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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

Robin-Hugh 2010. 9. 15. 07:15

몽몽입니다.

 

오늘 인터넷 서핑 중 올해의 노벨 평화상 후보로 '인터넷'이 올라있으며

이를 지지하는 캠페인이 유명포탈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인터넷은 전 세계 국가와 인종 사이에 장벽을 허물어 개방성을 촉진하고,

소통과 토론 협의 문화 전파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했다."는게 후보 선정의 이윤데요,
인터넷이 2010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인물이나 단체가 아닌 사물이 수여하는 첫 사례가 되겠죠.

 

헤~ 그러고 보니 우리가 타우랑가라는 이렇게 멋진 곳과

요렇게 알흠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다 인터넷 덕분이네요.
평화상이 안된다면 밥상이라도 떠~억 벌어지게 한 상 차려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근데요...수상하게 되면 상금과 상패는 누가 받아야 하지요?
전세계 수백억 네티즌들에게 자일리톨 껌 한알씩이라도 돌리면 좋은텐데요...호오....

 

인터넷의 등장으로 책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겠지요.e-book이 등장하면서 종이책은 결국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언들이 나오기도 했구요.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참으로 영리하고 세련되게..그러나

한결같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이 외수님 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자신의 집에 쇠창살을 치고 집필을 하던..그..거.지.같은(?!!!;;;;) 모습이 영 마땅치 않아
이 분의 소설 한 권 산문 하나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던 것 같아요.신랑이 읽던 소설 몇페이지 흘끗 보던게 전부였는데요,
세월이 한참이나 지나 내 모습도 그닥 거.지.보다 나을 것도 없단 생각도 들고,조금씩 눈이 아닌 마음으로
무언가를 보려고 노력하던 어느날 부터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지요.
'트위터계의 대통령' '트위터계의 간달프' '소통의 절대자'등으로 불리우는 이 분은
(트위터가 뭐야?하시는 분들은 지식검색에서 '트위터'를 먼저 쳐 보세요..ㅋㅋ)
세상과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스로 권위를 내던지고 초딩들과 눈높이를 맞춥니다.
젊은층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 필수라는 작가는 하루 5시간 정도 인터넷에서 노신다(?)네요.

10년을 인터넷에서 놀다보니 자연 네티즌 용어도 많이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가 만든인터넷 용어들도 적지 않답니다.

 


자..그럼 제목부터 인터넷 냄새가 폴폴 풍기는 <하악하악>의 목차를 좀 볼까요?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목차..참...쩔지요? 여기 부터 토~옹 이해가 불가하신 분들...대략난감,,캐안습입니다.

<하악하악>과 <아불류시불류>는 그가 자신의 블로그나 트위터에 올려서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던

글들을 모아 만든 에세이집입니다.

<하악하악>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꿈꾸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이외수의 생존법을 전해주는 책이라면

 

 


<아불류시불류[我不流 時不流]-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시간 속에 내가 있고, 그대가 있고, 그리고 생명이 있다는 가르침,

시간을 아우르고 넘어서서 마침내 자신 안에 품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외수의 비상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용은 두 책 모두 300여개의 단문으로 이루어져있어요.
책에서 지식만을 얻기 바라시는 분이라면 이 책들의 공백에서 지면낭비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단문들 속에 담긴 자연, 그리움, 유머..그리고 도덕이나 정의를 말하는 행간을 읽다보면

그 공백만큼의 쉼표와 휴식도 필요한,,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들임을 알게됩니다.

 

이 책들에선 향기가 납니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향기말구요,진짜로 화학적인 향기가 나요.
삽화가 정태련이 몇년간 발로 뛰며 그려낸 한국의 토종물고기와 야생초들의 세밀화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혹 거기서 나는 향기가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던데요...제 또래라면 누구나 기억에 있으실

'이브껌'의 향기를 생각하시면 비슷할껍니다.

 

이책들은 참 쉽고 직설적이고 경쾌해요.
이외수님은 제 개인적 호감작가 리스트에도 상위에 랭크되지는 않지만

가끔씩 그가 내지르는 독설은 속이 다 시원한 느낌을 주기때문에
전 종종 인터넷에서,부러 '이 외수 쓴소리'를 찾아 읽고 찔려하는 자학을 즐기기도 합니다.


진득하니 책 한권 읽을 시간이 없게 바쁜 분들,
더러븐 세상,남몰래 침이라도 퉤 뱉고 싶으나 용기가 없으신 분들,
내용보다 디자인 보고 책을 고르시는 분들...이 선택하시면 흐뭇해 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이 외수님이 숙제하나 내 주시네요.


"왜 사람들은 행복을 잡기 위해서하고 말하면서 한사코 행복의 반대편으로만 손을 내미는 것일까요?"

 

 

아...
털썩.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몽중설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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