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 회원방

[스크랩] 2개월만의 가족상봉기 ㅋㅋ

Robin-Hugh 2010. 9. 15. 07:16

 

남편은 인도네시아에서 ,시부모님은 한국에서...

 

2개월,,,,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매일같이 발은 동동 구르시며 아침저녁으로 전화통에 불나셨던

남들보다 쫌,,,유별나신<?> 이 세분들이..

지난 일주일,,,뉴질랜드를 방문하셨다.

 

대기업건설업계에서 40년 근속 이사를 지내시고 계신 시아버님..

"집이 이게 뭐냐....! 컨테이너...도 ,,아니고,,,! 에이~"

유학원에 들르셔서 양사장님한테 괜히 화풀이 하셨다는데.....으...정말 죄송스럽다..

(음...사정은,,,,두분 모두 뉴질랜드행을 결사 반대하셨던 백그라운드가 있었더랬어요...아이고 양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디 얼마나 잘 사나 보자~ 아무리 애들 교육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젊은 부부<?>가 떨어져 사는게 말이되느냐......고 달려오신지라...

 

 

아우...난 좋기만한 우리집...

모두들 우리집에 와보고,,,전망 좋다고 부러워하는우리집...

아버님은 뉴질랜드 집이 다 모델하우스급이라고 기가 막혀하셨다.

 

"아버님,,밤에 여기 야경이 정말 끝내줘요..전 너무 만족한데요..다들 부러워해요"

 

에헤~아부지..!

남편이 일단 아버님 진정시키고 정민이 학교부터 들르셨다. 수업이 끝나기 전에 교실문을 들여다보는 여섯개의 눈,,(남편, 할버지, 할무니) 정민이네 반 애들이 다 쳐다보고 손흔들고 난리,,,담임선생님이 유난히 정민이 옆에 붙어서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해주시며,,,여기에 고개를 끄떡끄떡 거리는 정민이,,,,이 모든 연출된듯한 장면<?>를 보시고 으흑~ 눈물 훔치시는 할무니 할아버지...( 음,,,, 이분들,, 정민이 교실들여다보시고 원래 잘 우신다...쩝; 감동을 잘 하시는 분들이심)

 

 

" 저 어린것이,,,기특하기도,,,으흑"

 

으미..부끄~두분이 마구 눈물을 흘리시고 지나가는 애들이 다 쳐다보고,,,,

교실앞에서 정민과 조부모님들의 감동적인 상봉,,,짜잔~

 

3대 독자 차정민군이 우리 집안의 '신'적인 존재임을 다시한번 확인하면서,,,

 

두달동안 식탁에 3개이상의 반찬을 놓아본적이 없었던 나....

 

일주일간의 식탁을 어케 차려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종갓집 김치가 세일을 하던 차라 넉넉히 구입해 두었고, 뉴질랜드의 맛있는 스테이크용 고기를 부위별로 구워대고, 싱싱한 생선사다 조리고, 야채좋아하시는 어머님께 각종 샐러드, 유학원에 하루에 한번씩 전화해서 식당 묻고,,베들레헴 어디 리커샵에서 소주도 구입해두고, 골프장 매일 아침 모셔다 드리고....밤마다 술잔 기울이고....목소리 높혔다가, 그래 잘 선택했다 느들이 좋다면야 누가 뭐래냐,,,힘들면 그냥 다 접고 들어와라,,,,그래도 그렇지 이눔들아....~~~~~ 온 집안식구가 뿔뿔이 이게 뭐냐~~~~

 

 

로토루아 아그로돔,,,,팜투어 하루잡아 다녀오고

베이웨이브 수영장,,,교회구역모임에 맞추어 웰컴베이 핫풀

프레이저코브에 있는 차이나 타운에서 두번 먹고

야튼파크가서 연날리기 하고

 

애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계시는동안 밤마다 dvd 보고,,늦잠자고 일주일 내내 꿈같은 날들을 보냈다.

 

남편은 거금을 들여 잔디깎이 기계를 사 놓고,,,목요일에 쓰레기통을 언덕위로 올려다 주었다. (헤헤 제일 시키고 싶었던 일,,ㅎㅎ)

매 식사때마다 요리하는걸 거들고, 애들 밥을 챙기고, 세탁기를 돌리고 (이번에도 또 색색깔의 타월들을 한꺼번에 넣어서 다 물들었다 ㅋㅋ)

 

남편이 엊그제 하루 일찍 귀국했다. 꼬박 15시간 가까이 걸려 싱가폴을 들러 인도네시아로...

 

 

그리고 난 오늘 아버님이 여행책자보시고 꼭 가보겠다고 벼르셨던 마운트망가누이 산에 올라갔었다.

