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 여행 둘째날입니다.
오늘은 웰링턴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들을 둘러 봅니다.
오늘도 역시 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이 번엔 차로 이동해야죠.
제일 먼저 뉴질랜드의 자랑인 WETA Studio.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또는 SF 영화를 좋아하는 저는 10여년전 반지의 제왕 떄문에 처음 웨타 스튜디오를 알고는 참으로 의아했었습니다. 뉴질랜드에 뭐가 있길래 남반구 저~ 쪽 나라에서 저런 멋진 영상을 만들 만한 기술이 있다는 거지?
역시 뉴질랜드 사람인 피터 잭슨 감독과의 인연 때문일까...
웨타 스튜디오는 도심 호텔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조용한 주택가의 작은 가내수공업 공장같은 건물에 스튜디오와 Weta Cave가 있습니다. Weta Cave는 반지의 제왕을 비롯한 여러 영화들의 특수 효과로 이름이 높아진 웨타 스튜디오가 관광객들을 위하여 꾸며 놓은 작은 전시공간 및 기념품 판매장입니다.
입구에서 유명한 3마리의 트롤들이 맞아 주네요.
저 사이에 빌보가 있으면 딱이죠. 어떤 사람들은 그런 설정으로 기념 사진을 찍더군요.
내부에 들어가자 마자 우리를 맞아주는 골룸. 오우~ 금방이라도 살아나서 저 물고기를 물어 뜯을 것 처럼 정교합니다.
근데 저 녀석 웬지 좀 겁먹은 듯한 모습이죠? 우리 아들 눈치를 보고 있는 듯.ㅋㅋ
(혹자는 저 골룸이 바로 저의 모습 같다는 의견을... ㅜㅜ 맞습니다. 바로 접니다...ㅜㅜ)
벽에는 중간계의 지도들이 액자에 걸려 있네요. 저도 뉴질랜드 중간계 지도를 하나 샀습니다. 마치 손으로 그린 듯한 정교한 옛날 스타일 뉴질랜드 지도에 반지의 제왕 촬영지들이 영화의 지명대로 지도에 표기 되어 있어요.
천장에는 각종 영화를 위한 캐릭터 스케치 페인팅들이 걸려 있네요. 영화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하나 하나의 그림이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옷자락을 휘날리며 다가올 것만 같은 마법사 간달프. 그림에서 부터 저런 캐릭터상까지 전부 직원들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
저는 한국 사람들만 손재주가 좋은 줄 알았는데, 그건 전체적으로 그렇다는 거였어요.
저 유리 진열대에는 저런 피규어의 미니어쳐들이 판매용으로 진열되어 있는데요. 역시 직원들의 한땀한땀 손길로 완성된 것으로 정교함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가격 역시 헉 소리 나고요. 손바닥 만한 입상들이 20~60만원대! 일일이 수작업으로 개당 6주의 기간이 걸린다니 이해해줄만 하죠.
The Witch King. 은은한 메탈릭 광채의 저 갑옷은 사실은 종이 또는 가죽 등으로 만든 것. 종이가 전혀 다른 소재인 가죽, 혹은 금속 처럼 보이도록 실감나게 마감 칠을 하는 것이 바로 페인팅 부서에서 하는 일. 영화 제작시에는 현장에서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 분장일도 한답니다.
저희는 여기서 공짜로 상영해 주는 홍보 영상 외에도 입장권을 사야하는 스튜디오 내부 투어도 했는데, 이 투어 역시 강추합니다!
웨타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한시간여 일반인에 개방된 공간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게 되는데, 스튜디오의 각 분야의 직원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지.. 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몇천장의 스케치들, 심지어는 다 완성된 실물크기 피규어들도 버려져야 한다는 사실... 그래도 모두 좋아서, 자신의 일에 미쳐서 능력을 쏟아 붓는다는 얘기, 그리고 재미있는 영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입니다.
우리의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여기서 영감을 얻어 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웨타는 자유로운 가운데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끌어 내려 노력하는 뉴질랜드 교육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웨타 직원들은 모두 자유 계약직으로 현재는 50여명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같은 대형 프로젝트 같은 경우엔 200여명의 직원이 밤낮 없이 일하게 된답니다. 그렇다면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엄마들 마음 속으로 가장 궁금한 점이었으나, 차마 물어 볼 수 는 없었던...;;;;;
웨타 케이브 화장실 입구에 붙여 논 각 연도별로 작업했던 영화의 리스트들... 많기도 하고요...
저기 2005년에 한국 영화 남극일지도 있네요!
욱쌤이 강추 하셔서 갔던 웰링턴 공항에는 물고기를 잡고 있는 골룸이 있네요. 핏발 선 눈에 뽀글뽀글 공기 방울 까지... 역시 정교함. 웨타는 영화 작업 뿐 아니라 도시 예술 설치물 작업도 한답니다.
공항은 웨타 케이브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입니다.
주차요금이 비싸니 얼른 들어가 골룸만 보고 나오셈. (다른 건 볼 것도 없지만)
다음 행선지는 Zealandia입니다. 웰링턴 동물원을 갈까 고민하다 동물원은 오클랜드에도 있으니... 하며 이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Zealandia는 인공적으로 조성한 뉴질랜드 토종 동식물 보호 구역입니다.
