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조기유학

타우랑가에서 제가 사는 법!

Robin-Hugh 2008. 8. 12.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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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5시쯤 타우랑가종합병원 응급실 앞)

새벽 1시에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

응급 환자!

서둘러 옷 챙겨입고 나서 댁으로 가 모시고 타우랑가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낮에도 병원에 다녀온 뒤였고 항상 대기하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만...

 

참으로 슬픈 밤이었습니다. 

낯선 나라에 도착하신지 며칠 되지 않아 이런 일도 있구나...

뉴질랜드로 오신 것이, 또 타우랑가로 오시도록 결정하신 지난 날들이 모두 내 책임은 아니였나? 두렵기도 합니다.  

 

곁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여러 말씀으로 위로를 드리지만 결코 제 마음도, 그분의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더군요.

밖에 나와 잠시 담배 한대를 물며 바라보던 타우랑가 종합병원 응급실!

--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요즘 이 병원에 자주 다니게 되네요.

뉴질랜드에서도 유독 타우랑가에 조기유학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여러 어려움도 많아집니다.  

전문적인 병원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 영어 소통 실력마저도 점점 딸리는 기분입니다.

 

학생비자, 가디언비자를 받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병원을 찾아 재검사를 받기도 하고요, 

지병을 발견하고 나서 치료받기 시작하면서 완치된 가족도 있습니다. 

한 분은 뉴질랜드에서 지병도 고쳤으니 1년 조기유학 계획을 2년으로 연장하고 싶다고도 하십니다.

 

겨울에도 감기 걱정 없이 모두 튼튼하게 지낼 수 있는 뉴질랜드 청정 자연환경이라고는 하지만

간혹 독감에 걸리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여러 질병에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온갖 일들은 끊임이 없고요. 몸과 마음, 그리고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집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꼼꼼하게 모든 일 처리하고자 해도 어쩔수 없는 시간적 한계와 능력 부족으로

간혹 빠지는, 또는 지연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과연 이 나라 뉴질랜드, 이 도시 타우랑가에서 이런 유학 관련 일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름 유익하다는 생각되는 여러 정보 전달과 잠시 잠깐 계약에 따른 현지 정착을 위한  손과 발과 입이 되어주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마음, 내 가족과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언제 어디에서든, 무슨 일이든 함께 도와가야 되는 것인지?

 

짧은 기간의 초기 현지 정착이야말로 그야말로 여러 사람들간 새로운 인연의 시작일 뿐!  

어쩌면 유학 기간 과정 내내,

아니면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까지,

아니면 한국에 돌아가서 여기서 익힌 영어 실력을 발휘할 때까지?

 

또 그 한계와 책임은 어디까지이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시간적 한계와 능력의 부족을 메꿔줄 아름다운 정성과 감동은 있는지?  

 점점 어깨, 마음 모두가 무거워진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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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응급실 이야기는 벌써 한참이 지났습니다.

 

요즘 부쩍... 

이 사람의 그릇에 담기엔 많은 것들이 너무 커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면서, 간혹 두렵기도 해집니다.

책임과 한계!  

 

많은 분들께는 잠시 잠깐인데 뭔 엄살이냐, 사람이 많으니 좋겠다 하십니다만...

속으론 매일 전쟁과 같은 하루입니다.   바로 저 자신과의 전쟁입니다.   

과연 모든 것을, 모든 분들이 만족스럽게 처리할 수 있느냐,

저 자신은 매일 얼만큼 노력하고 있느냐, 채찍질하며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사하다"며 건내주시는 말 한마디에서 부터 날마다 정성껏 챙겨주시는 맛난 한식 점심식사까지...

가끔 속으로 눈물이 올라올 정도의 감동이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더욱 제가 하는 일에, 저희가 해드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만

어깨 또한 그만큼 더 무거워지고, 마음속으로 해 드릴 일은 다시 두배, 세배가 됩니다. 

 

또 새벽부터 엄살 좀 펴봤습니다!  기운 내겠습니다!

늘 격려와 응원해주시는 많은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항상 보답할 수 있도록 똑바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