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과 휴네집

뉴질랜드에서 스쿼시로 열심히 운동하는 아이들과 부모 역할

Robin-Hugh 2012. 4. 1. 03:37

뉴질랜드 타우랑가 스쿼시 클럽에서 시간만 나면 놀던 우리 아이들. 

지난 토요일엔 티 푸키(Te Puke)에서 열린 토너먼트에 갔다왔어요. 

참가비 $15씩이었습니다. 


로빈이는 원래 지 용돈을 떨어서 세계챔피언이 쓰고 있다는 스쿼시 라켓도 새로 장만해서 연습을 하고 있고요. 

휴는 처음 비기너용으로 구입한 라켓이지만 지 딴에는 어케든 이겨보겠다고, 스킬이 중요하다고 다짐도 하고요. 

(지난번 타우랑가 스쿼시클럽에서 했던 그레이드 시합에서 두 녀석 다 우승해서 그런지 자신감이 팽만!)


티 푸키 스쿼시클럽도 꽤 역사가 오래된 것 같네요. 

조용한 숲속에 들어있는 클럽도 좋고요. 


저희 가족이 토요일 하루종일 아이들 응원하느라 어떻게 시간이 간지 모르겠네요. 

아이들은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시원하다"는 표정인데... 결과까지 좋았답니다. 

로빈이와 휴,, 모두 자기들이 바라는 전승.  (휴는 1라운드에서 형한테 지고 플레이트- 패자부활전 위너) 

그래서 상금으로 현금  $32 + $18 받았답니다.  





1라운드에서 제일 강력한 맞수 형을 만난 휴... 둘이 이때는 히히덕 거리며 쇼를 한번 해보자고 하더군요. 

 어차피 형이 이길 테니까요 

 


다른 선수들의 경기 때는 심판도 해줘야되고요. 


로빈이는 계속 3-0 으로 이겼습니다. 

타우랑가 스쿼시클럽에서 제일 잘하는 또래 1-2명이 오지 않아서 좀 쉬웠다는 오만까지. 


Plate Winner - Prize money를 받는 휴. 

그리고 봉투 안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잽싸게 열어보고는... 

둘이 받은 상금을 모아 큰  스쿼시 백을 사자고 형이 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로빈이와 휴는 여러 스쿼시 대회 참가를 통해 자기 그레이드를 높혀가고 있고요. 

 


 지난 화요일에는 학교에서 교내 테니스 시합을 했답니다. 구경은 못가봤지만 로빈이는 3위. 휴는 고전분투하다 2회전에서 졌다고 합니다. 요즘 날씨가 얼마나 좋은 가을날예요?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하루종일 테니스 쳤다면서 얼굴이 벌겋게 익었더군요. 사실 요즘엔 성격만 좋았던 둘째 휴가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의욕을 보여요. "점점 커가고 있구나" 흐뭇해집니다. 


 아빠가 늘 하는 말 "경기에 져도 괜찮다. 늘 최선을 다한 것이면 아빠,엄마는 결과에 상관없이 기쁘다!" 

 로빈이는 자기가 지면 아빠한테 혼나는 것으로 자꾸 생각을 하니까 더욱 더  그런 다짐을 저 스스로 합니다. 

 경기에 나선 자기들보다, 시합을 보러간 자기들보다 아빠.엄마 가슴이 얼매나 애간장 타는 줄 알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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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하는 일이 조기유학 오는 학생들, 가족들 도와주는 일이다 보니

가끔 조기유학 가족회원 어머님들, 아버님들로부터 이런 질문도 듣게 됩니다. 

 

 "만약에 로빈이가 휴가 학교에서 그런 일을 당했다면? "

 "만약 휴가 그렇게 아팠다면....?"

 

 아이들 아버지인 저는 어떻게 할 것이냐? 를 묻는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성인군자를 넘어 신이라고 해도 제 자식하고 다른 가족들 자녀들하고 제 가슴에 닿는 것이야 똑같지는 않겠죠.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핑계와 변명도 해보겠습니다.

 

선생님도 자기 자식은 못 가르킨다고 하고요,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자식이 조금 크면 부모 품을 떠나  좋은 선생님께 보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할 가정교육도 있고, 학교에서 받는 교육도 따로 있기도 합니다.

 

부모니까 더 잘하는 것이 있고, 부모니까 더 못하는 것이 분명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칫 부모가 제 자식 더 잘 알아 챙겨주느라고,,, 어떨 땐 자식 망치는 과실을 범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어느 시합장이든 다혈질 제가 따라가서 "GO... 로빈~~~" 응원하면서 크게 소리 지르면 아이가 그만 얼어버려요.

심지어 휴는 자기가 시합할 때 아빠가 옆에 있으면 바로 'bad luck'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저 저희처럼 평범한 부모라면 하나 뿐인 핏줄인데 어찌  온갖 애정을 쏟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러다 보면 혹 애정이 너무 넘쳐서 부모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못난 자식으로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염려도 됩니다.   

 

부모로서의 애틋한 사랑과 참다운 교육. 그것은 늘 함께 하면서도 다르게 기능을 해야 될 양쪽 날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기 와 있는 우리 어린 학생들에 대한 제 걱정과 근심도 어쩌면 부모가 아닌 학교 교육쪽으로 늘 더 기울어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 자식 일은 그렇게 이성적으로 (감정을 떠나) 대하기 힘들거든요.

그동안 늘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는 분들께 이 기회에 감사도 아울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