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상한 취미가 둘째 휴가 그동안 노래를 부르던 ... 지렁이.지렁이를 분양받아 와 드디어 Worm farm을 집에 만들었다.
지난텀에 학교에서 환경 보호을 주제로 한 수업을 하면서 늪지대 관찰 학습(다음번 포스트에 기대!)도 다녀왔고,
베들레햄 칼리지 익스텐션 센터에 다니면서 '지렁이 화분(Worm farm)'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배우다보니,
당시 선생님이 카티카티 댁으로 와서 분양해 갖고 가라고 해서 (집도 모른채) 무작정 카티카티(Katikati)행!
휴가 카티카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렁이농장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동네 구경하는데..
저기 한 카페에서 들리는 말...
"Hello~ Robin and Hugh!"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오전 늦게 일어나 딸이 아르바이트하는 카페로 온가족이 커피랑 아침식사를 하러 나왔다.. 길거리 걸어가는 우리 가족을 보고 반가워서 부른다.
"예고도 없이, 약속도 없이 지렁이 분양 받으러 가는 길이다!"했더니.. 얼마나 놀라는지!
커피 한잔 하고 가자며 아이들도 데리고 앉아 커피랑 밀크세이크를 사다 주신다!
커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날씨도 이젠 완연한 봄 날씨로 바뀌었고, 곳곳에 벚꽃이 만발하고 화창한 햇볕은 점점 따뜻해지는고
길 한복판에서 이렇게 반가운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도 행운 중 행운이다.
(사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가르켜 준 선생님 주소,전화번호는 확인해보니 다른 집이었다!)
뉴질랜드 왠만한 가정이라면 대부분 집에서 콤포스트를 사다 정원을 만들고, 야채도 직접 가든에서 키워서 먹는다.
환경에도 남다른 관심으로 이런 환경친화적 지렁이에 관심이 많다. 서로 분양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며 함께 벌레를 키운다.
(집에 돌아오며 웨어하우스에서 저 지렁이통도 사오면서 보니.. 전화하면 지렁이도 구입할 수 있다)
보통 한국에선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 배출을 점점 줄여가고자 집 안에서도 키울 수있는 방식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그야말로 오가닉 콤포스트를 만들기 위해, 직접 가든에 쓰기 위한 지렁이 캐스팅(또는 Wee 쥬스!) 을 얻기 위해 가든에 설치한다. 생태환경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이미 많은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온갖 재활용 가능한 먹이를 이용해서 자가 퇴비화를 위한 지렁이를 지렁이 상자나 용기(Worm farm)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렁이는 그 가정의 생활양식을 측정하는 지표이자 그러한 생활을 도와주는 존재로 인식된다.
지렁이와 함께 공생의 가치, 생태 친화적인 새로운 생활 방식의 추구이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 지렁이는 땅속에 사는 그냥 쉽게 볼 수 있는 earth worm이 아닌 Tiger worm이다. 뭐든지 먹고 ?고 wee(쉬)도 한다.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지렁이를 애완용으로 키워도 좋을 듯하다.
음식 쓰레기 등을 주면 (심지어 종이도 잘 먹는다!) 하루만에 깨끗하게 사라진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도 worm farm, garden이 있으니 필요한 거름더미도 만들고, 주위에 관심있는 이웃들에게 지렁이도 분양하고 해야겠다.
그나저나 선생님이 써준 아이들 먹이 리스트를 어디에 두었지?
오면서 로빈 엄마 왈 "뉴질랜드에서 이렇게 친철한 선생님은 처음이다!'고 한다.
모두가 친절하지만 그것보다 더 한 어떤 감동이 지렁이와 함께 가슴속에 꽉 채워진 것 같은 느낌이다.
아이들과 오전 내내 지렁이 교육을 시켜주고, 온갖 재료를 갖다 mini worm farm도 부엌에서 함께 만들고,
지렁이도 공짜로 주고(아무 사례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감사한 일이라고 그 아빠가 말씀 하신다),
심지어 점심 때가 되었으니 온가족이 함께 식사도 하고 가라시는데 도저히 약속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으로서 엄두가 나지 않아..
몇번을 감사한다고 말씀을 드렸는지 모를 정도도 여기서 나고 크는 우리집 아이들도 'very very kind'라고 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이들 데리고 저희 집으로 구경오시고요, 한달정도 되면 지렁이 분양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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