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조기유학

한 송별회에 얽힌 단상

Robin-Hugh 2008. 8. 5. 20:47

오늘 아침에 참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 주말에 온천장에서 대대적으로 열렸던 송별회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는데요.

한국에 잠시(?) 다녀오신다는 분께서 여러 어머님들과 송별회 겸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고 초대를 하셨습니다.

 

이 분들은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도착하신지 겨우 한두달정도 되신 가족분들입니다.

어느정도 정착이 무난하게 마무리됐고, 아이들은 학교 잘 다니고요, 그리고 점점 이 나라, 이 도시에 적응하시면서

"아마 조금 더 살면 한국에 가기 싫어질 것 같아 빨리 갈라고 해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동안 현지에 정착하시는 동안 이웃들끼리 서로 돕고, 어려운 일 함께 하시면서 동고동락 하셨던 일종의 타우랑가 동기동창생 어머님들이십니다. 늘 우애있게 지내시는 모습에 곁에서 돕는 저희도 어느 한분이라도 더 고생하지 않도록 늘 신경을 쓰게 되었고요,  이런 송별회 점심 식사 자리라면 더욱 뜻 깊고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어 ... 함께 참석을 했습니다.

 

커피 한잔씩에 간단한 점심 메뉴를 함께 나눠드시면서요.

지난 몇년간의 일들이 주루룩 오랜 영화 필름처럼 떠오르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도 쌓이겠지만, 미움도 생기게 마련이더군요. 

 점점 기대가 커지고, 초심을 잃게 되기도 하고요, 혹 중간에 한두가지 서운한 점이 생기다 보면,,,

1년 공들여 쌓았던 탑도 한꺼번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부부도 함께 살면서도  애증이 쌓여야 진짜 부부가 된다고도 합니다.

어쩌면 짧게, 좋은 추억과 기억만을 남기고 떠나시게 됐으니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저희로서는 늘 주의하고, 경계하고, 밖으로 쉽게 표현하는 성격도 못됩니다만...,  

어떻게 해야 과연 1년, 2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어쩌면 평생 사시는 동안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고, 행복했던 경험이었다 기억하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

여기에 사는 사람들, 여기서 만난 새로운 친구, 이웃들로 인해 이 도시가 더욱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을까...  

저희 어깨의 무게가, 심리적 무게가  점점 더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노년의 부부가 마주 보고 앉아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말입니다.  평생을 함께 해준 당신께 감사해요" 하는

영화의 한 대목처럼 말이죠.  오랜 기간동안 묵고 묵어서 진심으로 감동이 되는 그런 서로의 마음을 희망합니다.

 

지금 당장의 한가지 불편함이라도 1년, 2년이라는 긴 기간을 두고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 당장의 한 소홀함이라도 널리 배려하고 마음을 열면 더 큰 기회가 생기고, 더 큰 기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편안하게 생각하시면 더욱 쉬워지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계산하시다, 너무 어려워하시다 자꾸 꼬여드는 일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편안하게,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대화하고 소통되길 희망합니다.

 

저희는 늘 똑같은 마음으로,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늘 같은 자리에, 그 자리에 똑같이 서있습니다.

많은 가족분들이 낯선 나라, 낯선 도시 뉴질랜드 타우랑가 저희 곁으로  처음에 도착하셨을 때 처럼,

타우랑가에서 저희를 만나 처음 느끼셨던 그 마음대로 늘 곁에 함께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주저리주저리.....

수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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