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 회원방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만드는 '더불어 숲'

Robin-Hugh 2012. 10. 22. 20:53

일주일에 서너번씩은 이런 점심 식사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녀들이 학교에 간 사이 어머님들이 저희 학원 공부방에 모여 '고시생보다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시면서  바로 이렇게 드십니다.  함께 공부하시니까 의지도 되고 힘도 될 것이고요.  이렇게 함께 드시니까 비록 컵라면 점심이라도 잊을 수 없는 꿀맛이 될 것이고요.  깔깔깔 (좀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요)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구나, 


낯선 외국 뉴질랜드에서 맘이 맞는 새 이웃들, 친구들 사귀면서 한국말로 속 시원하게 터놓고 웃으며 얘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맘에 맞는 친구 한명 사귀기 정말 힘든 세상이잖아요. 


특히 귀국을 앞두고 귀국살림 올리신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우리 회원님들의 아쉬움과 끈끈한 인정들. 

감동으로 다가오는 철입니다.  잠시 헤어지는 것조차 사실  눈물나게 슬픈 일이기도 하잖아요. 

작년말에도 저희에게 잘 있으라 작별 인사를 주시면서 커다란 눈에 눈물 가득 고였던  회원님들 생각도 납니다. 



그래요. 

여기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지내시는 저희 조기유학 가족회원들은 홀로 뚝 떨어진 외로운 이방인이 아닙니다. 

기쁜 일 함께 즐거워하시고요. 

슬픈 일 함께 덜어주시고요. 

또 엄마가 아플 때 아이들 대신 돌봐주시기도 하고요. 

아이들 아프면 약도 챙겨주시고, 병원에도 함께 가시고, 

한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주위 많은 분들이 병문안도 함께 다녀오셨습니다. 

무엇이든 작은 힘이나마 곁에서 돕고 돕습니다. 의지가 되고 힘이 됩니다. 


사실 말이 통하지 않는 뉴질랜드 사람들한테 갈 때조차 곁에 한분만이라도 더 계시면 진짜 든든하잖아요. 

뭐든 다 하실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되잖아요. 


여기 뉴질랜드 타우랑가 우리 회원님들 그렇게 지내십니다. 

특히 같은 시기에 입국하신 동기들은 고생을 같이 했으니까, 

나이가 비슷하니까 말이 통해서 친구가 되신 분들도 ...  

좀 있다는 "재력(?)을 나누면서 함께 지내시는 오투모에타이 이장님 이하  주위 분들, 

알뜰살뜰 지내시는 젊은 어머님들, 

베들레헴 이장님의 보호까지  덤으로 받으시는 단란한 동네 이웃들. 

교회를 함께 다니면서, 성당에 함께 다니면서 

같은 학교에 아이들이 다니니까. 

같은 유학원 소속 식구들이니까... 

우리 조기유학 선배가 후배에게,  우리 후배님들이 선배님들에게, 

 

그렇게 참 여러가지 이유로 함께 하십니다.  참으로 고맙고 훈훈한 일이랍니다. 



지난주 새 책  2박스가 저희 타우랑가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그 속에 사은품으로 들어 있던 이 부채가 확 눈에 띕니다. 


신영복님의 '더불어 숲'이란  - 제가 참 좋아하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예... 여기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아름다운 "숲" 

그것은  바로 이렇게 멋진 친구들, 이웃들이 함께 더불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