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살면서 가장 맛있는 식사는요, 어느 유명 호텔 레스토랑에서가 아니고요. 아주 비싼 프랑스 만찬 요리도 아니예요...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여러분은 누구와 함께 식사할 때 제일 행복하신가요? 저는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를 바다가 보이는 공원 주차장에 세워놓고, (뭐.. 또는 그냥 허름한 식당 안이라도 상관없고요) 신문지에 둘둘 말려진 fish and chips 한봉지를 나눠 먹으면서,,, 또 아들녀석들끼리는 티격태격 자기가 더 먹겠다고 우기면서 먹는 걸 지켜볼 때,,, 음.... 내 새끼들 굶기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자못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오늘 점심 식사처럼 말이죠. 또 한가지는 아마... 지난주에 있었던 점심 식사같은 느낌. 처음에 뉴질랜드에 도착해 함께 먹는 식사는 마치... 약속을 다짐하고, 책임감을 키우는 식사라면요. 타우랑가에서 1년, 2-3년씩 계시다 한국으로 가시면서 ... "그동안 참 잘 지냈다... 여기서 우리 너무 좋았다. 보람찬 기간이었고... 옆에 있어줘서 든든했다..."는 그런 식사 말입니다. 물론 부부, 형제끼리도 지지고 볶고 싸우는 일 무지기수라고 볼 때...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 ) 고객과 서비스하는 사람 관계(?)라는 것에 어찌 서운하고, 밉고, 야속했던 적이 없겠습니까? 왜 그 정도 밖에... 도대체 ? 의아해하면서도 그래도 가끔은 더 밀어주고, 당겨주고, 함께 도와가면서 힘이 되어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가고.. 쌓일 것은 쌓이고, 잊어버릴 것은 또 그렇게 잊혀지면서... 또 사람이 하는 일들인지라,,, 어떨 땐 실수도 있고, 또 상황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이 변하기도 하고, 인력으론 불가항력의 변수도 많은 외국 세상인지라... (법과 제도라는 사회적인 구조의 틀안에서요) 그저 애쓰고 노력한다고 해서 다 풀리고 해결되는 세상도 아닌 이곳 타우랑가에서... 어딘가에서는 부족하셨겠지만 "그래도... 여기 잘 왔다. 잘 다녀간다"는, 그동안의 모든 수고와 그 결과에 만족하시면서 행복해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는 식사라면 어찌 그 음식이 맛나지 않겠습니까? 그러게요 뭐 딱히 사업하는 사람이 뭐 그렇게 인정에 끌리겠느냐? 정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인연이라는 것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 벌어먹고 살자는 상술이겠지도 하시겠죠... 그러나 살다보니 이런 것 같네요. 타우랑가에서 지내다 귀국하신 가족들 중에서 다시 타우랑가로 짧게라도 다시 오시는 분들, 또 ... 늘 오고 싶어하시는 분들과 이곳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며 행복해하시는 분들 참 많습니다. 게다가 타우랑가, 그 힘들었던 시기에 동병상련 서로 힘이 되어주던 이웃들로 만난 가족들 중에 한국에서도 자주 모임도 갖고 계신답니다.. 이제 또 몇 가족이 7월에 한국으로 귀국하십니다. 한국 가족들과 다시 만나.... 그렇게 정상의 시간과 공간으로 돌아가시면 여기 타우랑가에서 지낸 시간들이 ... 어쩌면 한때 꿈이었나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계셨던 모든 분들의 행복했던 타우랑가 꿈 속에 저희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인연이 되고,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관계들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군요. 아무튼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이런 '기분 좋은' 점심식사야말로... 정말 보약이 되더라구요. (저희가 혹시 너무 바쁘다면서 함께 식사하지 못한 가족들은 없죠?ㅎㅎ) 때는 2011년 7월초, 장소는 타우랑가 설퍼포인트의 Nautilus 카페 & 레스토랑입니다.
1년, 2년, 3년이 지나면서 몇십페이지의 불행했던 사건들, 힘들고 외로웠던 하루들도 분명 있었겠지만,,,
그래도 몇백페이지 이상의 행복한 추억들만 가슴에 차곡 차곡 잘 쌓아두셨으면 하는 바램과 더불어...
그동안 잘 계셔주셨고, 맘껏 즐겨주셔서 저희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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