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키드(Noblesse Kid)'란 돈(Money)에 대한 현명함과 세련된 매너(Manner), 그리고 높은 도덕심(Moral)의 3M을 갖춘 아이를 뜻한다.
- 재테크 전문가와 스튜어디스 매너 강사 부부가 전하는, 우리 아이 준비된 부자로 키우는 법.
- "성공한 부자들은 아이들 경제 교육에 철저, 교양 있는 부자로 키우기 위한 자녀 교육 힌트"
박지성, 박찬호 등 거액 재산가들의 재테크 관리를 담당하는 우리은행 프라이빗 뱅커 박승안씨.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부자들을 접하면서 그가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바로 '부자들이 성공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명문대 졸업장과 그럴 듯한 직업, 혹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하지만 이런 튼튼한 배경이 저절로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던 시대는 이제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오늘날 부자들의 경쟁력은 바로 '재능'과 '돈을 다루는 기술' 그리고 '매너'였다.
박승안씨와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전문 매너 강사인 부인 이윤종씨는 아이를 1등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적어도 '돈과 매너'라면 잘 가르칠 자신이 있었다. 공부에만 노력을 쏟는 것보다 아이가 잘 하는 것에 투자하고 어릴 때부터 부자 마인드를 가르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가이드임을 깨달은 부부. 성공한 부자들에게서 발견한 공통 철학과 그로부터 힌트를 얻은 자녀 교육 원칙들을 정리해 최근 『우리 아이는 노블레스 키드』(황금나침반)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경제 고수 아빠와 매너 고수 엄마가 제시하는 이 새로운 육아법이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기업 총수에서 연예인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는 고객들을 통해 박승안씨는 실제 부자들의 생활을 접한다.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대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이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들이 나태해지는 것'. 열심히 일하여 아무리 큰 부를 일구었어도 아이들에게 그 노력과 지혜를 가르치는 일에 소홀히 한다면, 그 부가 언제 어떻게 탕진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자는 돈에 엄격, 돈 귀한 줄 모르는 아이에겐 불호령
또 한 사람은 딸의 성적표가 시원치 않자 즉시 모든 것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했는데, 안 오겠다며 우는 딸에게 단호한 말투로 이렇게 얘기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놈에게 학비를 대줄 돈은 없다. 이제 네가 뭘 하며 먹고 살 수 있을지 궁리해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 사는 고객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점퍼를 잃어버리고 집에 들어온 아들이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잃어버린 것에 대해 별로 아까워하지도 않는 얼굴이자 아버지는 곧바로 아이를 발가벗겨 집 밖으로 내쫓았다. "옷 한 벌이 귀한 줄 모르다니, 벌거벗고 살라"는 것이었다.
또 최근엔 3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어느 고객과 함께 그의 아들에게 물려준 사업체를 찾은 일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멀쩡한 이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걸 보고는 당장 아들을 불러 직원들 앞에서 호통을 쳤다고 한다. 종이 한 장의 가격과 그것을 버리는 데 드는 쓰레기봉투의 가격까지 10원 단위로 들먹이며 말이다. 아들에게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연필 하나, 종이 한 장도 아껴 써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던 것이다.
이렇듯 진짜 부자들은 돈에 대해 단호하다. 아무리 금쪽같은 자식일지라도 이유 없이는 단 한 푼의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물건을 사거나 먹고 노는 일에 돈을 쓰지만 부자들은 그 돈을 돈이 되는 일에 쓴다. 즉 우리가 돈으로 소비를 하는 사이에 부자들은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자식 교육 역시 투자의 일환이다. 투자에는 당연히 이익이 있어야 하는 법. 자식에게 돈을 쓰려면 자식이 그것을 두 배 세 배로 불려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식에게 철저한 금전 감각을 가르치기 위해 애쓴다. 본인 스스로 지독하고 철저한 생활을 통해 부자가 된 만큼 그 가르침 또한 지독하다.
