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어느 화창한 겨울 일요일 아침입니다.
타우랑가에서 내륙 서쪽 해밀턴 방향으로 카이마이라는 높은 산맥이 자리잡고 있고요,
그 깊은 산 속에 화카마라마라(Whakamaramra)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지난 3일간 포섬(Possum, opossum, 주머니쥐) 사냥 대회 시상식을 하면서, 마오리 항이(지열로 익힌 고기,야채음식)와
여러 종류의 Wild Food(야생 동물 요리)를 판다고 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Possum 털은 우리나라 족제비털처럼 여러 털 의류, 털 장갑 등에 널리 쓰입니다만,
Possum은 뉴질랜드에서 숲 생태계를 가장 해치는 나쁜 녀석의 대명사고요, 특히 키위새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공공의 적 1위'입니다. 11살쯤으로 보이는 어떤 남학생에게 물어보니 "아빠랑 함께 다니면 18마리를 잡았다"고 하네요..
요즘 디스커버리 TV 프로그램 중 "Man Vs Wild"라는 것이 있는데요,
진행자 Bear Grylls가 지구의 오지란 오지를 다 돌아다니면서, 별 것 다 먹는 남자, 극한상황에서 생존하는 법 등을 보여주는데
저나 우리 집 아이들이나 무엇이든 한번 먹어보겠다는 의지도 컸습니다.
가자마자 사냥해서 갖다 포섬, 야생 산토끼(hare, rabbit)가 작은 산처럼 쌓여있고요,
휴는 저 큰 산토끼(Hare)가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해서 진 녀석이라고 하더군요..ㅎㅎ
야생 산토끼는 농작물을 해치는 짓 때문에 뉴질랜드 남섬에서는 사냥의 주된 표적이 됩니다.
털은 꽤 부드럽고요, 여러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바로 옆엔 포섬, 토끼 등이 뉴질랜드 야생 생태계에 어떤 나쁜 짓을 하는지 교육 자료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니까 이런 놀이터도 빠질 수 없겠네요..
지금 아이들이 먹고 있는 것은 Wild Duck 소시지입니다.
이외 아래 움막처럼 되어 있는 카페에서 파는 메뉴 중에서 우리 가족이 먹은 음식입니다.
- 야생 사슴고기(Venison) 햄버거
- 야생 토끼 햄버거
- 멧돼지 패티 (Wild Pig)
-- 뭔가 저도 못 먹어본 고기가 있었는데...기억이 가물가물.. (앞에 있는 막내 미스터 종자의 고기는 절대 아닙니다!)
로빈이가 토끼띠인데요. 토끼 고기가 제일 맛있었다고 합니다.
Fear factor, Man vs Wild에서 본 것들이랑 비교하자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야생 고기들이네요..
포섬 털코트를 입고 Possum Queen으로 분장한 아주머니..
아래 여러 종류의 포섬 분장도 하신 "이상한 취미(?)"를 갖고 계십니다.
운동장에선 아이들 심심하지 않게 말 태워주기...
오며가며 보는 키위 과수원 - 이제 잎사귀도 다 떨어졌고요, 노란 감나무와 파란 하늘이 시원해보입니다.
참, 뉴질랜드의 단감도 참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키위보다 단감을 더 좋아합니다.
위 화장실에 앉아있는 포섬 인형 -- 나름 귀엽지 않나요?
괴상하기도 하고요, 엽기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만 뉴질랜드 사람들에겐 분명 포섬이라는 동물이
어쩌면 바로 집 앞에서 살고 있는 '애증의 이웃'인지도...
'로빈과 휴네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 로토루아로 무지개 송어 플라이 낚시를 다녀온 날에 (0) | 2009.07.08 |
---|---|
뉴질랜드 타우랑가 겨울 해변에서 (0) | 2009.07.02 |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마케투 해변 (0) | 2009.06.17 |
애견 빠삐용과 노는 토요일 오후 (0) | 2009.05.29 |
타우랑가 웰컴베이에서 본 석양 (0) | 2009.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