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 회원방

뉴질랜드에서 이런 일, 저런 일 당하고 드는 생각들

Robin-Hugh 2012. 5. 23. 21:26

1년내내  날씨 제일 따뜻한 ,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해변 도시  타우랑가에도 겨울이 닥치고 있나봅니다. 

요즘 최저 기온이 영상 4~5도까지 내려가는데 (낮 최고 15~17도)..   

이례적으로 5월에 닥친 때이른 한겨울 기온입니다. 

이러다 다시 따뜻해졌다가, 다시 또 추워졌다가 반복 하면서 6월, 7월 뉴질랜드 겨울이 가겠지요. 


요즘 이래저래 닥치고, 겹치는 일들이 - 누구한테나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는 일들- 이 여기저기 몇건이 터지네요. 

사람사는 세상이다 보니.. 

아무리 지상 낙원 뉴질랜드라고 해도 벌어질 일들도 있고, 그 중에서 못마땅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눈물이 나는 일들도 더러 있게 되네요. 


제가 잘난체 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 도통한 신선도 아니고,

 이래서 저래서 그렇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다 풀린다고 설레발 까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여기 타우랑가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끼여 -  온갖 사건과 사고를  함께 겪으면서, 

다 함께 고민하면서 이겨내자는 말씀을 한번 나누고자 합니다. 


탐욕과 이기심이 세상 만병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그저.. 

나도 불완전하고, 다른 사람도 나처럼 불완전한 사람이다보니 누구나 실수도 하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울 것이다 믿어야죠.  

그런데 나는 아무 잘못이 없고,   다른 사람만 잘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안계시잖아요.  

나도 실수를 하게 되고, 다른 사람도 당연 실수를 할 수 있지... 그렇죠? 

나만 완전한 인간이라고 믿으면서, 다른 사람들  흉보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듭니다 .


마음 크게 잡고, 크게 숨 한번 더 쉬면서... 

모두가 함께 고생하고 있는 똑같은 - 어쩌면 다 같이 불쌍한 사람들- 이란  연민과 애정이 더 필요할 듯합니다. 


"나는 욕먹는 일 절대 없다"고 말했더니 주위에서들 "혼자만 모르는 것이다"고 단언, 직언해주십니다. 

어찌 저에게도 흉 되고,  책 잡히는 일 하나도  없겠습니까? 

다만 그저 내 양심껏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들어도 못들은 척 귀를 먼저 닫았고요. (모르게 약이다!)  

언젠가 남들도 다 알아주겠지 하는 스스로 위안하며  묵묵하게 혼자 갈 수 밖에 없더군요. ...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는 더 잘 알게 될 것이란 희망, 이해해주는 날이 있겠지 하는 바램으로 말입니다요.   





요즘 집 이사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갑자기 복통이 생긴 아이 때문에  병원에서 이틀밤을 새운 분도 계십니다. 

학교에서는 불행스런 일도 생기기도 합니다.  

그 당사자들의 중간에서 골치 아프고, 도망가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닥쳤느냐?  뉴질랜드에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 " 

맨날 맨날 지상 낙원처럼, 구름위에서 살 것 같았는데 왜 이런 시련이 나한테만 닥치느냐하시면서 

 더 괴로워하시는 분둘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동차는 사고가 나서 찌그러지고 (다행스럽게도 다친 사람들은 그동안 한분도 안계시지만요) , 다른 사람이 와서 차를 박아버려서 눈물이 쏟아지기도  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는데 딱히 병원에 혼자서 갈 수도 없을 만큼 영어 압박도 심하고요.  한다고 배워보는 영어 실력은 왜 이렇게 늘지도 않고,  뉴질랜드 집은 또 왜 이렇게 추운 것인지? ... 

끝도 없이 이어질만한 여러 사건,사고,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가끔의 좌절,화,스트레스도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다 이겨내면서 결국엔 다 웃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맑고 밝게 뛰어놀고요. 그저 여기서 외로움 버티고 살다보니까 아이들 훌쩍훌쩍 커버리고, 속도 더 차게 되고,  영어도 언제 그렇게 늘었나 싶게... 뉴질랜드 아이들처럼 조잘조잘 잘도 떠듭니다. 

