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조기유학

[스크랩] 김밥홍보대사? ㅎㅎㅎ한건 했어요.

Robin-Hugh 2011. 7. 20. 18:08

 

막내 유정이가 이번주로 유치원을 졸업(?)하게 되었네요. 5살 생일이 이번달이라 텀 3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거든요. 유정이는 만 1년동안 프레이저 스트릿에 있는 키즈스페이스 라는 유치원에 다녔어요. 당시 새로 문을 막 열었던 곳이라 학생수가 5명안팎일때 유정이가 들어갔었거든요. 지금은 50명이 넘죠.

 

유난히 부끄러움 많이타는 아이라 적응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선생님들이 따뜻하게 대해줘서 너무 감사했죠.

 

"유정이 수시 너무 냄새 좋아요..."

 

점심도시락을 열때마다 삼각김밥을 보며 눈을 반짝반짝 하던 유치원선생님들에게 1년동안 두번 정도 (에구 좀더 해다줄걸) 삼각김밥을 싸다 주고 그랬거든요. 그럴때마다 "이거 만드는거 언제 한번 가르쳐 주세요" 졸라대던 걸 계속 미루다가, 오늘 날 잡았습니다.

 

원래 김밥도 잘 못싸는데, 그냥 기본 재료로 준비하고, 김밥말이 발, 삼각김밥 틀, 삼각김밥용 김 등등 챙기고, 속 재료는 불고기랑 참치 등등 밥까지 5인분을 해서 이고지고 출동했습니다.

 

"엄마 한복입을까? "

 

"안돼요...!!!" (유정이)

"어머니 ,,,그건 좀...." (정민이)

 

아니 이것들이 한복을 부끄러워 하다니,,, 주저리주저리 아침에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중요성과 너희들이 가져야할 자부심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음음.....한복을 챙겨 입고 나섰습니다. ( 이거참,,,오버 같긴 하지만....쩝 )

 

"우리 한복이 얼마나 예쁘고 자랑스러운건데, 선생님들이 깜짝 놀랄거야 봐바~알았지? 절대 부끄러워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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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복차림으로 들어갔더니 화들짝~놀라는 선생님들 (알아 알아,,오늘좀 오버 했다..)

 

" 이게 코리안 트레디셔널 옷이니?"

" 그래..맞아...근데 모던 디자인으로 바뀐거라 평소에도 입을수 있어요. 원래는 팔 소매가 더 넓고 치마도 더 비걸 와이드야.. "

 

뭐 이 선생님들  여태 한복 한번 가까이에서 본적이 없는 것 같았어요. 자세히 보라고,,예쁘지? 예쁘지?

 

 

먼저 시작하기 전에, 한국의 김밥과 일본의 스시는 분명히 다르다는걸 설명했어요.

스시는 밥을 새콤하게 만들지만 김밥은 플래인밥을 사용한다. 이름도 김밥"이라고 한다고 알려줬죠.

 

다 같이 " 김! 밥!"

" 코리안에게 밥은 너희들이 먹는 브레드와 같은 거야. 그래서 프래인을 쓰고 여기에 여러가지 재료들을 마음껏 add 할수 있는거지. 우리는 새콤한 밥은 사용하지 않아"

 

 

그런데... 김밥 발에 밥을 마는 일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죠. ㅎㅎㅎ 저도 잘 못하는데,,이 실력으로 가르친다니 ㅋㅋㅋ

 

색색깔의 재료들을 하나씩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나원,,단무지랑 우엉을 영어로 뭐라 할지 몰라서,,,그냥 단무지는 단무지라고 가르쳐주고, 우엉은 뭔지 모르겠는데 무슨 베지터블의 뿌리인것 같아..라고 했더니...단무지는 정말 젤리같이 생겼다고 좋아라 하더라구요. 색깔 예쁘라고 노랑단무지를 준비했거든요.

 

평소에 신기하게 생각하던 김밥을 실제로 만들어보니 정말 어메이징이라고 난리~

 

"이번이 마지막 기회니까 한사람씩 일루와서 추라이 해봐~아캔 핼프잇"

 

서로 하려고 난리였습니다. 지금까지 보기만 했지 내가 만들게 될줄은 몰랐다고 너무 좋아하는거 있죠.

 

 

그런데 압권은 너무너무 쉬운 삼각김밥 만들기였어요. 이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매일 어디서 사가지고 오는거 같잖아요.

저한테도 매일 이걸 네가 정말 만드냐고 볼때마다 의아하게 생각하더라구요. 그럼 그 아침에 내가 그걸 사오리? ㅎㅎ 만든다고 해도 믿질 못하더니...ㅎㅎ

 

"자 이제부터 이걸 만드는걸 보면 너희들 막 웃을거야..너무 쉬워서.." 라고 했더니 모두 눈을 반짝반짝!

 

15초 정도?

 

쉬뤼릭~한국엄마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스피디한 삼각김밥만들기의 정수를 보여줬죠. ㅎㅎㅎ

저도 일년동안 싸니까 선수 되더라구요. 

 

쏟아지는 박수~ ㅋㅋㅋㅋ 이지이지~~왓어 이지~난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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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기거 하나씩 만들어 보더니 이거 재료 어디가면 살수 있냐고...

자기 이름 써놓고,,,불고기 속재료가 제일 맛있다며 어떤 선생님은 불고기를 반이상 넣고 삼각김밥이 터져나갈듯이 만들더군요.

 

본의아니게 한국슈퍼 홍보도 해드렸네요.  
너희들 알고 있는 "불고기"도 그 슈퍼마켓에 가면 시즈닝이 있거든. 그걸 고기 사다가 넣고 먹으면 바로 불고기가 되. 거기 야채 니들 먹고싶은거 같이 아무거나 넣고,,,

                                 

 

" 사실은 이게 너희들에게 주는 나의 마지막 선물이야..그동안 유정이에게 너무 고마웠어.."

 

라고 했더니,,두번 세번 감사하다고 나중에는 울먹이기 까지 하시더라구요. 유정이가 거의 첫 학생이어서 선생님들이 정도 많이 들였고, 워낙 부끄럼 많이타서 항상 데려다 줄때마다 선생님들 팔에 안겨서 놓고 오곤 했었거든요.

 

1시간 정도 요리강습<?>을 하고 정리하고 나오려는데 선생님들이 갑자기 꽃다발을 준비했다고 하시는거예요. 아웅~ 감동 이었습니다. 유정이는 마지막 사진촬영에 동참 못했구요. 괜히 옆에서 훌쩍거리면서 예민해 했거든요. 이제 여길 떠나는걸 아는지 사진도 안찍겠다며 결국 울고 말았어요. 에구...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다니던 학교에서도 떠나오기 전 마지막 행사로 한국의날 행사를 기획했던 적이 있어요. 한국엄마들과 모여서 전통떡메치기, 인절미 만들기, 투호던지기, 한국전래동화읽어주기, 판소리 들려주기, 그리고 사물놀이패를 학교에 초청해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그때도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기회가 되었었어요. 엄마들 뜻도 그랬구요. 정말 한국아이들이 그 학교에서 스타가 되었었어요. 사물놀이는 기립박수를 받았구요.

 

이럴때면 우리가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가 있다는게 얼마나 고맙고 큰 힘이되는지 몰라요. 왠지 으쓱해지는 하루... 그동안 눈인사만 하고 다니던 엄마들도 김밥을 먹어보고 너무 좋아하고 한복이 예쁘다고 감탄 연발이었답니다.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출처 : 뉴질랜드 타우랑가 이야기
글쓴이 : Tony mo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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