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살아가기/뉴질랜드 이민·비자

뉴질랜드 럭비 - All Blacks와 Warriors

Robin-Hugh 2007. 11. 23. 20:09

<럭비 유니온과 럭비 리그>


1990년대 초반 뉴질랜드에 이민 오고 나서 럭비라는 경기를 TV를 통해서 처음 본 나는 1995년 워리어스(Warriors)라는 명칭으로 새로운 럭비 팀이 등장했을 때 ‘이건 뭐여’식으로 궁금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교민들 중에는 All Blacks와 Warrior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마디로 럭비 게임이 두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야구도 우리가 흔히 하는 야구와 더불어 소프트 볼로 나뉘어져 있듯이 럭비도 럭비유니온 방식에 의한 게임과 럭비리그에 의한 게임방식으로 구분되어 있다.

 

 지난 2007 럭비월드컵에서 참담한 성적표로 키위들의 가슴에 우울함을 안겨 준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팀 올 블랙스(All Blacks)는 럭비유니온 게임방식으로 치러지는 럭비게임의 뉴질랜드 국가 대표팀이고,

 

 Warriors는 럭비리그 형식으로 호주를 주 무대로 치러지는 National Rugby League의 뉴질랜드 지역 팀 이름이다. 즉 이 친구들 표현대로 같은 럭비이지만 다른 Code의 게임이다.

▲Warriors Logo


이 럭비리그는 비슷한 경기장, 럭비 볼 그리고 골 포스트를 이용하지만 게임 방식은 많이 다르다.

 

 올블랙스로 상징되는 럭비유니온의 경우 15명의 선수들임에 반해 럭비 리그는 13명이며, 트라이에 주어지는 점수도 럭비유니온은 6점 그리고 럭비리그는 4점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럭비유니온의 경우 볼이 상대편으로 합법적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계속 볼을 점유할 수 있지만 럭비리그의 경우 6번에 걸친 공격기회만을 인정하고 그 다음부터는 강제적으로 상대편에게 볼을 넘겨주어야 한다.

일일이 세부 룰의 차이점을 서술하자면 몇 십 페이지가 될 것 같기고 하고 또 개인적으로 이 룰을 제대로 다 알지 못하기에 간단히 결론을 짓고 싶은데 요는 우리가 뉴질랜드에서 흔히 보는 럭비게임들, 올블랙스, Air New Zealand Cup이나 슈퍼 14 등의 게임은 럭비 유니온 방식이고 주로 Sky TV나 Prime TV에서 방영해주는 New Zealand Warriors 게임은 럭비리그방식으로 서로 다른 게임방식이라는 점이다.

<퍼시픽 아일랜더들의 NBA, 럭비리그>
워리어스의 게임을 보신 분들은 느꼈으리라. 이 팀 선수들의 대부분이 파케하가 아닌 퍼시픽 아일랜더들임을. 현재 워리어스가 참여하고 있는 National Rugby League의 경우 올해 호주 15팀과 뉴질랜드 연고의 Warriors 1팀을 합해서 16개 팀이 장장 7개월에 걸쳐 벌이는 리그게임인데 다른 호주 팀들은 대다수가 백인 선수들임에 반해 뉴질랜드 워리어스는 절대 다수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퍼시픽 아일랜더들이다.

이 현상은 마치 미국 흑인들이 타 분야에서는 백인들에게 절대적으로 밀리지만 농구 NBA에서는 그들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탤런트와 더불어 이에 근거해 사회적 계급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탈출구가 스포츠, 그 것도 폭발적인 순발력과 유연성을 요구하는 농구가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학생시절부터 몰입한 덕분에 NBA하면 당연히 흑인들의 각축장인 것처럼 만든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 내 인식이다.

물론 뉴질랜드의 경우 올블랙스로 상징되며 럭비리그보다는 훨씬 더 국가적 인기를 얻고 있는 럭비유니온이 이들 퍼시픽 아일랜더들에게 매력 있게 다가올 수 있지만 국가적 명예보다는 개인적 부의 축적 그리고 보다 넓은 기회의 포착이라는 측면에서는 제한된 연봉과 상위 리그로 들어가기 힘든 럭비유니온(가령 3부→2부 →1부 → super 14 → 올블랙스)보다는 훨씬 시장이 큰 호주 럭비리그 팀들을 겨냥해서 아직도 많은 파케하들이 열광하는 럭비유니온 게임보다는 이들 보다 더 큰 시장의 Aussie들이 열광하는 NRL(National Rugby League)을 겨냥해서 럭비리그로 코드를 정하여 이 시간에도 부지런히 스포츠를 통한 계급 상향이동을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유색화하고 있는 럭비>
퍼시픽아일랜더들의 럭비 팀에 있어 확산현상은 단지 이들 워리어스와 같은 럭비리그 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뉴질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올블랙스의 선수구성에도 나타남은 지난 번에도 얘기한 적이 있다. 다만 상업화가 먼저 이루어지고 호주라는 보다 더 큰 시장을 가진 럭비리그 덕분에 물질적 부 축적의 몇 안되는 통로로 이를 인식한 퍼시픽 아일랜더들이 럭비유니언보다 더 럭비리그에 경도된 것으로 나에게는 이해된다.  

아무튼 올해 총 16개 팀 중 4위로서 정규리그를 훌륭하게 마무리한 워리어스는 플레이오프 게임을 모두 놓침에 따라 다소 실망스럽게 NRL을 마쳤는데 이들이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오클랜드 Penrose에 있는 Mt Smart Stadium(이전 이름 Ericsson Stadium)에서 홈 게임이 있는 날 대부분의 관중들은 오클랜드 남부에 거주하는 퍼시픽 아일랜더들로 보인다.  TV광고에서 많이 보이는 Warriors의 스폰서 중의 한 사람인 Mad Butcher 설립자인 Peter Leitch의 최초 가게가 이들 퍼시픽 아일랜더들의 밀집지역인 오클랜드 남부 Mengere였음이 럭비리그와 퍼시피 아일랜더들의 끈끈함을 엿보게 하는 측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준> - 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