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살며, 생각하며 즐기기

Robin-Hugh 2012. 2. 26. 14:30

여기는 뉴질랜드 타우랑가.  한여름날 소나기 내리듯 비가 몇차례 지나간 뒤 이번 주말은 정말 날씨 끝내줍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고, 해도 점점 짧아지네요. 이젠 아침 7시가 되어야 환해지네요. 


어제 저녁엔 예쁜 미녀의 눈썹처럼 가늘고 예쁜 초승달이 떳더군요 .

이른 저녁시간이라 (9시쯤)  제일 큰 별 하나 (납십자성인지?) 가 그 가늘고 예쁜 달 위에서 반짝이더군요. 

오늘 밤엔 밤 하늘의 이 초승달 한번 꼭 보세요.


누군가 그런 밤 하늘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참 좋을텐데 ... 

아이들한테 한번 그려보라고 하시죠?  



올리브쌤네 집 안주인이신 앤디씨가 집 가든에서 가꾼 야채들입니다. 

너무 많다면서 저희 사무실로 한 박스 갖고 오셨어요. 

한국 고추며, 상추며 당근이며 청경채에 오이까지... 


께 있던 몇집이 나누어서 갖고 가셨어요. 

당근은 또 왜 저렇게 이쁜 건지? 

손질까지 깨끗하게 해 오셨답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 대지의 생명 기운과 사람 사는  인정이 듬뿍하게  느껴지는 행복감! 



집 정원에 큰 포도 나무들. 

그 청포도, 적포도 한박스가  사무실에 도착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박사장님? 


참,  매주 목요일에 사무실로 배달되던  free range eggs 는 다음주부터는 매주 월요일에 옵니다. 

달걀 숫자도 팍 줄였습니다. 12개짜리 딱 10팩만 옵니다.  

먼저 오시는 분들 순서대로  사갖고 가시면 됩니다.  


인정과 '먹을거리' 넘치는 - 동네 마을회관 같은 우리 사무실이 저는 참 좋습니다.  



대희는 삼남매 중 막내.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마운트 망가누이 초등학교에 3명의 남매가 함께 입학을 했고, 

이 중 대희가 가장 어린 Year2 학년입니다. 

둘째 누나가 희서. 그리고 year6에 큰 언니 소연. 


아직 학교에 가면 몸을 비비 꼬면서 어찌할 바 모르던 아이. 

요즘엔 'good boy, good boy " 하시며 꼬옥 안아주시는 담임 선생님 덕분에 조금씩 뉴질랜드 학교 스타일에  적응하는 중인데요. 


지난주,

담임 선생님이 금메달까지 주셨답니다.  우와... bling bling 번쩍번쩍... 

너무 신이 난 대희. 

우리 사무실에 와서도  금메달 목에서 내려놓지 않습니다. 


이렇게 칭찬을 먹고 자라는 어린이 나라  -뉴질랜드입니다.



우리 집에도 작년에 포도 나무 한그루 심었는데

아직은 비실 비실 .. 딱 3송이 밖에 열리지 않았네요. 

올해는 맛이 어떤지 간만 본 수준.


하지만 그 잎사귀 위로 쏟아지는 뉴질랜드 투명하고 맑은 햇살 보는 것만으로 오늘 아침,  

명랑해집니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더 경쾌해집니다.


이렇게 눈이 부신 날 아침에... 

오늘은 또 어떤 기쁨이 우리에게 올까 기대하게 됩니다.  


분주히 움직이며 사람들 만나고, 일 하고... 

그러다 한번쯤 그 사람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면 나도 사람이고, 

그 사람한테 뭔가 또 배우고, 

함께 공감하며 웃기도 하고...   

진지해지기도 하면서 ... 


 또 하루가 저물어갈 것입니다. 

 그 긴 하루 사이 멍하지 않게. 그저 깨어 있기만 하면 될 듯합니다.  


귀여운 미스터. 

 먹는 거에 제일 약한 녀석.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 운동도 더 자주 데리고 나가야 되는데... 

 지금 또 집을 지키느라 짖어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보내고, 또 만나고, 보내고 몇년째 그리 반복 되다보니까 

이제는 습관처럼 무뎌진 평범한 만남이  되고 있는지?  늘 거기서 거기의 오고 가는 말들과 관계! 


늘 처음 시작할 때처럼, 늘 첫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설레임처럼 그렇게 1년 365일 살 수만 있다면 좋겠다 싶어 

눈에 띄인 책이 바로 [일기일회] - 법정스님 법문집입니다. 


죽비로 번뜩 맞은 듯 가슴에 울리는  좋은 말씀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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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회는 '지금 이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을 뜻하는 말이다. 

.... 

내 안에서 아름다움이 솟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남과 나누는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수시로 가꾸어야 합니다.

.....

보다 구체적으로 나눔의 삶을 살아갈 때 내 안에 들어 있는 자비심이 샘솟듯 생겨납니다. 

아름다움은 시들지 않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이 가을에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지내지 마십시오. 

이 가을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일기일회. 생애 단 한 번뿐인 가을입니다. 

누구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이 삶입니다. 

이 가을날, 그저 대상만 보고 즐길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샘솟는 아름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 아름다움은 남과 나누는 데서 움이 틉니다.

 이 가을에 다들 아름다움을 만나고 가꾸면서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 [일기일회]  9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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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늦여름 지나고, 가을이 다가옵니다. 

내 안의 아름다움도 더 가꾸고,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다져봅니다. 


긍게.. 거시기 그 뭣이냐,   

우리 모두가 일생 딱 한번의 인연으로 여기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만나부렸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