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살아가기/타우랑가 생활 정보

뉴질랜드는 야구보다 크리켓!

Robin-Hugh 2009. 3. 25. 12:24

연장 10회까지 갔던 WBC 결승전에서 아쉽게도 일본에 패했지만 정말 장한 우리나라 야구 선수들이고, 김인식 감독입니다.

뉴질랜드 유선방송 Sky- ESPN으로 결승전을 본 우리 아이들도 실망이 컷고, 지난번에 일본에게 이기던 모습을 기억하던 아이들에겐  

"한국의 자랑스런 선수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올 텀1엔 크리켓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Term4엔 수구를 하고 난 뒤 올해 처음 학교 친구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크리켓 팀에 들어갔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 8시부터 이동네, 저동네 다니면서 크리켓을 처음 하고 있는데요. 부모님들은 토요일 오전내내 이 경기장에 앉아 주말 오전을 보내게 됩니다.

 

크리켓이라는 것이 참으로 우리 한국인들에겐 낯선 운동임에 틀림없습니다. 영국의 국기라고 하고, 연영방 국민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이 경기 장면이 여름철마다  뉴질랜드 모든 스포츠 채널에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하얀 멋진 유니폼에 끌리는 시선 만큼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경기 규칙도 야구와 비슷하긴 하지만 그만큼 스릴이 있는 것 같지고 않고, 장장 5일에 걸쳐 시합이 진행될 정도로  어쩌면 참 지루한 경기이기도 합니다.  야구의 짜릿한 긴장감과 스릴을 알겠는데, 크리켓에선 장장 300점까지도 올라가는 아주...

 

지난주에 아이들과 타우랑가 마투아공원에서 열린 세인트 메리 초등학교와 셀린릿지 경기에 다녀왔습니다.

 

 

팔을 구부리지 않고 곧게 펴서 던져야 하는 볼러의 투구 동작이 생각보다 참 어렵습니다.

이날 타자팀으로 나선 윌리엄과 로빈이가 38점을 기록해서 최고 점수를 올렸네요. 

 

 

작년에 이어 두번째 크리켓팀에 합류한 Dan의 투구가 제일 빠르고 정확하게 위켓을 맞추면서 타자를 연속 아웃시킵니다.

댄 아버님도 4월중 뉴질랜드 이민에 합류하실 계획이니 골프, 낚시 멤버가 한분 더 늘어나게 되네요.

 

지난 경기에선 너무 무거운 배트를 들고 힘이 딸렸는지 잘 맞추지 못하더만 오늘 만큼은 자신있게 공을 쳐냅니다.

 4점, 6점짜리도 거뜬하게 해내는 휴! Go~~ Hugh ~~~~ 

 

학부모님들이 이렇게 앉아 응원하고 즐기면서 최소 3시간.

마투아 퍼거슨파크에서 이날 오전에 열린 크리켓 경기만해도 6경기(총12팀 참가)가 넘더군요. 

참, 뉴질랜드에서 살려면 저런 간이 의자 몇개는 항상 차안에 두고 다녀야 될 것 같네요.

낚시터를 가든, 아이들 응원을 하러 가든, 바닷가 해변에서 책을 보며 소일하든지 가정 상비 필수 품목이 되겠네요.

 

휴의 다이나믹한 투구 폼 같지만 아직도 팔이 쭈욱 뻣지 못한 엉거주춤한 투구도 섞여 있습니다. 

 역시 욕심 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로빈의 엉성한 투구폼.  하지만 배팅만큼은 골프를 해서 그런지 가장 멀리 쳐냅니다.  

 

세인트 메리 초등학교 2부 리그팀을 이기고 기분 좋아하는 셀린릿지 초등학교 2부 팀.

 

 썰물때라 물이 빠져있는 마투아 퍼거슨파크 앞 뻘입니다.  지난번엔 말을 끌고 나와 승마를 하는 가족들이 보였는데,

오늘은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분들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개!

 

뉴질랜드에선 "남자들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도 합니다.

또,  뉴질랜드에는 이런 계급과 서열이 있다고 합니다.

1위: 어린이

2위: 여성

3위: 개

4위: 남자    

 

우리 아이들도 요즘엔 "애완견 한마리만, 제발... 제발,,, please ~~ "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은 애완견 가게로 찾아다닙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황실에서 키우는 파피온? 파필리온? 인가 뭣인가 그 것을 사달라고.... 조르고,,조르고...

 

"아빠한테는  너희가 최고 pet이니까...나중에 커서 독립하면 그 때 알아 보거라"  살살 달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아빠, 엄마가 늙고, 너희도 떠나고 난 뒤 심심하면 큰 놈으로 그 때 키워보마~~~와서 놀아" 로 입막음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작은 애완견 한마리 값이 무려, 심지어 최저 1백만원씩이나 되니 어찌 서민이, 서열 4위 남자들이 함부러 접근을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