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후 이민 - 힘들다!

이민법 막힌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던 ‘유학후 이민’ 과정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 이민부는 장기인력부족 직업군 리스트(LTSSL, Long Term Skill Shortage List)를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Unitec이나 사설학교의 Certificate과정을 밟을 경우 배우자가 오픈워크비자를 받을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LTSSL에 명시된 Qualification 과정이 아니면 더 이상 발급되지 않게 된다.

‘A’ 이민 컨설턴트 관계자는 “이럴 경우 배우자는 방문비자만 소지하게 되고,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됨은 물론 자녀 학비 혜택 또한 동시에 사라지게 돼 신청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가령 Carpenter과정은 일반 학교 Certificate를 공부할 경우 배우자가 오픈워크비자를 쉽게 받았으나 지금부터는 National Certificate(Level4) 과정이 아니면 힘들게 된다.

게다가 목수과정과 더불어 한국 이민 신청자들이 많이 몰려 있는 IT과정 역시 Degree-Level(Level7, Computer Science, Information Science or Information Technology)를 공부해야만 자녀학비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유학 전문가는 “갈수록 뉴질랜드는 학사이상이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학과 졸업생들을 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난 13일 발표된 바와 같이‘대학원 이상의 뉴질랜드 학위’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학위’ ‘장기인력부족 직업군에 해당하는 학위’등의 보너스 점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며 “예비 이민 신청자들도 좀 더 멀리보고 가능하면 Degree과정을 공부하는 것이 영주권 취득 후의 정착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학후 이민’을 생각하거나 현재 그 단계를 밟고 있는 한국 이민 신청자들의 대부분이 Degree가 아닌 1-2년 단기코스에 집중된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민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인의 뉴질랜드행 이민을 더욱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A’이민 컨설턴트는 “제법 많은 수의 예비 이민 신청자들이 장기인력부족 직업군의 학과를 공부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30-40대이다. 이는 다시말해 자녀학비 혜택을 통해 이민정착자금을 절약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국 LTSSL의 변경으로 그들의 물적ㆍ심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arpenter과정을 공부할 예정이던 ‘B’모씨(42세, 호익거주)는 “오클랜드 시내의 모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다시 한번 심각하게 ‘전공 변경’을 고려해 보아야 할 시기인 것 같다.”며 “갑작스런 변경으로 뉴질랜드 첫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위에서 듣기로는 예전에는 2년짜리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하면 영주권 심사시 영어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지만 근래에는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져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이민업체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많게는 3-4건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올 상반기에 의향서를 제출한 한 이민신청자는 디플로마 과정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점수를 제출하라는 레터를 받았는데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화 인터뷰 당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담당 이민관에게 원하는 영어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IELTS점수 제출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런 저런 이유를 적어가며 영어면제 요청을 했지만 되돌아 온 것은 700불에 이르는 항소 신청서였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A’이민 컨설턴트 관계자는 “요즘 들어 이민관들은 학력뿐만 아니라 잡오퍼 부분도 상당히 까다롭게 심사하는 편으로 특히 한국인 회사에서 잡오퍼를 받을 경우 십중팔구 영어점수를 요구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민신청자는 “당연히 면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영어시험 제출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며 “일단 준비는 할 예정이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또한 “내가 아는 한 친구는 비록 점수가 미달되었지만 레퍼런스 레터를 잘 받아 영주권이 승인되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절대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2년 이상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했더라도 담당 이민관들은 종종 ‘You must provide IELTS Test Report(이민관은 언제라도 영어점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라고 당당하게 영어점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 이민업체 대표는 “일반 기술이민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많은 예비 신청자들이 ‘유학후 이민’과정을 선택했지만 지금까지 정황을 살펴보면 그 진행과정은 결코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인력부족군 학과에 입학했더라도 해당학교에서 졸업후의 취직이나 영어면제 등을 모두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단순히 자녀공부의 목적이 아닌 영주권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면 스스로 이민동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의 ‘장기인력부족 직업군 리스트 변경’과 ‘2년 이상 학위에 대한 영어점수 요구’에 대해 과거 장기사업비자의 심사 강화 움직임과 거의 흡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요지는 이민부에서 상당수가 장기사업비자처럼 자녀학비 혜택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학과 레벨을 올렸다는 것이다. 영어점수 요구 역시 Degree를 공부하는 학생들에 비해 그들의 영어실력이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기에 이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 유학, 이민 컨설턴트업체 관계자는 “LTSSL 변경 이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자체 판단한 몇몇 학교들은 현재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그들 스스로 또 다른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학후 이민이 영주권 취득의 지름길이 될 수 없음은 이미 여러 사례들을 통해 밝혀진만큼 실질 잡오퍼 그리고 영어점수 등은 언제라도 준비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트타임으로 2년 이상의 과정이나 기술이민 신청시 50점을 받을 수 있는 학과를 공부할 경우 주신청자는 해당코스의 마지막 학기에 학생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뉴질랜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