' 거기 그냥 뒷동산인데 뭐하러 가신다고,,,,' 남편이 유별나시다며 '마 ?다' 하고 외면했었는데,,

 

정민이 학교 파하는 시간에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삼각김밥 서너개 싸들고 바로 마운트로 향했다. 블랙베리로 사진찍어 페이스북에 실시간 올리면서 남편에게 상황보고 했다. 기특하게도 마운트 산꼭데기에서도 블랙베리 메신저가 잘 ?다..히히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안갔으면 큰일 날뻔 했다.

한번은 무료영어교실로 찾아갔던 모임에서 내가 '마운트망가누이 산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그러냐...한국에는 그런 산들이 동네 뒷동산 처럼 흔하고 많다. 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해변도 일반적이다' 고 말해서 빗발치는 원성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산이 특이하게도 아기자기하고 바다밑에 잠겼던 산이였던지 정상까지 조개껍질들로 지층이 이루어져 있었다.산에 얽힌 드라마틱한 유래 이야기도 들었는데,,음 뭐 사랑하는 연인이 헤어지고 등등,,,잘 생각안난다.

 

 

 

 

 

 

 

 

 

 

 

 

 

유정이를 데리고 가는게 조금 무리였지만,,,,두분이 열심히 번갈아가며 업고 올라가셨다. 부모님이 이렇게 젊고 힘이 있으신건 아무래도 내 복인것 같다. 우리 어머님은 나보고 가위바위보로 나뭇잎 뜯기 놀이를 하자고 하셨다. 아직도 소녀같으신....

산을 내려오면서 시엄마와 며느리가 '워~ 아싸~ .....워~ 아싸' 나뭇잎뜯으며 노는 모습에 산을 오르는 많은 분들<?>이 즐거워하셨다.

 

저녁 5시 반쯤 산을 내려왔다

타우랑가 시내로 차를 돌려 한국인이 한다는 유명한 일식집에서 저녁을 했는데,,그곳에서 유학원 식구들을 네팀이나 만났다.

다니는 곳마나 만나는 유학원식구들이 모두들 너무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주시는지 원......역시 이곳에 있다가 귀국하시는 분들이 이런 끈끈함을 두고두고 잊지 못하신다는 말인가보다.

 

 

워낙 일식을 자주 하시는 분들이라 잔뜩 기대...

모둠 스시를 라지로 시켰는데 50불.....아우,,,근데 양이 좀 심했다. 정민이 혼자 다 먹어버릴정도로 양이 너무 적었다...게다가 부가로 나오는 반찬들도 너무 없고,,,,,,잉 정말 너무해....... 친절하신 사장님 입구까지 나오셔서 인사하셨는데,,회좀 더 주시지,,

그래도 우동이랑 돈까스는 맛이 괜찮았는데,,아무래도 타우랑가에서 회를 먹으려면 낚시를 해서 먹든지, 생선가게에서 횟감을 사는게 맞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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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살면서도 일년에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는 친구들

외국에 사나 한국에 사나 얼굴보기 힘든건 마찬가지다.

매일 얼굴보며 부딪히고 부비고 살면서 늘 그렇게 곁에 있으니 소중함을 모르고

때로 지겨워지기도 하고 귀찮아 지기도 하는 가족

부부는 무조건 같은방에서 같은 침대를 써야 한다는 선입견...

 

"아빠가 너무 좋아요.

크리스마스때 꼭 오세요.

아버지 내가 그린 고양이 그림 가져가세요...

아빠 내일도 유치원에 데리러 오실거예요? 아빠 옆에서만 잘거예요. 아빠 인도네시아 회사 갔다가 오세요.."

 

우리 아이들이 일주일동안 아빠에게 준 사랑은 너무도 벅찼던 모양이다. 아이들 몰래 눈 벌개갖고 현관문 나서던 남편얼굴이 아른하다. 그래,,,그리움 만큼 짙은 사랑이 또 있을까, 잘하는거야. 아이들이 얼마나 감성이 풍부해지겠어....영어공부, 유학,,,이 모든걸 떠나서 서로에게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적당한 거리...난 이게 요즘 너무 좋다.

 

 

떼끼 이놈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

 

그래도 울 아버님 오늘 저녁 마지막 소주한잔 기울이시며,,,이러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똑똑~ 방문 두드리시더니 지갑에 남은 달러랑 마련해드렸던 비행기 삯도 모두 꺼내놓으시고

 

'아이고 아버님~이러지 마세요'

 

'슷~ 잔소리말고 받아~"

 

난....복받은 며느리다.

 

아싸~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Tony mo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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