프로 세계에서 피나는 노력을 통해 거액을 번 박지성, 박찬호 선수의 경우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관리를 우선시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에 있어 리스크를 감행하는 무리한 투자는 절대 요구하지 않고, 현재 자산을 안정적으로 보유하는 데만 집중하는 스타일. 두 사람 모두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닌, 프로가 되기 위한 일을 하는 터라 돈을 불리는 데 큰 욕심은 없다. 다만 은퇴 후 자산의 일부를 자선 단체들에 기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그에 맞는 자산 설계를 병행하고 있다. 처절한 프로의 세계에서 온몸으로 뛰는 두 선수를 통해 박승안씨는 부의 가치와 함께 나눔의 미학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박승안·이윤종 부부가 제안하는 '노블레스 키드' 육아법 6
1 성적보다 재능에 투자하라
만약 아이가 다른 무엇보다도 공부에 재능을 보인다면, 부모로서 당연히 공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에 재능을 보여서가 아니라 공부를 못해서 공부를 시킨다. 내 아이가 명문고·명문대에 입학할 확률은 1%도 안 된다. 설령 그 관문을 통과했다 해도 수익성이 예전만 못한 현실. 아이가 잘 하는 것에 투자하고 그 재능이 직업과 안정된 부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경제 공부를 시켜 '돈맹'에서 벗어나게 하라
박승안씨가 프라이빗 뱅커로 일하면서 놀란 사실 중 하나는, 금융 지식에 해박한 사람은 학력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굉장한 직업을 가진 고액 소득자라 해도 돈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은 기초적인 투자 지식을 모르고 상품 비교법이라든지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 등도 전혀 몰랐다. 반면 학력을 떠나서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돈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그만큼 돈을 다루는 능력도 뛰어났다. 그들은 하나를 설명하면 열을 얻어가곤 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돈에 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는 점이다.
3 절약과 저축을 부모의 생활 속에서 보여줘라
아이들의 경제관념은 부모의 사소한 생활 습관에서 싹튼다. 보지도 않는 TV를 켜놓고 물을 콸콸 틀며 세수하는 아빠, 물건을 산 뒤 잔돈을 확인하지도 않고 주머니에 넣는 엄마, 100원짜리 동전이 바닥에 굴러다녀도 개의치 않는 부모라면 정신 차려야 한다. 경제관념은 어린 시절이 아니면 평생 기르기 힘들다. 버릇없는 아이 위에는 개념 없는 부모가 있듯이, 아이를 노블레스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4 가정의 경제 상황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라.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져 부부는 한숨만 쉬고 있는데, 상황을 궁금해 하는 아이에게 "넌 그런 데 신경 쓰지 말고 들어가 공부나 해"라고 말하는 게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일까? 그러면 아이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 채 아무런 태도 변화도 없을 것이다. 가족회의를 소집해서라도 현재 부모의 경제 능력을 아이들과 솔직하게 공유해라. 이것은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과 '돈이 없을 때는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법칙을 가르치는 것이다.
5 교양 있는 부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매너를 가르쳐라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실함과 절제력, 그리고 금융 지식을 기본으로 한 재무 설계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직함도 필요하고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신용, 양심과 건강한 가치관, 인간관계에서의 도리, 그리고 자존심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돈을 지혜롭게 쓰고 관리하는 능력은 바로 인격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 영어 단어 대신 인사하는 법부터 가르치고 나쁜 성적보다는 버릇없는 말투를 혼내야 한다.
6 글로벌 매너를 가르쳐라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무대는 좁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용되는 지구촌 에티켓, 예의범절의 중요성이 커졌다. 큰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확실한 경제관념과 함께 글로벌 매너를 갖춰야 한다.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하려면 식사 매너, 인사 매너부터 시작되는 작은 행동들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글로벌 매너에는 경험이 필수. 가정 경제가 허락되는 한도 내에서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글로벌 매너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하라.
<굿데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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