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뉴질랜드 암환자 골퍼 할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레슨!

Robin-Hugh 2009. 4. 19. 04:49

"금요일 오후에 골프장으로 아이들 데리고 나와봐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첫번째 레슨:  "벤 호건이 말하길 나쁜 그립을 갖고 있는 골퍼는 절대 좋은 샷을 치지 못한다"

 

 

두번째 레슨   " 볼과 몸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라"

 

 

로빈이는 제가 다른 분들과 라운딩을 나가느라 뭘 가르켜주셨는지 모릅니다.

집에 와서 물어보니, 그립부터 가르켜주셨고요. 어드레스, 볼 포지션,... 등등

 

 머리를 계속 뒤에 남겨두고, 길고 반듯한 Follow through를 가르켜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나 알렌 할아버지 표정이나 모두 행복해보이네요.  보는 저도 흐뭇합니다.

                   로빈이는 1시간 정도의 첫 레슨이 끝나고 다음에도 또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Allen Snapes는 옛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뉴질랜드 골퍼입니다.

미국PGA투어, 브리티시오픈에도 참가했으며 오랜 기간동안 타우랑가 오마누골프장의 헤드프로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오마누클럽 헤드 프로로 재직 당시  전지훈련을 오는 한국의 프로골퍼 지망생들도 참 많이 가르켜주시기도 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해서 벗겨진 드라이버도 땜빵해주시고, 연습볼도 잔뜩 주시고, 자신이 갖고 있는 유명선수들의 사인과 사진 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골프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자상하게 가르켜주신 분입니다.

 

"미 LPGA에서 한국 여성들이 활약하는 것을 볼 때 곧 US PGA에서도 한국 남자 골퍼들이 많이 성공할 것이다"고 전망하십니다.

 

집에서 키우는 야채,과일 등은 늘 저희 집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하고, 부인께서 직접 만든 잼이며 스프레드며 불쑥 사무실에 오셔서

놓고 가시기도 합니다. 지금은 암으로 인해 몇개월 못산다고 하시는데, 아직도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가끔 부인과 함께 연습도 하십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에 아이들 골프 샷을 한번 봐주시겠다며 연습장으로 나오라고 전화가 와서 가족이 함께 나갔습니다.

허리가 굽어서 걷기 조차 힘들어 보이시는데(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아이들 세심하게 가르켜주시는 것이나,

유머감각이며 늘 그대로이십니다.  제가 타우랑가에서 알고 지내는 분들 중에서  '영국 젠틀맨'으로 첫번째에 꼽힙니다.   

 

아이들도 Allen 할아버지라면 얼굴이 환해집니다. 알렌도 아이들은 손주 녀석 보듯이 지긋하게 봐주시는 온화한 미소, 따뜻한 성품이

아이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고요, 한국의 할아버지.할머니를 못 만나고 크는 아이들에게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언제까지 사실지, 우리도 곧 언젠가는..."하는 여러 걱정과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아빠가 하는 골프 샷 힌트는 더이상 귀담아 듣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비디오로 레슨 장면을 담아와서 집에서 함께 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커서 미래에 무슨 일을 하든지 어린 시절 이런 따뜻했던 뉴질랜드 한 할아버지를 꼭 기억하게 되길 바라면서요.

 

골프 레슨시작하기 전에 "허브 캔디 두개씩" 나눠주시는 자상하신 할아버지로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알렌 할아버지가 모든 병 이겨내시며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는 소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