼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에 들어 있는 글 중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옳은 결과를 초래하는 옳지 않은 선택도 있으며, 옳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옳은 선택도 있다. 이런 부조리를 회피하려면 '우리는 실제로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아래 글은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며,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가를 주장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또, 타우랑가에서 이미 계신 분들보다는 이제 막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위해 출국을 앞둔 분들이 한번쯤 고민해보실 이야기입니다.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조기유학, 유학중인 학생들 중에 방과후 영어 개인과외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서 영어를 가능한  빨리, 많이 배워서 학교 수업도 잘 이해하고 따라가길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정규 학교 수업은 오후 3시에 끝나게 되고, 초등학교와 인터미디어트에서는 숙제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시간은 많이 남아 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어 개인과외는 누구나 꼭 해야 되는 필수 과목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더 심각하게 생각해볼 만한 것이 있습니다. 

 

과연  뉴질랜드 현지인 영어 선생님를 찾느냐, 한국인 영어 과외 선생님을 찾느냐입니다.

 

물론 선생님들이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나왔는지,  어떤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경력과 경험을 갖고 계신지 개인적인 자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지 국적(뉴질랜드인, 영국인 or 한국인)만으로  단순하게 구분을 한다는 것부터 모순이 될 수 있고요, 또 학생들의 영어 수준, 성격에 따라서도 개인교사의 선택 방향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정말 힘든 것이 영어 개인과외 선생님의 선택입니다.

 

다만 여기는 뉴질랜드입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출신 영어 개인교사 1:1 수강료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아주 유명한 한국 유명 - 쪽집게 영어 강사의 1:1 영어 과외 비용이 얼마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기는 뉴질랜드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뉴질랜드 출신 원어민 영어 선생님께 드리는 과외 비용에 비한다면

이곳 뉴질랜드에서 받는 현지이니 영어 과외비는 정말 경제적인 비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곳 뉴질랜드에 왜 오셨는지 초심으로 돌아가보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인 영어 선생님을 찾아서, 한국에 돌아가 볼 영어 시험 점수를 위한 유학인지,

아니면 진짜 살아있는, 생생한 영어를,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려 배우기 위해 뉴질랜드 유학, 조기유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초기 목표를 다시 점검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두가지 목적이 한꺼번에, 단기간에 채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어쩔수 없이 선택을 해야 된다면?

 

영어라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라는 평범한 진리와 함께,   

무엇보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와 정신,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일단 뒤로 미뤄두고요,  

 

이 영어를 수단이든 목적이든간에 가리지 않고, 가능한 대로 한번 해볼 때부터 곰곰하게 생각해봅니다. 

 

말하기, 듣기는 뉴질랜드 학교 수업중에, 친구들과 놀면서 충분하게 가능하니까,

학교 끝나면 한국 영어 문법 시험집을 갖고, 영어 쓰기를 한국말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영어가 하나의 언어로서 자녀들에게 흡수되길 바라기 보다는, 시험을 보는 하나의 학과목으로만 보고 계신 것은 아닌지? 

1-2년 뉴질랜드 유학하고 귀국, 한국에서 한두번 영어 시험 성적이 좋게 나왔다고 해서, 또 서울 유명 학원에 입학할 정도의 영어 점수가 나왔다고 지난 1-2년간의 결과를 평가하고  싶으신지요?

  

뉴질랜드 영어 개인교사들의 능력도 천차만별이고, 경험과 지도 방법도 다양할 것입니다.  검증된 결과 데이터라도 있으면 가능할 텐데 사람이 하는 일이고, 학생의 수준과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어떤 잣대로 좋은 선생님, 능력없는 선생님을 가를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한국 유학생 부모님들의 보편적 반응으로 볼 때, 뉴질랜드 과외 선생님은 숙제도 별로 안주고,  아이들에게 좀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속도도 너무 느리다, 가르키는 내용도 자녀들 수준에 비해 너무 쉽다는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뉴질랜드 학교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영어만 가르키고, 새로 배울 것은 별로 없다는 의견도 주시기도 합니다.

