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는 부모들 가운데 상다수가 충분한 준비없이 조기유학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조기유학이 비용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하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특히 중고등학생 조기유학의 경우 언어장벽으로 인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자녀를 따라나간 '기러기 엄마'들 역시 의사소통에 큰 곤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적 정보 부족
기획예산처가 17일 자녀의 영미권 조기유학을 경험했거나 계획 중인 부모 29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벌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기획처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경우 대체로 언어장벽과 학습부진으로 학교생활에 적응이 어려웠다. 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현지 과외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종갈등으로 한국학생끼리만 어울려 지냄에 따라 영어실력이 향상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중학생때 조기유학을 떠난 일부 가정의 경우 현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겨 약 3년만에 귀국한 경우도 있었다. 이 자녀는 그러나 한국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대안학교로 편입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학생 조기유학의 경우 대체로 현지 학교 생활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학생, 한국인 부모간 경쟁과 갈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러기 엄마'들은 언어소통 곤란으로 오히려 자녀에게 의존하고, 자녀교육 외에는 자신만의 생활을 하기가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 6000만~1억원의 고소득 가정에도 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조기유학에 투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조사나 준비없이 조기유학을 결정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외국만 가면 자녀가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조기유학을 가지 않으면 뒤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다.
특히 조기유학과 관련한 부정적인 정보로의 접근이 차단돼 있었다. 대부분 유학원이나 친지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는데, 부정적인 면을 알려주는 통로는 부족했다. 또 실패 사례를 듣더라도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간주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 조기유학에 성공한 사례도 많았다. 일부 가정은 조기유학 덕분에 자녀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며 공부하고, 영어실력 향상으로 명문대와 유수기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기유학 왜 보내나
이들이 조기유학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중고등학생의 경우 국내 교육에 대한 불만과 부적응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중학교 진학 이후 주입식 교육과 입시경쟁이 시작되고 사교육비가 크게 늘면서 조기유학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입시 실패가 인생의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대부분이 '영어 교육'을 위한 것이었다. 영어 실력을 높여 특수목적고나 명문대 진학을 노리겠다는 것. 때문에 초등학생 조기유학의 경우 1~3년 정도의 단기 체류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조기유학 자녀의 부모들은 대부분 국내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굳이 조기유학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이 부모들은 조기유학의 대안으로 교육서비스의 전반적인 개선과 실용영어 중심의 영어교육 내실화 등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영어교육 방송시간 연장, 영어체험 기회 확대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또 조기유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도 필요하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심층면접 결과, 비용 측면에서 조기유학이 효과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영어교육 활성화와 교육제도 개선 등을 통해서도 조기유학 수요를 대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조기유학을 떠난 학생은 총 7001명으로, 전년(6089명)보다 15.0%나 늘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유학수지 적자는 33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변양균 기획처 장관은 "교육예산과 관련, 재정당국 입장에서도 조기유학의 심각성을 내버려둘 수 없어 나름대로 심층조사를 해본 것"이라며 "이같은 조사 결과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자원배분 등에 대해 의논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유학·조기유학 > 뉴질랜드 조기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교육의 "3불정책"이란? (0) | 2007.04.08 |
---|---|
이런저런 (0) | 2007.04.08 |
부활절 연휴 각종 행사 일정 (0) | 2007.04.05 |
유학생 학부모와 선생님 단체 면담을 지켜본 뒤 (0) | 2007.04.02 |
말, 말! (0) | 2007.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