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조기유학/뉴질랜드 유학

자율학습 지향하는 뉴질랜드 교육제도

Robin-Hugh 2011. 4. 6. 11:55

 

                                                                          (타우랑가의 마운트 망가누이 칼리지 유학생반)

 

뉴질랜드 교육제도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춘 자율학습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수준과 다른 내용을 교육시키는 맞춤형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학생들의 개인차에 따라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맞춤형 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널리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학생들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자율학습형 교육이 한층 강화되게 된다.

 

맞춤형 교육이라는 건 같은 반에 편성된 학생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교사로부터 각자 자기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된다는 걸 뜻한다. 한국적 시각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뉴질랜드 특유의 교육 방식이자 뉴질랜드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다. 평준화와 배치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1학년과 2학년, 2학년과 3학년, 3학년과 4학년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 뒤섞여 함께 수업을 받는 혼합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 반 인원은 20명에서 30명 사이를 오가지만 수업은 언제나 비슷한 수준의 2~5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사가 수업시간에 자기 반 학생 전체를 상대로 강의하는 경우도 드물다.

 

뉴질랜드 교육의 또 하나 특징은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다. 대신 학생들에게는 교사들이 교육부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만든 다양하고 생생한 학습 자료들이 정기적으로 주어지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이 한두 권씩 늘 가방 속에 들어있게 된다.

 

이에 대해 오클랜드에 있는 포레스트 힐 초등학교의 에니드 왓슨 교장은 뉴질랜드 교사들은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지도하는 훈련을 받아왔다면서 그렇게 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새로운 반이 편성되면 교사들은 자기 반에 있는 학생들을 간단하게 테스트한 뒤 그룹을 나누게 된다면서 교육은 읽고 쓰기와 수리 능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사회생활, 과학, 체육, 기술 과목 등도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혼합반에 대해서도 “학년이 다른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음으로써 아래 학년 학생들은 위 학년 학생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위 학년 학생들은 아래 학년 학생들을 보살펴주면서 어렸을 때부터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가 없는 학교생활 덕분에 뉴질랜드 학생들의 책가방은 대체로 가벼운 편이다. 도시락과 체육시간에 신을 운동화와 필통, 공책, 학습자료,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한 두 권 정도만 넣고 다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한국의 대학에서처럼 자기가 필요로 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신청을 하고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공부해야하기 때문에 읽어야할 책도 많아지고 가방도 무거워진다.

 

뉴질랜드 학제는 3세부터 5세까지 유치원이나 놀이방을 시작으로 초등학교(프라이머리 스쿨) 6년, 중학교(인터미디어트 스쿨) 2년, 고등학교(하이스쿨, 칼리지, 또는 그래머 스쿨) 5년이며 의무교육은 고등학교 3학년까지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초등학교 입학은 만 다섯 살이 되는 자기 생일날 하고, 학교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공히 오후 3시로 동일하다는 점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람은 뉴질랜드 학력평가원(NZQA)에서 실시하는 한국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NCEA라는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하지만 대학의 문호는 넓은 편이고 학생 선발에 사용되는 잣대도 다양한 편이다. 사회생활을 하던 성인들이 뒤늦게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의대와 법대는 뉴질랜드에서도 인기학과여서 오클랜드 의대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 못지않게 인터뷰가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법대는 1학년 학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학년에 올라가지 못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너나없이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나 학벌에 대한 집착은 약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데 필요하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마는 식이다.

 

뉴질랜드 학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4학기제로, 1학기는 대개 1월말부터 4월초, 2학기는 4월말부터 7월초, 3학기는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 4학기는 10월초부터 12월 중순까지며, 이때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이 가장 길다. 대학은 2학기제다.

 

또 뉴질랜드 학교는 대부분 학비를 거의 내지 않는 공립이지만 사립학교도 있고, 사립과 공립의 중간 형태인 통합학교도 있다. 하지만 오클랜드 대학 등 8개 종합대학은 모두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국립이다.

 

초. 중. 고등학생들의 경우 86%가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고, 통합학교는 10%, 사립학교는 4%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등록금이 비싼 사립학교를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사립학교들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교육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할 대목은 시상제도다. 공부를 잘 해서 받는 상도 있지만 인사성이 밝아서 받는 상도 있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서 받는 상도 있을 만큼 상을 주는 이유가 다양한 게 뉴질랜드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 주는 상대평가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 학생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그가 이루어낸 진보에 의미를 부여해 주고 있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그래서 뉴질랜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두어 번은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단상에 불려나가 상을 받고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왓슨 교장은 “뉴질랜드 교육은 모든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자기 나름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따라서 아이들의 머릿속에 지식을 넣어주기 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법, 문제를 제기하고 푸는 법, 생각하고 비판하는 능력 등을 키워주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nznewsjournal.com 

[Copyright ⓒ 2011 뉴질랜드 뉴스저널]

 

 

(3학년과 4학년이 한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타우랑가의 마투아 초등학교 풍경.

  이 학교 경우 5학년과 6학년 학생들이 모두 섞여 있는 혼합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