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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아이만 적응못하나봐

Robin-Hugh 2012. 3. 28. 01:50

 

다른 아이들보면 키위들과도 잘 어울리고

학교에서도 즐겁고 활기차게 잘 보내는데

내 아이만 늘 혼자 지내는것 처럼 보이고

키위아이들도 잘 안 끼워주고

뻘쭘하게 멍하니....

 

엄마들마음은 찢어지고 답답하고

울고 싶고 왜 여기까지와서 내 아이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하는지

어디가서 빠지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그린파크 디스코 파티가 있었어요.

지난해에 안가서 올해는 졸업하는 해이기도 해서

애들도 들떠있어서 갔었는데

 

그냥 말 그대로 애들 풀어놓고

노는 애들은 놀고

밖으로 나가서 놀이터 가서 노는 애들도 많고

엄마 손잡고 징징대다가 결국 돌아가는 애들도 많았습니다.

 

파티문화 적응 못해서 어른들도 이런장소에 가면 뻘쭘하고 어려운데

애들은 오죽하겠어요. 키위애들은 정말 잘 놀더군요.

한국아이들은 역시 한국아이들끼리 뭉쳐서 그나마 휘젖고 다니는 모습 대견했구요

한국같으면 공부안한다고 애들 잡지, 잘 못논다고 애들 잡지는 않을텐데

빨리 가서 놀아, 벌쭘하게 서 있지 말고,,,ㅎㅎㅎ 이거 뭐 하는 짓인지,...

 

담임이나 앞에서 진행하는 디제이가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아이들을 모두 참여하게 하든가

한국아이들뿐 아니라 문밖에 있어보니 돌아가는 키위아이들도 많더라구요.

그야말로 노는 애들은 놀게 하고 이렇게 노는게 싫은 애들은 집에 가면 되는거지 뭐 그런 애들까지 불러다 억지로 놀게하지는

않는다는 뉴질랜드의 '자율'적인 교육관 때문이겄지요.

 

토니랑 유정이를 앉혀놓고, 그날 있었던 디스코파티에 대해 좋았던점과 나빴던 점에 대해 물어봤어요.

엄마 생각엔 많은 노는 아이들은 놀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친구를 찾지 못했던 아이들도 많았는데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선생님이나 디제이가 리드해주거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하지 않았을까? (유정이는 뭔소리야..하는 표정) 했더니 토니말은,,,," 그건 더즌케얼이예요. 안놀고싶으면 안놀고, 놀고싶으면 놀면 되죠."

"하지만 그 파티는 모든 그린파크아이들을 위한 파티가 아니고, 포 섬오브 후라익 댄스 잖아..."

 

엄마가 목청을 높혀도 뭔소리를 하는건지 애들은 별 걱정을 다 한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더군요.

1학년 유정이도 엄마손잡고 징징대길래 확~떨어뜨러놓고 차에가서 앉아있다가 왔더니

그새 같은반 애들 만나 춤추고 놀았다고 하더라구요. 오히려 엄마들이 곁에지키고 서서 걱정하는게 애들을 더 움츠러들게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애들은 아무문제 없어,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고 키위친구들도 많아.

엄마들은 겉으로 외치고 있지만 정작 마음속에는 늘 불안하고 찜찜하고 안스럽고...에후

 

그래 어른들도 힘든데, 너희들이 말을 안해서 그렇지 얼마나 더 힘들겠니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낯선 언어

 

디스코파티 시작하는데

저 솔직히 한국엄마들 표정 보고 웃음나서 죽는줄 알았어요.

사진기들고 인상쓰면서 "빨리 가서 놀아!" 제 표정도 그러고 있더라구요

파티마지막에 엄마들도 같이 나와서 춤추는 타임에,,솔직히 같이 앉아있던 엄마들 다 붙들고 나가서 춤이라도 추자했었어야 했는데 엉덩이 들썩거리다가 그냥 참았어요. 저도 올해로 마흔줄에 들어서..ㅎㅎ

 

모두들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우리 한국애들 정말 이쁘고 기특해요.

 

남들은 안하는 고민같지만 모두들 함께 하고 있는 고민이니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힘든 유학생활 잘 견뎌냈으면 해요

 

저도 3년차에 접어드니 이제는 그냥 이런분위기 만성되구요

애들이 키위랑 놀든 안놀든 그건 아이의 성향이지 말이 안통해서가 아니라는걸 인정해야한다는...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아이들이 어울리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해야지

한국애들하고만 다니지 말고 키위랑 좀 다니라고 아이들을 다그칠 문제는 아니라는...

좀 예민한 문제 건드려봤습니다.

 

우리애들은 전혀 이런 고민없이 잘 적응하고 아무 문제 없으신분들은 그냥 이런글 무시하시면 되구요. ㅎㅎㅎ

이제 또 방학이네요.  2주간의 방학계획 잘 세우시구요

 

저는 아빠가 방학기간동안 다니러 와서 그냥 집에서 딩굴 생각이예요., 

아빠가 올때마다 유학경과보고를 해야해서 ㅎㅎㅎㅎ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Tony mo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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