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진이 크라이스트처치를 또 강타했다. 작년 9월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크라이스트처치가 당시의 후유증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오늘 오후 또다시 리히터 6.3도 강진의 습격을 받았다.
이번 지진은 시내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다필드(Darfield)를 강타했던 작년 지진에 비해 그 강도에서는 약했지만 도심에 보다 가까운 곳에서, 또 지층 바로 아래에서 발생함으로써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23일 저녁까지 신원 확인된 사망자 수는 32명, 그러나 현지 언론은 100~200여명이 부서진 건물 잔해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도하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하고 있다. 시내 콜롬보 스트리트에서는 2대의 버스가 무너지는 건물과 충돌함으로써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었고, 크라이스트처치 밥 파커(Bob Parker)시장은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도심 여러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건물에 갇힌 상태이며,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수도관이 파열되었다. 크라이스트처치 스타(Christchurch Star) 호텔의 주차장 중앙이 갈라지면서 마치 강처럼 변화된 상태며, 더햄 스트리트에 있는 한 교회는 건물이 무너지고 콘크리트가 1미터 가량 융기된 상태다.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인 대성당도 첨탑이 부서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시내엔 전기와 가스, 통신이 마비된 상황이며,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도 폐쇄됐다.
현재 모든 경찰 인력이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방위군 인력도 투입될 예정이다.
웰링턴과 더니든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트위터 제보가 있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기반을 둔 타우랑가 시의회 도시관리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어 비상시스템을 가동 중에 있으며 당분간 응급조치 요청에만 응답할 수 있는 상황이다.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엔 1만여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사망자 확인은 안되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키위 달러의 가치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으며 오늘밤 해외시장이 개장되면서 추가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금리의 지표로 통하는 2년 고정 금리 역시 급락했다. 뉴질랜드 통화 준비은행은 작년 9월 캔터베리를 강타한 리히터 규모 7.1의 지진 때에도 하지 않았던 조기 기준금리 인하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New Zealand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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