그냥 학교가서 아이들하고 놀다가(말하고 듣고) 와서, 진짜 영어 공부는 개인 과외 선생님과 함께 한다(즉, 한국 영어 시험공부를 한다고 들립니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매일 아이들에게 서두르라 재촉하면서, 아이들에게 좀더 어려운 과제를 최대한 많이 주고, 외워라~ 외워라~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좋은 과외 선생님이실까요?  개인과외 선생님의 도움 설명을 들으며 시험 문제를 다 맞춘다고 해서 모두 진정한 영어 실력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진정한 영어 실력은 이미 포기했고, 영어 시험 점수만이 목표입니까?

 

한 6개월정도 뉴질랜드 학교에 다닌 자녀가 현지 키위 학생들과 영어로 말하는 것을 지켜보면,

부모로서 "그동안 참 영어 많이 늘었다. 잘한다" 느낄 수 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야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영어로 말하면서 친구들과 노는 것을 보면 일단 "흡족할 만한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정말로 영어로 잘하는 것이라고 믿는 부모님들은 없을 것이며 단지 하나의 언어 발전 과정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한국에서 영어라면 "공부'할 만큼 했고, 벌써 뉴질랜드에서 5년째 살고 있는 저조차도 가끔 누군가 "Thank you"라고 말하면 뭐라고 답해야 되나 아직도 머뭇거릴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 "Sorry"라고 할 때 내가 무슨 말을 해야 되지? 주저할 때도 있습니다. 

그날의 상황에 따라, 상태에 따라 좀 더 다양하게, 자연스럽게 답을 하면서 일상 대화로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늘 아쉽습니다.

 

"How are you?"  선생님이 물어볼 때 과연 몇가지 정도 자녀들이 답변을 할 수 있을까요?

"good!"이라고 짧게 대답하나요, 아니면  아직도 "I'm fine, thank you, and you?" 라고 하나요?     

 

웃을 때 한국말로는 이렇게 다양합니다. 함박웃음, 쓴웃음, 히히,헤헤,호호,후후,흐흐,킬킬,킥킥,쿡쿡,큭큭 등등.

영어의 laugh 를 따져보면 참는 듯 킥킥거리는 웃음 giggle, 은근히 만족함을 나타내는 낮고 부드러운 웃음 chuckle, 재미있는데 참고 있는 듯한 점잖은 웃음 titter, 타인의 당황스런 상황에 킥킥거리는 snicker, 큰 소리로 웃어대는 guffaw, 빙긋이 웃는 smile 등등입니다.  이런 7개의 단어를 외웠다면 과연 일상 대화 속에서 이런 7가지 단어를 제대로 쓸 수 있을까요? 

제 2외국어로 배운 영어라면 평생 Native처럼 될 수 없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복잡한 (사실은 영어권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영어 어휘를 활용한 일상적 표현을 몸에 익히고 싶다면 어떤 선생님과, 어떻게 영어를 배워야 할까요?

 

   영어 책 읽기와 이해력?

       문법과 쓰기?

       말하기? 

       듣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고, 언어를 말하는데 이렇게 몇가지로 나눠서 각 영역별 영어 실력을 논한다는 것부터 억지이겠지만  과연 뉴질랜드에서 계시는 동안 어느쪽에 좀 더 현명하게 투자를 하시겠습니까?  

 

어느 선생님을 만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앞으로 스스로 영어를 어떻게 꾸준하게 공부하고,  

스스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학습 방법을 습득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물고기 한마리 잡아 주는 것보다 큰 고래를, 조금 늦더라도 꼭 잡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기간이 되길 바랍니다.

자녀들이 대학에 가서도 개인과외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 원하는 부모님은 없을 것입니다.

 

타우랑가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우리 자녀들이 평소에 늘 책 읽는 습관, 영어 어휘를 하나씩 늘려가는 좋은 방법, 좀더 자연스럽고 정중하게 말하는 법, 선생님의 말씀을 좀 더 또렷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진짜 영어 실력을 갖추는 뉴질랜드의 유학 기간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과연 뉴질랜드에서 있는 이 소중한 시간 중에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좀더 고민하시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선생님을 찾지 말고, 아이들 눈으로, 아이들이 함께 즐거워할 선생님이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한국 돌아가서 불안하니까, 남들이 잘 가르킨다고 하니까 자녀들에게 '시키는' 영어 개인 과외는

정말 아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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