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신문사

바다에서 죽음과 직면했을 때 (1)

Robin-Hugh 2011. 3. 4. 07:08

올 여름 베이 오브 플렌티 지역 바다에서 익사한 사람은 8명이다. 그리고 올 수영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이 오브 플렌티 타임즈 칼리 우디 기자가 바다를 향한 열정이 어떻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물 속에서 생존하는 법을 익힌 사람이 매우 적은 이유도 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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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에 가라앉은 레스터 필립스씨에게 붉은 불빛이 다가온다. 얼굴을 아래로 한 채 물에 떠있는 중이다. 그는 혼란스럽다.

그는 마치 슬로모션처럼 두 팔을 물속에서 힘들게 움직여 본다. 서프 보드를 잡고 싶지만 움직일 수가 없다. 자신의 목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 외에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

다시 한번 서프보드를 바라보며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그 파도를 타고 몸을 움직이고 싶다. 두 차례 시도했지만 움직일 수 없다.

갑자기 그의 앞에 팔 하나가 보인다. 자신의 팔임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더 이상 숨을 멈출 수 없다. 숨을 들이 쉬자 물이 몸 속으로 들어온다. 끝이다.

그는 사망했다.
***

2005
년 부활절 월요일 휴일, 구름은 마치 마시말로처럼 보였다
.

푸른 대양처럼 보이는 하늘은 환상적이다. 오전 8, 레스터 펠프스씨는 새로 산 서프 보드를 두 번째로 타볼 수 있는 완벽한 날씨라고 생각했다
.

아들 크리스와 조카 아이작도 마타카나(Matakana) 섬 부근에 정박한 12피트 보트 Sea Nymph호에서 함께 점프했다
.

물결을 타고 3-4피트 높이의 파도를 향해 나아간다. 오랜 친구 한명이 펠프스가 파도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봤다. “, 펠프스. 새 보드를 장만했군!” 그가 소리친다
.
그렇다네, 친구
.”
새 보드니까 망가지지 않게 조심하게.”

그 친구는 마타카나(Matakana) 섬 해변에서 부러진 서프보드를 들고 가는 한 사람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펠프스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며 그냥 웃었다.
그러나 2시간 후 조류가 만조에 이르렀을 때 펠프스씨는 한 번만 더 파도타기를 즐긴 후 보트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다
.

그것이 바로 마지막 파도타기가 될 운명이었다
.
5
초 동안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 못한다. 그는 의식을 잃고 바다 속으로 가라 앉는다
.

잠수복을 입고 물에 반쯤 잠긴 채 얼굴을 아래로 향하고 있는 그는 방금 전 2번의 센 파도에 얻어 맞았다
.
목이 뒤로 세차게 꺾이는 바람에 목뼈가 심하게 골절되었다. 얼굴 아래로는 찰과상을 입었고 등뼈가 눌려 버렸다. 서프보드는 반 토막이 났다
.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는 크리스(20)가 방금 세번째 파도타기를 마쳤다. 파도에서 빠져나가다가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펠프스를 발견한다
.

이 노친네가 뭘 하고 있지?’라고 그는 생각한다
.
크리스가 다가가 쿡 찔러 본다. 반응이 없다
.

당황한 크리스가 46살 아버지를 뒤집어 바로 눕힌다. 얼굴색이 파랗고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 나오고 있다
.

아이작!” 비명을 지른다
.

18
살 난 사촌은 좀 떨어져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크리스쪽으로 왔다. 최근 유급 인명구조원이 된 이 두 청년은 가슴이 쿵쾅대는 소리를 느끼며 본능적으로 구조에 들어간다. 그들은 펠프스를 보드 위에 눕히고 해변까지 10분 동안 죽을 힘을 다해 옮긴다. 두 사촌형제는 그들의 무릎이 모래에 닿자 바로 인공호흡을 시작한다
.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펠프스가 계속 숨을 쉬지 않는 것이다. 크리스는 인공호흡을 한 뒤 아버지를 뒤집는다. 몇 리터의 소금물이 쏟아져 나온다. 크리스는 그를 다시 돌아 눕힌다
.

아이작은 뒤이어 CPR을 실시한다. 그들은 펠프스를 다시 돌려 누인다. 다시 물을 쏟아낸다
.
사고가 난 지 거의 40분만에 펠프스는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상태가 좋지 않다
.

아이작은 보트까지 헤엄쳐 가서 휴대전화로 111에 신고한다. 트러스트파워 TECT 구조대의 헬리콥터를 요청한다
.

척추에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인지한 크리스는 헬리콥터가 도착하기까지 약 30분 동안 아버지의 머리를 손으로 받치고 있어야 했다.

병실에서 회복 중에 있던 펠프스는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그는 수영에 능숙했고, 오마누(Omanu) 해상 구조클럽의 회원이지만 오늘 바다는 그를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게 만들었다
.

타우랑가 병원에서 1주일을 보낸 후 미들모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슈퍼버그에 걸렸다
..
3
주 후, 그는 오타라 척추병동으로 옮겨졌고 사고 발생 10주가 지나서야 마침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현재 펠프스씨는 다리를 반쯤 못쓴다. 걸을 수 있지만 목발을 짚고 느리게 걸어야 한다. 목에서 발가락까지 감각이 없으며 무릎에서 발까지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는 뜨거운 물에 다리를 푹 담그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

간신이 참을 만 하지만 늘 그런 느낌을 느껴야 합니다
.”
목 아래 쪽으로 근육 신경통과 경련 등을 앓고 있어요
.”

그의 몸 왼쪽은 70% 가량 정상으로 돌아 왔지만 오른편은 50% 밖에 안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 활동은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을 것 같다
.

펠프스는 이제 더 이상 서핑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상처 치료를 위해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한다. “부상과 그 후유증이 닥치지 전에는 서핑과 인명 구조활동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전 과거 서핑 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펠프스씨는 8살 때 처음 파도타기를 배웠고, 아이러니컬하게도 10살 때 파파모아에서 일몰 즈음에 서핑하다 거의 익사할 뻔 한적도 있다
.
거대한파도 속에서 그는 보드를 잃어 버렸고 다른 서퍼가 태양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던 아슬아슬 순간에 그를 구조하러 왔다
.
그 사건은 평생,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 기억에 남아 있어요. 어린 아이로서 전 바다에 대한 커다란 경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두 번째 사고를 당한 그는 이제 더더욱 큰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
.

사실 전 죽은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가 2005년의 그 끔찍한 날에 대한 말한다. “만약 그 애들 없이 저 혼자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다면 전 죽었을 겁니다. 찰싹거리는 파도처럼 아주 간단하게 말이죠
.”

내 아들과 그 아이 사촌이 저에게 5번의 크리스마스를 덤으로 주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크리스마스를 선사해 줄 겁니다
.”

전 그 아이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

펠프스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파도를 타는 그 느낌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는 사실에 한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죽음에 이를 뻔 하게 한 보드를 아직 간직하고 있다.

그의 구조 기사는 하루 이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었지만, 극적으로 다시 살아난 지금 그의 삶은 결코 과거와 같아질 수 없다. “매우 힘듭니다. 특히 파도가 아주 좋았던 지난달 이후 전 달릴 수 조차 없어요. 다시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