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해 Long Bay College를 DUX(수석졸업)로 졸업하고 현재 미국의 아이비리그 Brown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 이수지양이 뉴질랜드의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 앞서서 비슷한 고민을 했던 선배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큰 용기와 자극을 줄 것으로 생각하여 이번 호 제 칼럼에 대신하여 소개합니다.
- 다이너스티 교육센터 이 욱 원장이 NZTimes에 기고한 글 중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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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의 세월을 나는 뉴질랜드와 함께 했습니다.
그 동안 한국의‘익숙함’을 그리워하던 때도 있었고, 대수롭지 않은 일에 상처받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혼자 사는 법을 조금씩 터득했고, 울적해지거나 뜻하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어’의 장벽을 뛰어 넘어 현지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은, 최선이 언제나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 또한 내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지금 4년 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후배 여러분들 또한 나름대로 어렵고 힘든 일을 헤쳐 나가며 자기만의 여러 방법들을 터득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몇 개월 후, 혹은 몇 년 후, 스스로 목표했던 길에 조금 못 미치는 성과를 이룬다 하더라도, 여러분은 이미 축하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천재도 아니고, TV 에 나오는 학생들처럼 하루에 2-3시간씩만 잠을 자면서 버틸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성적 면에서나, 생활의 질 면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몇 등으로 졸업했고, SAT 점수는 몇 점이며, 어느 대학에 합격했느냐는 기준보다는, 얼마만큼 내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나의 성과에 만족스러워 하느냐가 내가 정의하는‘성공’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면에서 꽤 성공한 편에 속하며, 그 가장 큰 비결은 나의 무모함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나는 공부의 양이나 바쁜 스케줄에 지레 겁을 먹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AP (Advanced Placement Examinations)가 필요하면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가진 것도 그랬고, 차로 날 데려다 줄, 데리러 올 사람이 없어도 오클랜드대학까지 대학수학 수업을 들으러 가겠다고 결정한 때에도 그랬습니다.
늘 어디까지 가든 ‘간 만큼 이익’이라는 아버지 말씀을 새기며, 한 번 결정한 일은 웬만해선 번복하지 않으려 했던 의지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언제나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 중간고사에 전력을 다할 수 있었을 때, 나는 학교시험은 물론, AP 시험, 대학교 수학시험까지 동시에 준비해야만 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기도 했습니다. 욕심이 많아 학년 초에 많은 클럽활동에 참가한 것도 시간이 갈수록 공부와 겹치면서 버거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독히도 바빴던 스케줄이 오히려 나를 더 조직적으로 이끌 수 있게 하였고, 내 생활을 즐겁게 해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음악활동도 그 음악을 하는 동안만큼은 바쁜 내 일상 생활이 여유로워졌고, 틈틈이 학교신문의 기사를 쓸 때에도 지겹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은 이걸 쓰는 시간이다’ 라는 생각에 오히려 편히 공부로부터 벗어나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이 많아 모두 벌여놓고 다닌 나의 무모함을 후회한 적도 물론 많았지만, 학년말이 다가올수록 하나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나중엔 스스로가 너무 뿌듯해졌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도 별도로 어느 방법을 정해놓았다기 보다, 스스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늘 노력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중으로 끝내야 하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만 몰입할 뿐이었지, 이 다음에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끝내 놓아야 하고 등의 잡생각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계획한 ‘양’의 공부를 마치려 하기 보다는, 내가 이 정도면 됐다, 싶을 정도의 ‘질’에 도달할 때까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편이었고, 그러다 보면 오늘 계획한 과목들의 공부가 3일 뒤로 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또 닥치면 어떻게든 해결하며 살게 되는 법이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철학과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면, 어떻게든 길은 뚫리는 법이란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내가 하고 싶은 데까지 공부/리서치 하곤 했습니다.
또 하나, 내가 중학교 때부터 가지는 공부 습관이 있다면, 작은 디테일에 관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매일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달라지는 나의 특이한(?) 성격 탓이겠지만, 이런 나의 공부 법은 그 때 그 때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게 하였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골라 하는 데서 오는 능률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또, 어제 계획에서 뒤처졌다는 불필요한 스트레스까지 없애주니, 이런 ‘무계획적’인 삶의 무모함이 오히려 나를 더 계획적이고, 편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갑자기 공부가 정말 하기 싫거나,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해 질 때, 또는 내 미래에 대해 막연히 불안할 땐 잠시 펜을 놓고 친구와 전화로 수다도 떨어보고, 영화도 보러 나가고, 나는 그렇게 고3 시절을 보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에 몇 시간을 자고, 몇 시간을 공부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편한 마음으로 집중을 유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하느냐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몇 달 후, 혹은 몇 년 후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나는 후회 없이 잘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는게 중요해도 나는 잠시 휴식이 필요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때는 공부로부터 벗어났고,‘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면 그 때는 공부를 했습니다.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질문 하나로 고3 생활을 버텼습니다.
나는 내 고등학교 생활에 “better”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판단에 의해 공부해야 할 만큼 공부했고, 공부와 평형을 이루는 다른 여러 활동들도 내가 원하는 만큼 하며, 생활을 조절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 있게, 내 고등학교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또한 나처럼, 돌아보면 잠시 미소 지을 수 있는, 만족할 만한, 그래서‘성공’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마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자아자! (이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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