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아수라왕과 부처님이 싸울 때

Robin-Hugh 2011. 6. 25. 04:59

요즘 저한테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요, 그냥 집어드는 책이 요즘 이렇네요.

 

<붓다, 나를 흔들다>  - 법륜스님 지음

 

저는 교회도 다니지 않고, 절에 다니지도 않고, 딱히 종교나 믿음이 없습니다.

옛날 우리 어머님이,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대로 그냥 다른 사람 해치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자는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들한테 뭔가 배울 것이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자신을 채우려고 더 노력할 따름입니다.

타우랑가에서 살다보니, 주위에 귀한 말씀 들려줄 선배,동료,후배들도 적다보니

(타우랑가엔 아저씨들이 별로 없잖아요, 아니면 제 귀가 너무 막혔는지도... )

오히려 요즘엔 책에서 더 많은 귀동냥을 얻고 있는 중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책...

제가 부처님처럼 어떤 깨달음을 얻고자 집어들은 것은 아니지만, 어케하면 세상 더 편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일이 이런 일이다 보니 자꾸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되고, 또 어떻게 대접해드려야 되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유유자적 평상심을 유지하며,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까 - 물론 저부터요-

혹 스님의 '귀한 말씀' 한마디 더 얻어 들을까 싶어 이 책을 꺼내봤습니다. 

 

"화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법"

 

아수라의 왕 - 우리가 난장판을 아수라장이라고 하는 것처럼 화를 잘 내고, 욕설도 심하게 하는 -과 부처님이 만났어요.

아수라가 온갖 화를 내는데 부처님께서는 침묵을 지키십니다.

부처님이 아무 대꾸도 못하니까 당연 아수라가 이겼다고, 옳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때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둔한 자는 욕과 비방을 늘어놓고서 자기가 이겼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올바른 인내를 아는 이의 것이다.

성내는 자에게 되받아 성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성내는 자에게 되받아 성내지 않는 자는 두 가지의 승리를 얻는다.

다른 사람의 노여움을 알고 정념으로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자는 스스로에게 이김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이기는 것이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덩달아 화를 내는 사람은 승리자가 아니다. 패배자다.

상대에게 끌려드니 상대에게 진 것이고, 자기 분을 못이기니 자기 자신에게도 진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패배에 속한다"

 

그러면서 법륜 스님이 덧붙여 하시는 말씀.

 

첫째, 상대는 가만히 있는데 자기 생각으로 분별심을 일으키며, 상대를 보고 화를 내는 사람이 제일 어리석은 자이고..

상대가 자기한테 화를 내면 자기도 따라서 화를 내는 사람이 두번째고,

상대가 화를 내는 바람에 덩달아 화가 나지만 참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으로 세번째고

(참다 참다 결국은 터져버리기도 하니까, 이런 착한 사람이 더 무섭다는...),

그래서 수행자는 참아서는 안됩니다.

수행자는 참을 것이 없어야 합니다. 참을 것이 없기 때문에 오래 참는 거예요.

 

참을 것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옳다, 네가 그르다 하는 분별을 끊어야 합니다.

내가 옳다 하는 것은 내 관점, 내 생각일 뿐입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부터 버리면 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참을 것이 없어지는 거예요.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 상대가 화를 내더라도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저 사람이 살아온

배경이나 처지나 조건에서 보면 그럴만하겠다 싶어지지요.  

 

(주: 우리가 뉴질랜드 사람들의 친절, 인종차별을 이야기할 때처럼요) 

 

그렇다고 그 사람 행위가 모두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예요.

상대방이 이해되고 인정되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저런 수모를 겪고 어떻게 참을까, 인욕보살이다 하겠지요.

그러나 정작 본인은 참는게 아니죠.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더 나아가 불쌍히 여기고 연민하는 것이죠.

그러니 부처님께서는 자신에게 화내는 상대를 보고도 싱긋이 웃을 수 있는 겁니다.

오히려 위로의 말을 할 수도 있겠지요.

 

상대에게 끌려가지 말고, 자신을 잘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에게도 이기고, 자기에게도 이기는 자.  두 가지의 승리를 행하는 자다...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따라서 네번째 사람은 상대가 화를 내지만 자기는 빙긋이 웃는 사람, 침묵하는 사람입니다.

화가 일어날 때 화가 일어나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그냥 놓아버리는 사람. 그래서 참지 않는 사람입니다.

미워하지 않기 때문에 용서할 것도 없는 것. 이것이 수행자의 길입니다.

 

한번은 어떤 브라만이 부처님에게 막 욕을 했어요. 욕을 하는데  부처님이 아무 말 없이 길을 가니까 이 브라만이

흙덩이를 집어 부처님께 던졌죠.  그런데 마침 바람이 거꾸로 불어서 자기가 흙먼지를 다 뒤집어 썻어요.

 

바람을 향해 던진 흙이 오히려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이,

우리가 화를 내고 짜증내고, 미워하는 것은 남을 해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해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어리석게도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를 잘한 행위라고, 그런 사람들을 승리자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승자의 길이 아니라 패자의 길입니다.

 

상대가 화를 내더라도 침묵하거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될 때, 두 가지의 승리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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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 너무 긴가요?

 

될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우리도 네번째 수행자의 '흉내'라도  내보시자고요~~~~~~~ ^^

 

 

 

* 코로만델로 오늘 많은 가족들 여행 가셨는데 비가 안와서 참 다행인 아침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