맘껏 운동하는 아이들, 맨발로 푸른 잔디밭에서 깡총깡총 뛰어노는 아이들, 뉴질랜드 투명한 햇살 아래 환하게 웃는 아이들 보면  이만한 고생은 진짜 고생도 아니다, 그저 스스로 대견해질 때도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누구나  한번쯤은, 언제간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인데 하시면서  쉽게 잊어버리기도 하시고요. 

주위에서 도와주는 이웃들, 친구들 덕분에 기운을 더 차리기도 하고요. 

낯선 이국에서 더욱 귀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하면 진짜 더 귀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 일 겪다 보시면  - 심지어 "병원에서 이틀간 있었다니 병원 영어는 이제 다 배웠네요! " 하시면서 늘 웃음을 잊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다행스럽게도 큰 병이 아닌 그저 지나가는 복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겪은 일이 내가 겪을 일 전부가 아니고, 또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이 내가 알아야 될 전부도 아닙니다. 

그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스스로 겪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더 배우고, 더 많이 느끼고, 더 커가는 (어쩌면 나이값을 하게 되는)  그런 하루하루가 아닐까요? 


뉴질랜드에 잠시 와 살든, 아니면 한국에서 그대로 살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아무리 크고 상심할 일이라고 해도- 모두가 조금씩 도우면 금방 다 해결이 되고 뭔가 방법이 다 있을꺼예요. 혼자서 끙끙하지 마시고 주위에서 도움도 받고, 스스로에게도 더 도움을 주시며 기운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더 받고, 다음에 더 드리면 되는거니까요.  

내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 혹 뉴질랜드 학생들을 멍들게 하고, 주위 한국 학생들까지 어렵게 만드는 일 또한 없겠죠. 

뉴질랜드 조기 유학 중에 가장 경계해야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우리 자녀는 우리 부모 혼자서 키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뉴질랜드 친구들과 한국 친구들과 함께 자라는 것입니다.   

내 친구를 살리는 길이 먼저 내 자식을 살리는 길이 된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또 우리 애 귀하게만 키우시는 것 또한 어쩌면 '없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겐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것까지도 사려깊게 생각해주시는 부모님들 - 우리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학부모님들은 모두가 멋쟁이라고 소문 날꺼예요. 한국에까지요. 


우리 서로 칭찬만 해주시고요. 

함께 길게 길게 - 타우랑가에서 오랫동안 잘 살아보시자고 한말씀 올렸습니다.  



* 웃지 못할 타우랑가 생활 에피소드 (1)  *

전기요금 자동이체 신청서를 올리브 선생님이 한 어머님께 드리면서 "우체통에 넣으시면 됩니다" 하셨데요. 

며칠이 지난 뒤 그 어머님 말씀 "우체통에 넣었는데 왜 안갖고 가나요?" 

어떤 우체통인지 여쭤봤더니 우체국에 있는 빨간색 스탠다드 우체통이 아닌 집 앞에 번지수 적혀있는 수신용 우체통에 

넣어뒀다는 것이었죠.  ㅎㅎ  


그 분이 오클랜드 영사관에 귀한 서류를 떼러 다녀오셨어요. 

그러다 타우랑가 집에 와서 보니까 그 서류가 어디 있는지, 절대 잊어버리지 말자 꼭꼭 챙겨놨는데.. 없어진거예요. 

그래서 다음날 씩씩하게 다시 한번 오클랜드 영사관에 다녀오셔서 일 다 해결하셨습니다. 

진짜 어이없어 하는 저희한테 하시는 그 분 말씀 --

 "그럴 수 있잖아요" 


제가 여기 타우랑가에서 만난 수많은 어머님들중에서 - 물론 젊은 어머님이시기도 하시지만요 -  

가장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한  '타고난' 뉴질랜드 생활 적응가이십니다.  

계속 밝은 모습으로  화이팅!!!  


      




마운트 망가누이 초등학교에 다녀오던 날에. 

마이트 교장 선생님 말씀 "올해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 모두가 너무 예쁘고, 어느해보다 다 뛰어난 학생들이다"

흡족해하시면서 자랑하시네요. 


점심 때 운동장에서 맘껏 떠들고 노는 아이들 속에서 ,  재잘재잘 대는 여학생들 속에서 

교장 선생님이 흐뭇한 표정으로 푸른 하늘 아래 서 계십니다. 




       "그래.. 맨날 맨날 즐겁게 신나게 뛰어 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