댐으로 수량을 조절하는 계곡을 들러싼 깊은 산지에 왜래 동식물은 다 쫓아내고 통종 동식물들을 풀어 놓은 곳입니다.
들어갈 때 게이트에서 가방 검사를 하는데, 혹시 가방에 쥐나 고양이 같은 것 안갖고 들어가나 검사하는 것이랍니다. ;;;
여기는 시내에서 10분정도 밖에 안되는 위치에 있지만 고요하고 깊은 산중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키 큰 고사리 나무들에 날씨까지 습기를 잔뜩 머금어 마치 중생대 숲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저 우거진 숲 속에서 공룡 머리가 쑥~ 하고 올라 올 것 같은 느낌...^^*
여기는 여러가지 산책 코스가 있었고 심지어 밤에 키위 관찰 투어를 할 수도 있는데요, 저희는 가장 무난한 1시간 반짜리 코스를 택했습니다. 강 옆을 따라 난 길로 가는 산책로인데, 중간중간 여러가지 새 혹은 곤충을 관찰할 수 있고, 각종 새의 울음소리 들어보기, 도롱뇽의 한살이 관찰 등등 아기자기하게 학습적이고도 흥미로운 볼거리들을 배치해 놨습니다.
강 건너편의 새 서식지를 관찰할 수 있는 관망대에서 망원경을 들여다 보는 아이들.
저 새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역시 .. 기억이 안나네요.;;; 여기 기념품점에 Zealandia 에 살고 있는 토종 동식물들 도감이 아주 괜챃던데... 사 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ㅜㅜ
저 나무 다리는 더욱 더 쥐라기 공원의 느낌을 더해 주더군요. 게다가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 떄문인지, 우리 말고는 관람객도 거의 안보이고... 다리 저편에서 갑자기 벨로시 랩터가 뛰어 오는거 아냐?? ㅋㅋ
수위를 조절하는 댐 위의 망원경으로 역시 또 장난질...
에고.. 저건 Tui 인데...등 돌리고 있네요. 여기서 처음으로 투이의 실물을 봤어요. 턱 밑에 하얀 팝콘 같은 걸 달고 있는 투이.
각종 새 소리 들어 보기 코너 이후 숲 속에서 아이들은 다람쥐들 처럼 귀를 쫑끗!
어떤 새 소리가 들리나 귀를 기울이며 숨소리 조차 죽이더군요. 새 소리를 든고는 저건 투이다, 아니다 로빈이다, 아니다... (새 이름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ㅠㅠ) 서로 논쟁을 벌이고.
컴컴한 숲길 중간에서 날지도 않고 종종종 뛰어서 숨 죽이고 멈춰선 우리들 발 앞 30센치까지 접근한 겁도 없는 귀엽고 통통한 로빈도 한마리 만나고...
곳곳에는 새들 관찰하라고 설탕물 통들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새들도 단 것을 좋아하는 가봐요.
저건 새 모이 주는 장치. 역시 이름이 기억 안나는 저 녀석들은 발로 앞의 레바를 누르면 통이 열려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이 시설에 아주 익숙한 것 같더군요.
작은 새 한마리도 새삼스레 흥분하며 관찰 할 수 있게 해 놓은 이 곳의 아이디어가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Zealandia 기념품점에 들러 뉴질랜드에만 있다는 공룡의 후손이라는 투아타라 인형도 사주고...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뉴질랜드 화보집을 구경합니다.
예술적인 뉴질랜드 자연 사진들 뿐만아니라 동물, 식물, 공충에 대한 도감들이 수십종입니다.
축복받은 뉴질랜드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자랑스러움의 발현인것 같습니다.
저도 뉴질랜드 화보집 두 권 샀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어느 나라나 도시에 여행 가시면 꼭 그 곳에 대한 화보집을 사 오곤 하셨던 것 처럼.
오늘은 이 것으로 오전과 오후가 다 가버렸네요.
내일은 다시 아침일찍 타우랑가를 향해 떠나야 하는데.
최근에 조성됬다는 웰링턴 시티 센터의 워터프론트도 못 가보고... 거기 엄청 멋지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도 많다던데.
쇼핑, 아니 아이 쇼핑도 못하고...
웰링턴 뭐 있겠어~ 했는데 이틀은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가야할 리스트 작성해 놓고 여기 찍고 저기 찍고 하는 여행 보다는 여유로왔던 여행에 만족하며
다음에 다시 올 것을 기약해 봅니다.
우리 숙소 바로 앞의 Old Bank Arcade 에서 반짝 아이쇼핑.
P.S. 참참... 웨타 케이브 가실 분들 카페 하나 추천할께요.
저희는 투어 하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요기하려고 갔던 카페인데요.
웨타 케이브에서 한 블록만 걸어 올라가면 The Larder 라는 카페가 있어요.
주인 및 직원들이 모두 프랑스인인 것 같더군요.
내부에는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어 축축한 날씨에 너무 좋았고요,
커피도 샌드위치도 맛있는데, 무엇보다도 샌드위치 빵으로 쓰이는 프랑스 빵이 정말정말 맛있어요.
한 덩어리 사오고 싶었는데.. 너무 커서 참았더니, 아직도 생각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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